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순간부터 우리 아이, 태명 짓기
출산 전 미리 ‘태명’을 지어 불러 주는 예비 부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열 달 동안 부를 우리 아기 태명, 어떻게 짓고 활용할 수 있을까
▶배 속 아기도 알아듣는 이름
모든 존재는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을 누군가 불러줌으로써 내게 각별한 의미가 된다.
배 속 아기의 첫 이름이라 할 수 있는 태명. 첫 아이의 경우 배가 어느 정도 불러오기 전까지 내 아이라는 생각이 선뜻 오지 않는다.
이럴 때 태명을 지어 부르면 임신 사실이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많은 예비 부모들이 태명을 지어 부른다.
수중분만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 최정원 씨와 임영근 씨의 딸 수아의 태명은 ‘수’(秀)였다. 수아가 최정원씨의 뱃속에 있었을 때 수아의 할아버지께서 지어 주신 태명으로 아기가 태어나면 `빼어날 수(秀)’자는 꼭 넣어 이름 을 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최정원 씨는 수(秀)가 태어난 뒤에 할아버지가 지어 주신 `빼어날 수(秀)’자에 `아름다울 아(娥)’자를 더해 `수아(秀娥)’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임산부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은주 씨의 딸 동주의 태명은 ‘코타’였다. 호랑이해에 태어날 아이고 한국을 빛낼 씩씩한 기개를 가지라는 뜻 에서 `코리안 타이거(Korean Tiger)’의 약자 `코타’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태담을 나눌 때 필요
태명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단순히 ‘기분’만으로 태명이 필요한 게 아니라 실제 태아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름으로서 제 몫을 다 할 수 있다.
알려진 것처럼 태아는 임신 20주 정도부터 듣기 시작해서 임신 7-8개월 이후에는 엄마, 아빠 소리를 기억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태담이나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음악을 들려주는 것 모두 이런 근거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막상 태담을 하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때 막연하게 `아가야’ 하고 부르는 것보다는 아기만의 이름이나 별명을 불러 주는 것이 좋다.
아기의 이름을 부르며 얘기하다 보면, 아기가 뱃속에 살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좀 더 친근한 목소리로 솔직한 얘기를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빠들은 처음에 아내의 배에 대고 아기와 태담을 나누는 것을 매우 쑥스러워한다. 이 때 아기의 이름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태담을 나눌 수 있다.
"○○야, 안녕? 나, 아빠야. 잘 크고 있니?"
별자리, 태몽, 어릴 적 별명 등 다양한 이름짓기
그렇다고 이름 짓느라고 머리 아파할 필요는 없다. 며칠 동안 고생하느니 가볍게 지어 빨리 불러주는 편이 낫다.
우선은 출생할 아이의 성별을 모르니 이름에 뚜렷하게 성별이 나타나는 것만 제외하고는 어떤 이름도 무방하다.
아기가 출생할 즈음의 별자리나 태몽에 관련된 이름도 좋고, 엄마 아빠의 어릴 적 별명을 붙여도 좋다. 이도 저도 힘들면 엄마 아빠 이름 하나씩 붙인 단순조합형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