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에 선택 과목이 생겼고, 진로선택 과목인 <기하>와 과학 Ⅱ과목들이 들어왔다. 실제 교육과정을 짜는 데 있어 수능 출제 과목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교육과정을 놓고 많은 학교들이 고심하는 상황이다. _김동진 교사
대학에서도 정말 난감했다. 문·이과 통합 교육을 전제로 선택 과목이 크게 늘어났는데, 대학에서의 고민은 수험생들이 손해를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수험생들이 정시에서 어느 대학이든 지원할 수 있도록 선택 과목을 디자인해야 한다. _백광진 입학처장
충남 지역의 고교들은 여전히 종합 전형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말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던 것들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교사들이 그래도 많은 편이다. 다만 중학교 학부모들은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_박진근 교사
진로선택 과목이 수능 출제 과목으로 들어왔다는 게 굉장히 당황스러운데, 이것이 왜 문제가 되냐면 지금의 수능이 원래 취지였던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라, 일렬로 줄을 세우기 위한 시험이 됐기 때문이다. _차순규 교사
학생부 수상 경력 제한과 글자 수 축소는 고민스러운 지점이 있다. 정성평가는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특정 좌표에 의해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타당성 측면을 제한할 수도 있다. _백지원 입학처장
고교 입장에서도 발등의 불이다. 초기에는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의 문제에 집중하겠지만, 선택 과목이 점점 다양해질수록 담당 교사의 역량에 따라 결정하게 될 소지가 크다. 이제 교사의 역량 강화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_백영선 장학사
우리 학교는 올해부터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외에 공정성심의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다. 학교보다 학부모 대표의 수가 더 많도록 구성해 학교 운영이나 성적 처리까지 그 자리에서 다 공개했다. 결국 신뢰의 문제다. _주석훈 교장
대입 제도에 앞서 학교 교육을 중심에 놓고 논의하면 좋겠다. 학교 교육의 틀을 만들고, 실행 계획을 짜고,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이후에 입시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그렇게 되면 대학은 고교 교육에 맞추기 시작한다. _김경범 교수
‘정시 30%’ 명시가 고교·대학에 미친 연쇄 파장
동산고 김동진 교사 교육부가 발표한 ‘2022 대입 개편 방안 및 고교 교육 혁신 방향’에 대해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와 대학 입학 관계자 20여 명에게 물은 의견은 부정적 반응이 우세했다. 특히 수능 위주 전형의 비율을 30% 이상 확대할 것을 권고했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대학 자율로 한 조치는 고교와 대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부산시교육청 백영선 장학사 예상은 했지만, 개편안이 발표되고 나서 교육청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웠다. 지금까지 교육청이나 일선 고교에서는 교실 수업 개선을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수능 중심 지도 체제가 바뀌지 않은 곳도 있지만, 학생부 종합 전형의 확대가 교실 수업 개선을 위한 설득에 힘을 실어준 건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수능 위주 전형이 큰 폭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지만, 30%라는 수치가 명시된 순간 입시의 방향이 수능에 다시 무게를 실어준다는 인상을 준다. 지금까지의 방향과 거꾸로 간다는 인식을 주니 애써 돌려놓은 부분들에 제동이 걸리는 느낌이다.
지금은 교육청 차원에서 다시 수능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다, 여전히 종합 전형은 입시에서 중요하다고 해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예전에는 한두 마디면 됐는데, 이제는 열 마디, 스무 마디를 해야 설득력이 생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고교 현장의 변화를 주춤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무척 안타깝다.
