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움.툼
<오해가 불러온 가족 잔혹사>
왈츠의 선율이 흐를 때 36년간 감춰졌던 비밀의 문이 열린다.
♥ 2004 사랑티켓 참가작
가족 왈츠
◇ 기획의도 및 작품소개
그 가족에겐 무슨 일이 있었는가?
단란해 보이는 부부, 그 부부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밥상 앞에서 나누는 대화, 지금은 집에 없는 아들을 추억하는 부부의 모습...
너무도 일상적이고, 모두가 꿈꾸는 아름다운 저녁 식사시간의 모습이다.
그런데 갑자기 부부가 왈츠를 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모습이다.
식사 중에 춤을 추는 부부... 대체 무슨 생각으로 밥 먹다 말고 춤을 추는 것일까?
이 가족.. 뭔가.. 수상하다...
아들의 발소리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엄마는 정작 발소리의 주인공인 아들이 도착하자 알아보지 못한다. 갑자기 아버지가 사라지고,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던 엄마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아버지가 도착하고 엄마는 아버지를 피해 숨는다. 그런데.... 엄마가 사라졌다...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또 다른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이 가족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
2004년.. 가족의 존재 이유가 이 곳에서 밝혀진다.
이 작품은 단란해 보이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의심과 불신으로 어느 한 순간 일시에 단란함이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삶의 진실과 허구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로가 감추고 있었던 불신으로 무너진 가족의 모습에 우리의 삶을 투영하여 허구로 가려진 진실한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2004년 현재... 우리의 가족은 어떤 숨겨진 이야기들을 지니고 있는가.
젊은 작가의 감각적인 구성과 함께하는 왈츠선율 속으로의 여행..
제7회 국립극장 신작 희곡 페스티벌 당선작인 <가족 왈츠>에서는 젊은 작가인 김민정 작가의 감각적인 구성을 만날 수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진지하다. 현존하는 인수가 작품의 중심에 있으나, 흐름은 인수의 기억을 따라 구성된다. 현실과 과거, 진실과 기억 이 두 가지 상황의 모호함은 작품의 축을 이루는 부분이 된다. 36년간 비워져 있던 빈 집. 집이라는 실제는 존재하지만 집을 채워야 할 가족들은 없다. 마치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갖고 있지만 그 곳에 존재해야 할 신뢰와 믿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중년의 나이를 살았지만 7살 사건에서 멈추어진 인수의 빈 삶과 마찬가지이다. 현실이 아닌 현실과 현실로 받아들여야하는 과거의 기억을 통해 관객이 정말 이 속에 진실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혹은 어떤 것이 진실인지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한다. 진실은 물론 존재한다. 단지 기억이라는 창구를 통해서 왜곡되었을 뿐 관객은 현존하는 인수의 위치에 서게 되는 순간 진실과 맞부딪치는 여행을 함께 하게 된다. 아름다운 왈츠의 선율이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그 속에 숨겨진 가족의 비밀을 모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관객들은 그 선율에 빠져 이미 나 자신을 또 다른 인수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줄거리
중년의 어머니와 노년의 아버지가 오랜만에 옛집에서 저녁식탁을 마주한다. 부부는 그 집에 처음 이사 오던 날과 지금은 그들 곁에 없는 아들 인수와 아내의 여동생 은혜를 추억한다. 그때 한 중년의 남자가 집으로 들어선다. 이미 중년의 나이인 아들 인수를 알아보는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는 자신과 엇비슷하게 늙어 보이는 그 남자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거부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시간속의 4가족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왈츠 선율 속에 감추어졌던 진실들을 하나씩 드러내게 되는데... 이 작품은 잃어버린, 혹은 왜곡된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는 아들 인수의 기억에 대한 여행이다. 중년이 된 인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정을 들고 가족의 옛집을 방문한다. 그리고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함께 하지 못하고 살아야 했던 과거 36년의 기억을 더듬는다.
