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주일을 기다리며
최광희 목사
부활주일 이후 7번째 주일은 ‘성령강림주일’입니다.
최초로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오신 날은 유대 절기로 오순절이었는데 그 날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기 전날(안식일)부터 세어서 오순(五旬 50)이 되는 날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부터 7번째 주일(主日)이 바로 성령님이 강림하신 것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오늘날 여러 교회들이 부활절 이전에 경건에 특별히 힘쓰는데 비해 부활주일 이후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활절 이전의 사순절(우리 개혁교회에서는 사순절을 지키지 않습니다) 혹은 고난주간보다 부활주일 이후에 성령님께서 오신 날을 기억하면서 성령 충만을 위해 마음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한 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여러 장소에 나타나 제자들을 만나 주셨습니다. 여인들도 만나주셨고(마 28:9, 요 20:14) 고향 집으로 가던 제자도 만나주셨습니다(막 16:12, 눅 24:31). 또 열한 제자도 만나주셨고(마 28:16, 요 20:19) 한번은 500명의 제자들이 모인 곳에서도 나타나 주셨습니다(고전 15:6). 예수님이 살아나신 것을 믿게 하시려고 손과 발의 못 자국을 보여주셨고 때로는 음식을 같이 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제자들이 해야 할 사명을 말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40일이 되었을 때 예수님은 제자들을 모으시고 중요한 말씀을 하신 후 이 땅을 떠나 가셨습니다. 승천(昇天)하시기 전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두 가지 명령을 하셨는데 첫째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는 것이고 둘째는 아버지의 약속을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약속이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런 약속은 요한복음에 나와 있습니다(요 1:33~34).
제자들이 성령을 받아야 하는 첫째 이유는 당분간 예수님을 만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두고 승천하시는 예수님은 언제 다시 오실지 하나님 아버지가 알뿐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 대신에 보혜사(保惠師)가 필요한데 그 분이 바로 성령입니다(요 14:16~17).
그들이 성령을 받아야 하는 둘째 이유는 성령을 받아야 증인(전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행 1:8). 성령이 오시면 능력을 받게 되는데 이 능력은 기적을 행하거나 신비체험을 하는 능력이 아니라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능력입니다. 즉 복음을 전해서 영혼을 구원할 능력입니다. 우리가 성령의 능력이 없으면 전도를 할 수 없습니다. 인품 좋고 똑똑하고 돈이 많고 말을 잘하는 성도라도 성령님의 능력을 받지 않고는 사랑의 영혼을 살릴 수가 없습니다.
성령을 기다리라는 말을, 제자들은 마음을 다해서 기도하라는 말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에 제자들은 한 곳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받는 것에 한 마음이 되어 오로지 기도에 힘썼습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처럼 간절히 기도한 지 10일 만에 오순절이 되자 약속하신 성령님이 오셨습니다.
성령님은 이미 2000년 전에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성도들은 지속적으로 성령 충만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성도가 방전된 스마트폰처럼 무능력한 성도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직업을 포기하고 매일 성령 충만을 위해 기도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단들처럼 성경을 잘못 이해해도 안 되고 성령을 받는 것에 무관심한 세속주의자가 되어도 안 됩니다.
그래서 성령 충만을 위해서 우리는 다음 세 가지를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첫째로 사도행전에서 ‘성령’이 등장하는 구절을 손 글씨로 정성스레 쓰고 묵상하는 것입니다. 제가 찾아보니 총 50구절입니다. 5주 동안, 월~금요일에, 매일 두 개씩만 하면 50구절을 쓸 수 있습니다. 손으로 써 보면 눈과 입으로 읽는 것과는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로 성령강림절 10일전부터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하루씩 자원하되 종일 금식하기 힘들면 한 끼 이상만 하면 됩니다. 금식하면서 우리에게 성령 충만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성령강림절 직전 두 주간 금요일 밤 기도회로 모이는 것입니다. 5월 22일과 29일 저녁에는 다 함께 모여서 성령 충만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시다. 뿐만 아니라 지금부터 우리의 모든 기도에 성령 충만을 위한 기도를 포함시키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에게 성령님이 충만해 주시고 가족과 지인을 전도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입니다. 또한 계속해서 전도 잘 하라고 건강과 형통의 복도 주실 것입니다.
2020년 성령강림주일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마음을 같이 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고 은혜와 능력을 회복하기 원합니다. 성령님이 충만하시면 모든 성도와 성도의 가족들이 영적으로, 육적으로 복을 받고 승리하는 성도의 삶을 살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