중앙대 백광진 입학처장(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장) 교육부가 대학의 선발을 놓고 특정 전형의 일정 비율을 고지한 것이나, 이를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사업에 연계한다는 것은 정말 난센스다.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정부가 대학을 어디까지 통제하려고 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만 교육부 입장이 조금은 읽혔다. 진퇴양난이었을 것이다. 고육지책으로 30%라는 수치를 내놨는데, 만약 그 이상이었다면 대학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중앙대는 올해 정시 비율이 26.4%인데, 개편안대로 수정하려면 꽤 많은 인원을 정시로 이동해야 한다. 이게 대학 입장에서는 굉장히 과격한 변화다. 학문 단위나 개별 학과와도 논의되어야 하기에 보통 일이 아니다.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 차원에서 수차례 만나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답을 찾지는 못했다.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전히 대학 입시의 중심은 수시라는 것이다. 수치에서도 여전히 정시는 30%지만, 수시는 70%다. 지금까지 정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들에는 영향이 크겠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에게는 그리 크진 않을 것이다. 수험생들은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일부 사교육에서 정시 확대를 빌미로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 교육부가 이런 문제를 제어해야 한다.
대구대 백지원 입학처장 지역 대학들은 굉장히 고민이 큰 상황이다. 대구대는 올해 수시 모집 비중이 80% 정도다. 2020학년에는 90%로 잡고 있다. 대구·경북권에는 지역 거점 국립대를 제외하고 대구대처럼 규모가 큰 사립대학이 꽤 있는데, 현재 입시 구조가 거의 비슷하다. 지역 대학 입장에서는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생 충원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실제 수시로 80%를 뽑는다면, 70% 정도를 채우고 10% 정도는 정시로 이월 된다. 현재 대구대는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사업에 계속 참여하려면 최소 30% 이상 정시를 늘려야 한다. 35% 정도를 정시로 선발한다고 가정하면, 수시에서 15% 정도의 인원이 이월될 경우 50%에 육박하는 인원을 정시로 선발해야 하는 셈이다. 이게 쉽지 않다. 게다가 2020학년은 학령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시점이다. 지역 대학 입장에서 정시 30%는 신입생 모집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서울권 대학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 정시 30%는 사실 고교보다 대학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시가 늘면 충원도 걱정이지만, 이탈률 문제가 생긴다. 한 문제만 더 맞히면 다른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기대 심리를 무슨 수로 막겠는가. 대학이 이탈률 문제 때문에 굉장히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산대건고 박진근 교사 우리 학교를 비롯해 충남 지역의 고교들은 개편안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종합 전형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말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던 것들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교사들이 그래도 많은 편이다.
다만 중학교 학부모들은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원가에서 발 빠르게 중학교 학부모 대상 입시 설명회를 연달아 열고 있는데, 이전까지 내신 대비를 강조했던 곳들이 이제 정시의 시대가 왔다고 홍보하는 분위기다. 이 학부모들을 고교에서 다시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수능만 공부하면 되는 정시와 달리 수시 준비가 쉽지만은 않다. 정기고사 시험을 한 번 망치면 “그냥 정시 준비하겠다”고 돌아서는 학생들이 실제 있다. 지금도 정시 비중이 적고 재학생들에게는 불리하니 종합 전형을 놓으면 안 된다고 설득하지만, 힘이 좀 약해질 것 같다. 학부모와 학생을 설득하는 일이 앞으로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중동고 차순규 교사 지역 특성상 학부모와 학생들의 대학을 보는 눈높이가 매우 높다. 1, 2학년까지는 종합 전형을 준비하다가 2학년 1학기 내신 성적까지 보고 정시로 돌아서는 학생들이 실제 굉장히 많다. 이제까지 해왔던 학교 활동에 회의를 느끼고 수능 공부만 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 학교에서도 수업을 둘러싼 혁신 방안들은 어느 정도 정착됐다. 1, 2학년은 더 이상 수능 위주의 문제 풀이식 수업을 하지 않는다. 다만 3학년이 되면 어느 정도 수능에 수업을 맞춰야 한다. 정시는 물론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내신 3~4등급 학생들은 종합 전형으로는 눈높이가 맞지 않으니 대부분 논술 전형을 준비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는다. 3학년 수업은 100% 수능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
자사고다 보니, 개편안 이후 학교 내에서도 실제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들의 지원율이 높아질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얘기했다. 여전히 종합 전형을 배제하고, 정시에 올인해선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힘들다. 종합 전형 트랙으로 진학하고, 정시 트랙으로도 진학하는 방법이 있을 뿐 우리 학교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김경범 교수 교육부 발표안만 보면 확실한 내용이 없다. 확실한 내용이 없으니 사교육과 언론에서는 불확실성 위에서 계속 부풀리기 시작한다. 이는 그대로 학부모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를 수습하는 순서는 정부가 뭔가를 내놓고, 이걸 받아 대학이 내놓고, 다시 고교가 전략을 짠다. 그 시점은 입시를 치를 학생들이 2학년이 됐을 때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지금 입장을 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학이 입장을 정하려면 2022학년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 사업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지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이 정시 30%를 어떤 형태로 갈지, 정시를 갈지 말지, 수시를 어떻게 재편할지, 모집 단위를 어떻게 움직일지 고민할 수 있는데, 빨라야 내년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 전까지 대학은 입장을 정하지 못할 것이다. 대학이 못 정하면 당연히 고교도 못 정하고, 여파가 계속 이어진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다.
