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 박만택 | 팔순날 아내에게
그대 함께 걸어온 이길
가플지며 움팍지고 불퉁진 이 길
우리의 행복을 위해
그 좋은 생의 황금기를 분필가루 마셔가며
살아온 당신
에벤에셀의 은혜로
이렇게
내 나이 팔순이 되도록
자국자국 군데군데
정갈한 사랑 아닌 것이 없는 사람아
내 세상 태어나
절대자의 사랑으로 깍지 끼워준 사람아
그대 못 만났으면
어떠할라 했던가
내 벌써 팔불출이 되었을 게다
고비마다 기도하며 눈물적시고
자식들 키우면서 직장에 목을 매고
눈물겹도록 살아준
은혜로운 사람
내 인생의 버팀목이었습니다.
이제는
자직들 잘되어 제 몫 다하며
섬김을 받으니 늙음의 축복이외다.
손자 손녀의 귀여운 목소리에
늘 전화통에 허기져 있음도
분에 겨운 행복입니다.
요즘 밤잠 자고 일어나면
류마티스로 손마디가 아프다지만
아내의 도리 다하느라 일손 멈추지 않는 그대
까칠한 손등 보면서도
그 아프다는 말에 둔감해 버린 나
목적같은 벙어리가 되어갑니다.
이렇게 늘 함께 감이 어디 메이고
마뭄이 언제까지고
하늘길 어느 때인지 알 수 없지만
뉘엇거리다 저물어가는 황혼의 뜨락에서
그래도 사랑하고 가야할 사람
그것은 분명
당신입니다.
2012. 1.10
박만택
* 전 부산강서문화원장
* 펴낸책 : 행복을 찾는사람들(수필집)
아름답게 늙는 지혜(잠언집)
카페 게시글
장로원로회 사진
- 시- 박만택/ 팔순날 아내에게 (대지교회 박만택 장로)
이성용
추천 0
조회 42
13.01.15 20:32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