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고장 강릉(江陵)
6. 구정면(邱井面)<1>
강릉시 구정면(邱井面)은 북쪽으로는 구(舊) 강릉시와 경계를 이루고 서쪽으로는 태백준령의 산줄기들인 칠봉산(七峰山), 매봉산, 칠성산(七星山) 들이 둘러싸고 있으며, 남쪽 금광리(金光里) 쪽으로는 강동면의 봉우리인 망덕봉(望德峰)이 코앞에 우뚝 솟아 보인다.
매봉산 기슭에서 발원한 섬석천(剡石川)은 구정리(邱井里)와 여찬리(余贊里) 앞을 흘러내려 장현저수지(長峴貯水池)에 잠시 머물다가 모산(茅山)에서 어단천(於丹川)과 만나고, 망덕봉 동막골에서 발원한 금광천(金光川)은 박월리(朴月里)에서 섬석천과 만나 남항진 포구에서 남대천과 합류하여 바다로 흘러든다.
남항진(南港津)과 죽도봉(竹島峰)은 남대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데 남대천에 가로놓인 ‘솔바람 다리’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죽도봉은 전체가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구정면의 행정구역을 살펴보면 여찬리(余贊里), 학산리(鶴山里), 구정리(邱井里), 금광리(金光里), 어단리(於丹里), 덕현리(德峴里), 제비리(濟飛里) 등 7개의 리(里)가 있고 인구는 4,000명 남짓이다.
장현(長峴)저수지 / 구정(邱井) 서낭당 / 솔향 수목원 / 화동(華東)서원
여찬리(余贊里)는 구정면사무소 소재지로, 서쪽으로 구정리(邱井里)와 접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장안재를 경계로 학산리와 맞닿아 있다.
장안재 산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삿갓 모양의 봉우리가 솟아있는데 삿갓재이다.
여찬리는 예전에 봉황(鳳凰)이 날아와 놀았다 하여 봉양(鳳陽)마을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여찬리는 섬석천(剡石川)을 끼고 마을이 형성되었는데 개울의 남쪽은 앞둔지, 북쪽은 뒷둔지라 하고 말의 꼬리를 닮았다는 골짜기인 말미골, 뒷둔지에는 제법 넓은 벌판으로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여찬리 동쪽으로는 진재저수지(長峴貯水池)가 있는데 그곳의 언덕 밑의 작은 마을이 새끼미(幼山-새끼 뫼)로 모산봉(母山峰)에서 갈라져 나온 새끼 산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또는 왕고개 줄기에서 외따로 있다는 뜻에서 딴봉(離山)이라고도 불린다. 여찬리에서 관동대학교가 있는 내곡동 쪽으로 내려가면 예전 옹기점이 있던 자조와리라는 마을도 있다.
제비리(濟飛里)는 대관령에서 가까운, 왕산면과 붙어있는 동네로 옛날에는 연동(燕洞) 또는 제비골이라 하였다. 너무나 구석진 산골짜기다 보니 학산에 있는 구정국민학교가 너무 멀어 제비국민학교가 따로 있었는데 산비탈에 정말 제비집처럼 매달려 있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났던 기억이 난다.
제비국민학교는 처음 구정공립보통학교 제비분교로 개교하였다가 제비국민학교로 본교가 되지만 1999년 명주초등학교(溟洲初等學校)와 통폐합되면서 폐교되었다. 재미있는 것으로, 제비리는 남근석(男根石)을 마을의 심벌(Symbol)로 숭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의 서낭당(城隍堂)에 남근석을 모시고 당제를 올리는가 하면 마을의 가는 곳마다 남근석이 있다.
또 제비리는 고려 충신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와 조선의 학자 원정(猿亭) 최수성(崔壽城)을 모신 화동서원(華東書院)이 있다. 이 서원은 원래 성산면에 있었는데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하며 서원 안에는 포은(圃隱)과 원정(猿亭)의 위패를 모신 충정사(忠正祠)가 있는데 두 분의 시호(諡號)인 문충공(文忠公:정몽주)과 문정공(文正公:최성수)에서 한 글자씩 따서 충정사(忠正祠)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곳에서 매년 강릉향교에서 주관하여 재(齋)를 올린다.
구정리(邱井里)는 제비리와 여찬리의 사이에 있는 마을들로 학산에 있는 학교를 오려면 제법 멀었다.
전해오는 이야기로 거북이에 관한 사연이 있어 구정(龜正)이라고 했는데 거북 구(龜)자가 너무 어려워 언덕 구(邱)자를 써서 구정(邱井)이라 했다고도 하고 마을에 언덕(邱)이 있어 고쳤다고도 하는데 글쎄....
구정(邱井)도 마을 가운데로 섬석천이 흐르는데 동쪽 언덕 위를 음짓말, 북쪽 양지바른 곳을 양짓말이라고 하며, 보근내(堡 건너편)마을, 용소(龍沼)골, 자반둔지, 수리골, 어삼밭(어씨 삼밭)골 등 재미있는 마을 이름들이 많이 있다.
구정의 북동쪽 들머리에는 서낭당(城隍堂)이 있는 솔밭(구정 숲)이 있는데 장마나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는 신성한 수풀로 매년 10월이면 서낭제를 올린다고 한다.
구정마을회관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 용소골을 지나면 강릉솔향수목원(江陵-香樹木園)이 있다.
이곳은 강릉시에서 칠성산(七星山) 자락에 있는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모든 이들이 함께 누리는 힐링(Healing)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강릉솔향수목원을 기획하여 2007년에 산림청의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해서 2011년에 개장(開場)을 하였다.
이 수목원은 관목원(灌木園), 난대식물원(暖帶植物園), 비비추(백합과 꽃)원, 사계정원(四季庭園), 수국원(水菊園), 암석원(巖石園), 약용식물원(藥用植物園), 염료식물원(染料植物園), 원추리원, 창포원(菖蒲園), 천년 숨결 치유(治癒)의 길, 철쭉원, 하늘정원 등 23개의 다양한 주제원(主題園)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