학부모의 눈으로 2022학년 입시를 보면 교과 전형과 종합 전형, 정시가 있는데 현재 교과 성적이 부족한 학생들은 수시에서 논술과 적성고사라는 탈출구가 있고, 소수지만 특기자 전형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탈출구가 없어지거나 더 줄어든다고 느낄 것이다. 발표안대로라면 앞으로 2020, 2021학년을 거치면서 논술 전형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과연 합격을 기대하고 논술 전형에 지원할 수 있을까? 굉장히 어렵다. 사실상 수시는 교과 전형 아니면 종합 전형이다. 수시는 교과 성적이 중요하고, 정시는 수능이 중요하다. 이 사이에서 과연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 수능에만 올인할 수 있을까? 이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고교는 수시 올인도 못하고, 정시 올인도 못하고 다 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교육과정 문제가 생긴다. 교육과정을 수시에 맞춰 짤 것인지, 수시와 정시를 모두 대비하는 쪽으로 짤 것인지가 고민이다.
수능 선택 과목 확대가 준 혼란, 해결은 고교·대학의 몫?
김동진 교사 자연스럽게 교육과정 문제로 넘어왔다. 개편안에 따르면 이제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에 선택 과목이 생겼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 과목인 <기하>와 과학 Ⅱ과목들이 수능 선택 과목으로 들어왔다. 실제 교육과정을 짜는 데 있어 수능 출제 과목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교육과정을 놓고 많은 학교들이 고심하는 상황이다.
주석훈 교장 발표된 수능 과목 구조하에서 과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대로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어는 <독서> <문학>이 공통 과목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선택하도록 했는데, 수능 과목 외에 실제 국어 교과에서 편성할 수 있는 과목이 <고전>을 제외하고는 없다. 결국 학기별로 다 해야 하는데, 이게 무슨 선택인가. 수능 과목을 뭘 볼지의 선택일 뿐, 교육과정에서의 선택의 의미는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학은 <수학Ⅰ> <수학Ⅱ>는 공통 과목이니 다 해야 하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할 텐데, 수학 과목의 위계상 다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백광진 처장 발표안을 받고 대학에서도 정말 난감했다. 문·이과 통합 교육을 전제로 선택 과목이 크게 늘어났는데, 대학 입장에서의 고민은 수험생들이 손해를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수험생들이 정시에서 어느 대학이든 지원할 수 있도록 선택 과목을 디자인해야 한다. 서울대에 가고 싶었지만 떨어지면 연세대도, 고려대도, 중앙대도 갈 수 있어야 하는데, 정시 반영 방법 때문에 못 가는 대학이 생기고 재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면 곤란하다. 협의회에서 우선적으로 얘기한 것은 어느 대학이든 독자적으로 발표하지는 말자, 대학들의 깊은 논의를 통해 어느 수험생도 손해가 없도록 디자인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대학 입장에서 또 하나 어려운 점은 선택 과목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 정도의 차이다. 학과마다 차이는 좀 있겠지만, 기초교양 과정에 수학 선택 과목 3개를 모두 개설해 자연 계열 모집 단위로 입학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일이 생긴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아무래도 <미적분>이나 <기하>는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과대학의 경우 지금 과목 구조라면 과탐을 선택하지 않고 사탐 2개를 선택해 입학할 수도 있다. 간호학과도 마찬가지다. 용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생화학과 생리학을 가르치겠나. 서로 힘든 일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정시 30%를 명시한 상태에서 선택 과목을 왜 이런 구조로 만들었는지 납득하기가 정말 어렵다.
