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알수록 주택의 완성도를 높여줄 지붕 종류 20가지
주택을 사람의 몸이라고 친다면 지붕은 두개골이라고 할만큼 중요하다. 외부로부터 공간을 보호하면서도 미를 완성시키는 비중 있는 역할에 비해 그 중요성을 간과 당할 때가 많다. 주택을 지을 때 지붕에 투자하는 금액이 총 건축비의 3% 내외 라는 통계가 그것을 증명한다.
사실 지붕은 아는 만큼 보이고 신경 쓰면 쓸수록 주택의 완성도를 높인다. 언젠가는 내 집을 짓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라면 꼭 알아야 할 지붕 종류를 소개한다.
1. 기본을 지키는 ‘박스형 박공 지붕’ (Box Gable Roof)
‘지붕’하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지붕이 바로 박스형박공지붕(Box Gable Roof)이다. 경사가 가파른 두 면을 맞닿아 만든 덕분에 눈,비 등이 지붕에 쌓이지 않는다. 천재지변에 강한 기능 뿐 아니라 지붕 바로 아래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전체적으로 목재를 활용해 지어진 이 주택은 전형적인 박스형 박공 지붕으로 설계했다. 박스형 박공 지붕 특징상 지붕 양 끝이 닫혀 있어 창문과 현관 위 쪽에 오픈형 지붕을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2. 현관 테라스에 주로 쓰이는 ‘오픈형 박공 지붕’ (Open Gable Roof)
오픈형박공지붕(Open Gable Roof)은 박스형 박공 지붕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쓰이는 곳은 다르다. 지붕과 프레임, 기둥 외에는 모두 개방되어 있어 현관이나 테라스 등에 주로 쓰인다. 그 쓰임에 따라 Front Gable Roof, Side Gable Roof 등으로 더 세분화되어 불리기도 한다.
(좌) 오픈형 박공 지붕의 종류 중 하나인 Front Gable Roof는 현관 위에 소규모로 설계한 지붕을 뜻한다. 유럽권에서는 중세 고딕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건축 문화로 기능보다는 디자인 요소로 만들어졌다.
(우) Side Gable Roof 또한 오픈형 박공 지붕의 한 종류로, 위 이미지의 주택은 이름대로 주택 옆면에 설치되었다.
3. 바람에 강한 ‘모임 지붕’ (Hip Roof)
2개의 삼각형 면과 2개의 사다리꼴 면으로 구성된 모임지붕(Hip Roof)은 박공 지붕과 마찬가지로 지붕의 모든 면에 경사가 있기 때문에 눈,비가 지붕에 쌓이지 않는다. 하지만 박공 지붕보다 지붕의 면이 더 많아 바람과 태풍에 더 강하게 버티기 때문에 해안가 주택에 적합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설계 비용이 박공 지붕보다 더 높지만 지붕 아래 공간은 박공 지붕보다 더 좁다.
Dwell/ Serene Artist’s Studio Lets In Just Enough Scenery To Not Be Distracting |
삼나무 외관과 독특한 모임 지붕이 인상적인 이 스튜디오는 지붕의 경사를 최대한 높였는데 높은 경사는 내부 천장을 높여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또한 용마루 아래로 설계한 창문은 채광과 동시에 모던한 분위기를 주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박공 지붕과 모임 지붕은 비슷한 듯 보이나 차이가 있다. 박공지붕이 두면이 만나 지붕을 만든다면, 모임지붕은 사면이 만나 지붕을 만든다. 가격 면에서는 박공지붕에 비해 모임지붕이 더 비싸다.
4. 공간 활용이 높은 ‘갬브럴 지붕’ (Gampel Roof)
이름부터 생소한 갬브럴지붕(Gampel Roof)은 경사면이 양쪽으로 2개씩 구성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잘 볼 수 없지만 해외에서는 소형 주택이나 높이가 낮은 농장 창고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박공 지붕에 비해 지붕 아래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공 지붕보다 설계비용이 더 드는데 비해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갬브럴 지붕을 선택한 이 주택의 경우 다락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붕 바로 아래로 창문을 설계하여 채광을 확보했다.
5. 프랑스 건축가의 이름을 딴 ‘맨사드 지붕’ (Mansard Roof)
16세기에 활동한 프랑스 건축가 프랑수아 만사르(François Mansart)에 의해 구현된 지붕으로 맨사드 혹은 망사르드 지붕(Mansard Roof)이라 불린다. French roof 이라고도 한다. 이 지붕의 특징은 2단으로 구성된다는 점인데 위쪽은 완경사, 아래쪽은 급경사로 설계된다. 급경사인 아래쪽 부분의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현재 일반 주택에서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 다른 지붕 구조에 비해 설치가 비싸고 비용 대비 실용성이 낮기 때문이다.
