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아침부터 안개가 짙게 깔린 두물머리 날씨가 약간은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하지만 참으로 오랫만에 맛보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하루입니다.
두물머리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맛보는 사색의 여유로움과 침묵의 고요함이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줍니다.
가끔씩 울려대는 축일 축하 메세지가 강물속에 퐁당 퐁당 던져지는 돌처럼 고요함을 잠시 멈추게 해주기는 했지만 기분은 최고 였습니다. 주일이라 신자들도 많지 않을 것 같고 날씨도 냉랭하여 하우스안에 제대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두물머리 미사를 집전해주시는 분이 옛 본당 주임 신부님이셨던 이상헌 플로렌시오 신부님이라 오후 3시 미사가 많이 기다려졌습니다.
이상헌 신부님과 세례명은 같지만 축일은 서로 다릅니다. 플로렌시오 성인이 여러 분 있기 때문
입니다. 미사 참례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늘은 등산복 차림의 단대동 성당
자매님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264일, 예순 네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는
수원교구 성남 단대동 성당 이상헌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성남 단대동 성당 자매님들과 서울에서 오신 여러 교우분들 등 30여명의 신자분들께서 이백 예순
네번째 두물머리 주일 미사를 봉헌해주셨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작년 11월 24일 수원교구 최덕기 주교님의 주례로 두물머리에서 첫 생명 평화 미사를 봉헌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벌써 1년여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수원교구 신부님들과 신자분들의 헌신적
기도가 계기가 되어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가 시작 되었듯이 그 마무리도 함께해주시기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양평군에서 두물머리 농부들을 불법경작으로 경찰에 고발하였습니다. 조만간 경찰 조사가 진행될
것 같습니다. 두물머리 배추밭과 강변 미사터 밭을 지켜보면서 농사는 하느님이 하시는 일임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농사짓던 땅에서 하느님 뜻에 맞게 씨를 뿌리고 열매를 수확하는 농부들을 불법경작으로
고발하는 것은, 곧 탐욕에 눈이 먼 이 시대가 하느님을 고발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세상과 우리들의 회개와 이를 통한 참 생명의 부활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