백영선 장학사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 때 처음부터 진로선택 과목인 <기하>나 과학 Ⅱ과목들은 수능 출제 과목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시작했다. 한데 수능 개편 결정이 유예되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 교육부 연구팀이 발표한 2022학년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 범위 시안에서 진로선택 과목은 수능에 출제하지 않는 대신 대학이 학생부를 통해 확인하도록 권장한다고 했듯이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다고 고교에서 배우지 않는 게 아니다.
현재 시·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주기 위해 다양한 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교에서 최대한 개설 과목을 늘리되, 부족한 교원은 외부 강사를 통해서라도 가능하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소인수 과목이어도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은 최대한 개설하고, 소요 비용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방안이다. 그래도 어려운 과목은 이웃 학교와 연합해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개설하고, 거리상의 문제로 과목 수강이 어려운 지역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개념인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이수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모든 시·도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조차 어려우면 ‘협력 대학 과정’이라고 해서 고교와 대학이 연계해 정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듣게 하는 방법도 있다. 부산시교육청을 예로 들면 현재 ‘연극 제작 실습’이나 ‘로봇기초’ 같은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진로에 맞춰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나름대로의 제도적 방법은 구축되어 있는데, 문제는 현실이다. 수능 국어에서 사실상 선택 과목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진정한 의미의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의미가 없는 선택을 만들어놓고, ‘선택권을 강화했다’고 하는 형국이다.
차순규 교사 현재 입시 체제가 수능과 종합 전형으로 완전히 이원화된 데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진로선택 과목이 수능 출제 과목으로 들어왔다는 게 굉장히 당황스러운데, 이것이 왜 문제가 되냐면 지금의 수능이 원래 취지였던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라, 일렬로 줄을 세우기 위한 시험이 됐기 때문이다.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니 입시가 너무 복잡해졌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교육과정을 실현하려면 수능은 반드시 절대평가를 원칙으로 해야 했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학습 정도가 다르다는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수시에서도 절대평가 수능을 기반으로 한 최저 기준이 필요하고, 반대로 정시에서도 수능 100%가 아닌, 적어도 학생부에서 무슨 과목을 이수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결합되어야 한다. 정시를 수능 100%로 뽑으면 수능은 끝까지 변별을 위한 시험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박진근 교사 우리 학교는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 자연 계열로 진학할 학생들은 <미적분>을 택하고, 인문 계열로 진학할 학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확률과 통계>와 <기하>를 2학년 때 선택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위계상으로도 1학년 때 <수학>을 배우면 두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미적분>은 3학년 과정으로 편성했다. 2학년 때까지는 아직 종합 전형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니, 정상적으로 수업을 운영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서다. 사실상 3학년 1학기가 되면 수능으로 마음을 정한 학생들에게 <기하>를 가르치기가 불가능하다. 2학년 때 이 과목을 편제한 이유다. 그러고 나니 3학년 때 개설할 과목이 별로 없더라. 고심 끝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난도가 이전보다 좀 낮아진 <심화수학Ⅰ·Ⅱ>와 <고급수학Ⅰ>을 개설했다.
