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인제군북면용대리 진부령(520m)~마산봉(1,052m)~대간령~신선봉(1,204m)~화암재
~속초시토성면신평리 화암사
구간거리: 약16km 소요시간: 9시간40분
<완주를 다지며....화이팅~~>
오늘 다시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한다. 그간 1대간9정맥,1기맥,1지맥 종주산행이 끝난후 곧바로 백두대간2차종주에 대한 산행구간확정, 산행참여인원과 운영진 편성, 출발일자 확정 등등의 잡다한 일정을 마무리 한후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들의 산행시작과 끝지점인 영월루 주차장으로 하나 둘 모인다.
이렇게 모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중 제일 어려웠었던건 산행참여인원 확정이다. 이런 장기산행은 중간에 개개인마다 무슨 사정이 생길수 있기 때문에 시작시에는 많은 인원이 참여해도 갈수록 인원이 줄어든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희망자 모두를 참여시켰다가 어느정도 시일이 지난후 그때까지 남아있는 인원에 맞춰서 차량규모를 확정짓는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만큼 여러 가지면에서 여유가 없다. 그러니 방법은 단하나...우리는 우리가 현재 이용하고있는 15인승 승합차 탑승가능인원 14명의 참여희망자들과 함께 시작해서 모두 끝까지 가는수밖에 없다.
진부령 08시10분
<진부령의 아침>
2004년2월29일 백두대간1차종주시 이곳에 와보고는 처음이다. 남한의 최북단에 위치해있어 이곳의 북쪽에 있는 산을 가자니 출입통제구간이고 남쪽은 오늘 우리가 지나야할 신선봉이나 상봉구간이지만 미시령에서 오르는것이 일반적인 방법이고 또 이고개를 넘어서 갈곳이라고는 동해안의 간성쪽 밖에 없으니 스키장이나 휴양지같은 위락시설과는 별로 관계가없는 본인으로써는 처음이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고개마루를 넘어서자 도로 우측공터에 백두대간 종주기념비와 제를 지낼수있는 제단이 마련되어있다. 전에는 이곳 바로 전에 높은 기념탑이 서있었는데 자리를 이리로 옮긴 모양이다.
기념비앞에서 무사종주를 기원하면서 간단히 제를 올린다.
그런데 제를 올리는도중 도로를 따라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다. 그분들도 우리같이 오늘 종주를 시작하는줄알고 이것저것 물어보니까 자신들은 대전에 있는 산악회 회원들이고 오늘까지 3년동안 지리산에서부터 능선을 타고왔는데 미시령에서 통제를 하는바람에 마지막구간 하나를 남겨놓고 여기까지 버스타고 왔다고 한다.
전에는 우리기억에 미시령,상봉,신선봉 구간은 설악산국립공원이 아닌걸로 알고있었는데 근래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자연휴식년제로 묶어버린것 같다. 그분들을 볼때 같은 꾼들로써 참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또한 우리의 앞길이 평탄하지않을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대장정은 이미 시작됐고....또 누가 언제 길닦아놓고 우리보고 잘 지나가라고 얘기한적 있었던가?.
간단히 제를 끝내고 기념비 뒤의 눈꽃마을펜션옆을 지나 시멘트층계를 오르면 알프스리조트로 들어가는 2차선포장도를 가로지르고 조금지나 다시 포장도를 가로지른다. 08시30분. 급경사 절개지 사면에 있는 수로를 따라 오른다. 군부대 참호이었던것 같은데 폭우시 참호를 따라 빗물이 흘러 온통 다 패였다.
절개지를 오르면 완만한 능선에 임도가 이어지다가 우측으로 내려서면 농가의 비닐하우스도 있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5층짜리 호텔같은 건물이 신축중이다.
<전면에 보이는 눈썰매장 좌측으로..>
09시10분. 광산초교 흘리분교 정문을 지나 오래전에 군부대이었을것 같은 정문도 통과한다. 정문 시멘트기둥 좌측철조망에 표식기가 많이 붙어있는걸보면 우리가 마루금에서 우측으로 벗어났었던것 같다. 이 일대 지형이 워낙 편편해서 어디가 마루금인지 구별이 잘 안간다.
09시24분. 1차선포장도를 조금가다보면 우측 논에 비닐하우스가 12동 나란히 있다. 비닐하우스옆 논길을 가로질러 야산을 넘으면 리조트로 들어가는 2차선도로에 닿는다.
눈썰매장 철조망 09시40분
<산꾼들의 흔적>
사실 마루금은 이곳부터 시작된다고 봐야한다. 건물을 짓느라고 주위를 온통 파헤처놔서 어디가 어디인지 알수가없는데 이곳에는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눈썰매장 철조망옆으로 등산로가 되어있고 입구에는
등산안내판도 서있다.