Dwell/ Opera Studio Architecture |
미국 뉴욕에 위치한 이 주택은 지붕 전체를 맨사드로 활용하지 않고 부분적으로만 설계해 심미적인 부분에서 주목을 끈다. 지붕 전체를 하나로 통일하기보다 이 주택과 같이 세분화시켜 다르게 디자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6. 심미성과 기능성을 담은 ‘버터플라이 지붕’ (Butterfly Roof)
버터플라이지붕(Butterfly roof)은 박공 지붕을 반대로 설계한 형태다. 지금까지 소개한 지붕들과는 사뭇 다른 이 지붕은 1930년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고 1950년 후반이 돼서야 대중화되었다. 미적으로 아름답지만 실용적으로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 지붕은 실제로는 채광에 더 효과적이다. 다른 지붕에 비해 내부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고 빗물 수집 효과적이기 때문에 물이 부족한 지역에 알맞다.
archdaily/How a Le Corbusier Design Helped Define the Architecture of Southern California |
이 건축물은 르 코르뷔지에가 미국에서 만든 단 하나의 작품으로 미국 서부에 위치해 있다. 그가 이 건축물을 지은 이후 미국 주거 및 상업 건축계에서는 버터플라이 지붕이 유행처럼 번졌다. 심미성은 물론 기능성에서 다른 지붕에 뒤지지 않지만 국내의 경우 무난함을 선호하는 문화 때문에 잘 활용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7. 모임 지붕과 박공 지붕의 장점을 담은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 (Dutch Gable Roof)
네덜란드식박공지붕(Dutch Gable Roof)은 모임 지붕(Hip roof)와 박공 지붕(Gable roof)을 합친 지붕의 한 종류다. 아래쪽에는 동서남북으로 경사진 면이 있고 위쪽으로 박공 지붕을 얹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지붕의 장점은 박공 지붕 아래 공간을 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윗단에 박공 지붕, 하단에 모임 지붕이 있는 2중구조라 내구성이 높다.
houzz.com/ Hawaii Wing house |
이 지붕으로 주택을 지을 경우 한국식 처마 형태로 현관 위나 테라스까지 눈,비 혹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위 이미지의 Hawaii Wing house가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주택으로 지붕 아래 여유로운 테라스 공간이 인상적이다.
8. 독특한 디자인의 ‘반 박공 지붕’ (Jerkinhead Roof)
반박공지붕(Jerkinhead Roof)은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Dutch Gable Roof)와 같이 모임 지붕과 박공 지붕을 합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확실히 차이는 있다. 지붕 앞 쪽 부분을 한번 더 꺾은 디자인이 독특한데 특히 독일,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공간 활용 면에서는 네덜란드식 박공 지붕보다 지붕 아래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다.
하지만 박공 지붕, 모임 지붕에 비해 디자인이 복잡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더 비싸다는 점이 결정적인 단점이
하지만 박공 지붕, 모임 지붕에 비해 디자인이 복잡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더 비싸다는 점이 결정적인 단점이다.
9. 단열 걱정 없는 ‘채광층 지붕’ (Clerestory Roof)
Clerestory란 고딕건축의 대성당에서 높은 지붕 위에 채광과 상징적인 의미를 주기 위해 만든 창문을 뜻한다. 그 모양을 본떠 주택에 활용한 것이 채광층 지붕(Clerestory Roof)이다. 주택의 꼭대기인 지붕에 설계되어 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아 사생활 침해에 문제가 없다.
또한 지붕 위로 떨어지는 자연광 덕분에 단열 걱정이 없다. 반면 더운 여름에는 뜨거운 자연광을 막는 블라인드 설치로 채광 조절이 필요하다. 지붕은 그 종류에 따라 주택 전체의 분위기와 기능, 공간 활용을 크게 좌우하므로 취향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지역 환경, 날씨, 건축 소재, 면적, 건축비 등 주택의 다양한 요소와 지붕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지고 선택하자.
10. 닮은 듯 다른 Skillion and Lean-to Roof
스킬리온 지붕은 채광층 지붕과 무척 닮아 있지만 이 두 지붕의 기능은 다르다. 채광층의 창은 무척 높은 곳에 위치한다. 자연광을 내부로 불러오는 기능에 한정된 창이다. 반면 스킬리온 지붕은 층간 사이에 만들어 지는 지붕으로 생활 공간에 바깥 풍경이 그대로 들어와 감상할 수 있다.
주로 모던 하우스 디자인에 많이 쓰이는 지붕 디자인이다. 두 개의 외쪽지붕 건물을 붙여 놓은 듯 한 디자인으로. 지붕과 지붕 사이 벽 높이를 상당히 높게 가져갈 수 있다. 심미적 부분이 가미된 지붕이라는 평이 많으며, 고급 주택 또는 별장에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