차순규 교사 2학년 때 모든 진도를 마치고, 3학년 때는 수능을 위한 복습으로 돌입하던 때가 있었다. 1학년 때 2학년 과목을 내려서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그러한 논의를 했었는데, 당시 수학 교사들이 극구 반대했다. 정상적인 순서대로 가지 않으면, 결국 교사들이 제 발목을 잡는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수능 과목을 이렇게 발표했으니,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을 것이고 학교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겠지만, 교육과정은 무리하지 않고 정상적인 궤도대로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김경범 교수 국가가 짠 수능 체계와 수시·정시 체계, 전형 구조 안에서 논산대건고의 선택은 입시 측면에서 보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이라는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 합리적 선택이 아닐 수도 있고. 이 상황에서 학교는 두 가지 길 중에서 선택을 요구 받는다. 수능을 잘 대비하는 것과 종합 전형을 잘 대비할 수 있는 교과 편성 기준은 동일하지 않다. 학교는 두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형태로 짤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대학들이 입장을 내야 한다. 한데 교육부에서 말한 대로 내년 하반기에 수능 응시 영역을 발표한다면 너무 늦어진다. 고교에서는 보통 전년 6~8월에 2학년 1학기 교육과정을 짜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이 무렵에는 어느 정도 범주에서 수능 과목이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국어·수학·탐구 체계에서 가능한 조합을 생각해보면 응시 영역에 따른 그룹이 대략 3~4개 만들어진다. 이를 대학의 현실적인 위치를 고려해 만들 것인지, 아니면 보편적인 틀로 만들 것인지의 문제인데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논의를 빨리 진행해 가급적 내년 2월 말까지, 늦어도 내년 1학기 안에 발표해야 고교에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하반기로 넘어가면 고교는 계획을 세울 때까지 한 학기 이상 또 기다려야 한다.
적어도 수능 응시 영역 관련해서는 대학들이 내년 6월 이전에 자율적으로 합의해 공통적인 부분들을 알려줘야 한다. 그것이 고교를 위해 해야 할 대학의 역할이라고 본다. 언론에서는 수능 응시 영역 조합이 800개가 넘는 구조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이 선택할 수 있는 조합은 그리 많지 않다. 탐구에서의 이슈는 과학 Ⅱ과목을 어떻게 할 것이냐일 텐데, 대학이 과학 Ⅱ과목 2개를 지정할 수 있을까? 현재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실질적으로 가능한 선택 조합이 그리 많지 않다.
백광진 처장 교육부는 이 문제를 대학에 맡겨놓은 셈인데,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대학에서 학문 단위마다의 요구가 있는데, 이게 균일하지 않다. 수험생이 A학과를 못 가면, B학과를 갈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균일한 과목으로 수렴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 또 대학이 다른 대학을 고려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수험생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독자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협의회 안에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는 정도까지는 합의한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고교 교육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정말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주석훈 교장 탐구 반영 방식은 사실상 지금과 비슷한 양상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과목 선택을 모두 풀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무엇을 선택하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도 있을 것이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은 자연 계열의 경우 과탐 두 과목으로 한정한다는 조건을 걸 수도 있을 텐데 대학들이 그 정도 선에서 합의하지 않을까 싶다. 과학 Ⅱ과목은 지금도 지정하지 못하는데, 그 방향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 결국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게 탐구 영역의 문·이과 구분을 폐지했다는 교육부의 의도는 실질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고교 교육과정 편성 문제에 있어서는 정상적인 궤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정상적으로 간다면 <수학>은 1학년 때 끝나고, 2학년 때 <수학Ⅰ> <수학Ⅱ>를 하고, 3학년 때 선택하는 것이다. 2학년 때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중 두 과목을 선택하는 방법은 가능할 것 같다. 한데 2학년 때 배울 수 있는 수학 과목이 너무 많이 편성되면 자칫 학부모들에게 선행학습을 하고 오라는 신호를 줄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개편안에 따른 수능 과목 구조의 한계는 학생들에게 진로를 고민하면서 배울 과목을 취사선택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능에서 모두 선택 과목으로 가는 순간 수학 가형과 나형을 보는 것처럼 교육과정이 편성될 소지가 많다. 자연 계열로 갈 학생은 특히 그렇고, 인문 계열로 갈 학생은 <확률과 통계>는 하고 <경제수학>을 안 하는 대신 <기하>나 <미적분>을 선택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수능은 수능대로 고려해야 하니 너무 복잡해 학교에서 그렇게까지 허용할 것 같지 않다.
공정성 높이려면 간소화보다 내실화에 중점 뒀어야
김동진 교사 수능 관련 정책 외에 종합 전형의 공정성 제고 방안과 대학별 고사 개선안을 발표했다. 특히 학생부에서 수상 경력 제한, 입력 글자 수 축소와 함께 자기소개서 문항 통합과 분량 감축, 학생부 기반 맞춤형 확인 면접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다고 보나?