이곳부터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지금은 바닥이 단단해서 그런대로 오르기가 수월하지만 전에 내려올때는 이른봄이라 땅속의 얼음이 녹아서 등산화에 진흙이 떡이 되고 한번 미끄러젓다하면 바지를 온통 진흙으로 도배를 했던기억이 난다.
마산봉(1,052m) 10시50분 ~ 11시05분
<마산봉 정상>
바위가 툭툭 튀어나와있는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하얀정상표지가 땅에 떨어저있다. 사방에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는 하나도 없어 할수없이 부리나케 증명사진 한 장찍고는 정상주를 곁들인 여유있는 휴식을 취한다.
오늘 산행에는 횡성에 사시는 홍성복님도 동행했다. 오래전 한강기맥할때 운무산에서 만난분인데 그간 인터넷상으로만 연락하고 지내다가 오늘 오래간만에 만나보니 반갑기도 하고 기억이 아른아른하다. 그간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분인데 고맙기 그지없다.
곧바로 전망이 하나도없는 전망대를 지나 좌측으로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다가 다시 오르막..한참을 올라가서 지도를 보니 이곳 우측이 병풍바위인것 같다. 그것도 이곳에서는 볼수가 없고 더더욱 사방에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 아무것도 안보인다.
<깊어가는 가을,,,>
좌측길로 내려서면 이어지는 암릉 등산로...등산로상의 뾰족한 바위면에 물기가 덥혀있어 아주 조심조심 간다. 넘어만 젓다하면 이 산속에서 문제가 아주 심각해진다.
12시10분~12시50분. 암봉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 시야가 없으니 땅만보고 계속 간다. 그래도 흐릿한 안개속에서
단풍은 곱게 물들어간다.
대간령(큰새이령) 13시15분
<대간령>
안부에 단체등산객들이 쫙 깔려 점심식사를 하고있다. 종군기자같이 우리 작가님께서 이장면을 긴급 촬영했는데 표정들이 어째 즐거운것 같지만은 않다..ㅎㅎ 자기들이 스타가 아니니까~~
이곳이 공식적으로 산림청과 설악산국립공원 경계다. 출입통제간판이 사람을 대신해서 우뚝 서있다. 즉 이곳을 지나면 자연휴식년제구간 무단통과를 빌미로 무지막지한 벌금을 때리겠다는 마지노선이다. 그래서 이분들은 이곳에 모여 얌전히 식사를 하고계신거다. 하기야 식사후 어느방향으로 갈지 알순없지만.....
지도상에는 이곳에서 우측 마장터방향으로 하산로가 표시되어있는데 현지에서는 좌측길이 아주 잘 나있고 표식기도 많이달려있다. 우리는 담담하게 국립공원내로 들어가서 계속 전진한다.
작은돌탑을 지나 13시50분. 헬기장을 지난다.
잡목숲을 한참지나면 오르막능선길 뿌연 안개속에 바위들이 툭툭 튀어나와있다.
<운무속의 산사나이...>
신선봉 갈림길 15시00분
신선봉에 갔다올까도 해봤는데 사방에 구름이 잔뜩끼어있어 갈 마음이 내키지않아 우측우회로로 들어선다. 그 와중에도 열성대원 몇사람은 정상에가서 증명사진을 찍어도 왔다. 이어지는 암릉구간.....
화암재 15시20분 15시40분
이곳도 지도상에는 우측 마장터로 내려가는 하산로만 표시되어있는데 실지는 좌측 화암사로 내려가는길이 아주 분명하고 표식기도 많이 걸려있다. 그나 저나 우리는 이곳에서 진로를 결정해야한다. 미시령으로는 아예 내려갈수가 없고...그렇다면 상봉을 지나 좌측 화암사방향으로 하산해야 하는데 하산로가 있을지 알수가 없다.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라 한번 가봄직도 한데 길도 불확실하고 시야가 않좋아서 마음이 썩 내키질 않는다.
어차피 미시령으로 못갈바에야 조금더 가본들 뭐하겠느냐~~하는것이 대원들 생각의 대세다.
그냥 이곳에서 좌측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사실 시간상으로 볼때도 그리 넉넉한편은 아니다. 계곡길을 계속 내려간다. 내려가다보니까 계곡 우측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와 만나게되는데 아마 상봉지나서도 하산로가 있는것 같다.
그건 그렇고...미시령은 고도가 높아서 그리 많이 내려가지않아도 될터이었는데 바닥까지 내려갈려니 한도 끝도없다. 이왕지사 이렇게된거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계곡물에 몸도 담구고.....
화암사 정문 17시50분
<화암사 정문>
정문앞에 우리 봉고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첫구간을 무사히(?) 마첫다. 오늘은 그런대로 끝냈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때 앞으로 험난한 종주길이 예상되고 아울러 최선책이 않되면 차선일지라도 계속 이어지는것이 낫지않겠는가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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