백지원 처장 학생부 수상 경력 제한과 글자 수 축소가 개인적으로는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대구대는 종합 전형을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선발하려고 한다. 한데 학생부 글자 수가 축소되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기소개서에서 지원자의 특별한 모습을 확인하기도 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정성평가는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특정 좌표에 의해 평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타당성 측면을 제한할 수도 있다. 수상 경력 역시 자연 계열이나 공학 계열, 외국어 관련 전공에서는 중요한 이력일 수 있는데, 수상 경력이 합격 여부를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지만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줄어드는 셈이다.
백광진 처장 평가 자체가 아주 어렵지는 않겠지만, 공정성을 높이려면 단순화, 간소화보다 내실화가 우선 아닐까. 종합 전형에서 대학이 보는 건 학생부다. 교사추천서나 자기소개서는 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기소개서를 잘 썼다고 10점, 못 썼다고 5점을 주는 그런 평가가 아니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부를 들여다보는 도구이기에 무엇보다 학생부가 튼실해야 한다. 간소화하고 단순화하면서 종합 전형을 내실화하라는 요구는 모순적이지 않나.
백영선 장학사 교육부는 종합 전형을 둘러싸고 제기된 학교 간, 교사 간 기록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기재 영역 축소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꼬리가 몸통을 흔든 격인데,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부 기록이 참 어려운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내 책상에는 ‘2018 학생부 기재 요령’ 뿐만 아니라 작년 기재 요령과 그 이전 기재 요령이 함께 놓여 있다. 해마다 달라지다 보니 1학년 때는 정당했던 기록이 2학년 때, 3학년 때는 규정에 어긋나는 상황이 생긴다. 교육청에서 담당 업무를 보면서도 일일이 찾아서 읽어봐야 할 정도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이 작년에는 됐는데, 왜 올해는 안 되는지 문의한다. 결국 학생부 기록을 어떻게 풍성하게 만들지보다 기재 역량의 차이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두니 제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속 오게 됐다.
물론 수상을 너무 남발한 일부 학교의 잘못도 있다. 교육과정을 좀 더 충실하게 내실화하는 쪽에 중점을 뒀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개선 방향을 간소화로 잡은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수상 기록을 한 학기에 한 개만 제공하도록 했는데, 학생 입장에서는 어떤 수상 기록을 써내야 입시에 유리할지 고민에 빠진다. 이건 학생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닌데도 말이다.
다만 기재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실사례 중심으로 다양한 교사 연수를 진행 중이다. 교사가 단순히 어떤 수업을 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 안에서 실제 학생의 모습과 평가 내용을 담도록 하고 있다. 기존의 4천 자 안에서는 크게 효용성 없는 정보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기재 분량이 줄어든 만큼 학교의 노력이 아닌, 학생의 변화하는 모습을 담도록 강조하다 보면 정보의 양은 줄더라도, 질은 높아져 대학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차순규 교사 대입 전형 자료로서 학생부의 비중이 커지다 보니 학교 현장에서는 종종 수업 때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교사에게 기록해달라고 요구하는 학생이 있다. 학교 차원에서 특이점이 없는데도 글자 수를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기재 분량 축소는 환영하게 되더라.
주석훈 교장 학생부 기록을 둘러싼 교사들의 부담은 어떤 면에선 기재 분량 축소가 아닌, 다른 차원의 문제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다. 제주국제학교의 경우 교사당 행정요원이 2.6:1 정도였다. 우리 학교에 대입해보니 교사 7~8명당 행정요원이 1명 정도다. 이런 차원의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학생부를 단순화하고 간소화하면 공정해지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 간소화한다고 해서 학교 간, 교사 간 차이가 줄어들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분명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문제다. 그런데 개편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대다수 학부모의 여론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분명 있었지만, 현재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현장에서도 사실 많이 부딪히는 부분이다. 하지 않은 내용을 들고 와 기재해달라고 막무가내식 요구를 하는 학부모도 실제 있다. 단호히 거절하긴 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면 불신으로 나타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학교는 올해부터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외에 공정성심의위원회를 따로 두고 있다. 학교 대표보다 학부모 대표의 수가 더 많도록 구성했고, 학교 운영이나 성적 처리, 수행평가 처리까지 그 자리에서 다 공개했다. 혹시 학교가 불공정하게 한 점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했고, 학교 밖의 소문으로 도는 얘기까지도 모두 말할 수 있게 했다. 교사들도 더 조심하게 된다. 결국 신뢰의 문제다. 학부모와 학교가 신뢰 관계를 형성하려면 학교가 좀 더 노력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백광진 처장 신뢰 문제에 있어서는 너무 침소봉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1천 명, 1만 명 중 한 건이 나오면 마치 그게 전부인 것처럼 보는 속성이 있는데, 고교나 대학이나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말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는 꼭 하고 싶다.
입시와 교육의 어긋난 톱니바퀴, 이제는 맞춰야
김동진 교사 이번 개편안은 ‘완성형’이 아니다. 고교학점제와 교과 성취평가제 완전 전환, 고교 체제 개편까지 대입 제도와 고교 교육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텐데,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백광진 처장 지금의 우리 대입 제도의 틀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게 아니다. 10년, 20년, 30년을 지나오면서 어찌됐든 현 시점에 가장 적절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데, 이를 인위적으로 흔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의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진화하도록 지켜봤으면 한다. 또한 정치가 교육을 흔드는 일도 더는 없어야 한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고, 수명은 늘어나는 정보화 사회에서 대학 입시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는 입시는 대학에 맡기고, 신뢰를 저해하는 부정과 비리가 발생한다면 엄정하게 감사하는 기능을 해주면 된다. 대학은 그렇게 무책임하지 않다.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자율을 말하는 것이다. 보는 눈이 얼마나 많은 시대인가.
그보다 교육부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방향을 어떻게 끌고 갈지를 주도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중장기적으로 고등교육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 큰 틀을 짜는 것이 행정부서다운 역할 아닐까. 입시가 아닌, 고교 교육과정과 대학 교육과정의 중장기적 연계를 정립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다. 수능 위주 비중을 몇 퍼센트로 할지 같은 문제가 교육부의 역할이라고 보지 않는다.
박진근 교사 2015 개정 교육과정으로 넘어오면서 학교마다 교육과정 편제표를 보면 그럼에도 선택의 폭을 넓히려고 나름대로 노력한 모습들이 보인다. 분명 변화는 조금씩 생기고 있다. 이제 2015 개정 교육과정하에서의 평가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고교와 대학이 함께 논의해야 할 때다. 고교학점제의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도 점차 확대될 텐데, 이에 대한 대학 평가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다. 단위 학교에서 이수한 과목과 거점 학교에서 이수한 과목을 동일하게 인정할 것인지 등 고교 입장에서는 궁금한 점이 많다.
백영선 장학사 내년부터 진로선택 과목들은 등급으로 산출하지 않고, A-B-C 세 단계로 성취도를 제공한다. 공동 교육과정을 통해 개설하는 과목들도 점차 확대될 것이다. 고교 입장에서도 발등의 불이다. 초기에는 학생들이 어떤 과목을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에 집중하겠지만,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점점 다양해질수록 담당 교사의 역량에 따라 선택 여부를 결정하게 될 소지가 크다. 앞으로는 교사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당장 2022학년에 고교학점제가 부분 도입되면 학교 밖 학습 경험이 인정된다. 대학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교육청이 인정한 과목들을 제시하면,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고 학점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교사가 해온 역할의 상당수가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기도 할 텐데, 교사로서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라는 생각도 든다.
김경범 교수 대입 제도에 앞서 학교 교육을 중심에 놓고 논의하면 좋겠다. 학교 교육의 틀을 만들고, 실행 계획을 짜고,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한 이후에 입시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그렇게 되면 대학은 고교 교육에 맞추기 시작한다. 이 흐름이 흔들리면 고교 교육을 논의할 공간이 생기기 어렵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