◇ 작가의 글
‘가족’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 뒤통수 한편, 혹은 목이 울컥 잠겨 올 듯한 기분이 든다. 이 작품은 서로를 그리워만 하다가 만나지 못한 가족의 재회를 그리고 싶었다. 그 재회를 왈츠라는 삼박자의 춤으로 그려본다면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이라는 형식 아닌 형식으로 그린다면 일견 누군가는 복잡하다고 불평을 하겠지만 작가인 나로서는 숨통이 트이는 자유를 얻을 것이라고 맹랑하게도 판단했다. 어떤 이유로든 헤어져 살아야만 했던 가족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그리움과 먹먹함, 혹은 늘 얼굴을 마주하며 살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는 가족의 서로에 대한 안타까움, 그저 내일로 내일로 살가운 애정 표현을 못하며 살고 있는 가족의 서로에 대한 애틋함! 이런 것들이 작품 안에서 인수의 시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각으로 표현되는 것을 모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연출의 글
이 작품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엄밀히 말하면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쉽게 믿어 온 가족이라는 구성체가 갖는 믿음과 신뢰에 대하여 과연 그것이 실제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기억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다루고 있다.
작품의 구성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그 시점이 현재와 함께 겹쳐지기도 한다. 때로는 과거와 현재가 무대위에서 함께 진행이 되며 과연 기억과 진실사이에는 얼마만한 간극이 존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간극의 경계는 사실 모호하다. 작중인물인 인수의 기억이 애써 명확한 사실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억의 모호함을 찾아가는 구성이 연극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을 무대화하는 데 있어서 중첩되는 공간과 시간의 혼돈은 많은 연극적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으며 이 가능성이 이 작품의 연출가로서 느끼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억의 혼돈은 바로 현실-허구와 기억-진실 사이의 간극에서 출발한다.
관객은 인수의 시선을 따라 허구와 환각, 진실과 기억사이를 오가며 인수의 상처를 함께 한다. 그리하여 텅 빈 무대에 혼자 남아있게 되는 인수의 모습을 보며 관객 자신 역시 혹시 거부하고 살았을지 모를 세월의 기억들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출연진
김인수 - 아버지 <당통의 죽음>, <병사 보이첵>, <마로윗츠 햄릿> 外
김소숙 - 어머니 <브라이튼 해변의 추억>, <한 여름밤의 꿈>, <자전 거>, <트랜스 십이야> 外
박정환 - 인수 <이>, < 락희맨 쇼>, <라이어 2>, <즐거운 인생> 外
강효정 - 이모 <달을 쏘다><환생구역><벚꽃동산><성냥팔이 소녀> 外
◇ STAFF
• 작 김민정 - 1997년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과정 극작전공 (M.F.A) 졸업
1997년 2월 단대학술문학상 희곡평론 부문 가작
[최인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에 대한 소론
2004년 5월 제 7회 국립극장 신작 희곡페스티벌 당선 [가족 왈츠]
• 연출 최은승
- 1997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연극학과 졸업
1999. 제1회 여성연출가전 이노우에 히사시작 [똥과 글의 상봉]
2000. 5 장성희 작 [환생구역] 아리랑 소극장
2002. 9 제 5회 변방연극제 김지연 작 [살모사] 학전 블루
2003. 1 베쯔야끄 미노루 작 [성냥팔이 소녀] 김동수 플레이 하우스
2003. 12 수잔 손탁 작 [앨리스 인 베드] 서울여성 플라자 아트홀
• 조명 조성한 - <원더풀 초밥>, <돌낤>, <안전제일>, <레고인간>, <오랑캐 여자 옹녀>
• 음악 황강록 - <웃어라 무덤아><당나귀들><남자충동><뙤약볕> 등 음악 및 작곡
• 음향 이준혁
- <프랑크와 슈타인>, <몽환곡>, <자객열전>,<우먼 인 블랙>
• 무대디자인 이봉은 - 용인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무대 디자인 전공
<솔베이지의 노래>, <원더풀 초밥>, <성냥팔이 소녀>, <오! 발칙한 앨리스>
• 조연출 장은화
- <솔베이지의 노래><똥과 글의 만남><살.모.사><앨리스 인 베드>
◇ 극단 움툼은...
2002년 봄에 창단한 극단 “움.툼”은 '언 땅을 박차고 움트는 새싹처럼' 힘 있는 연극을 지향합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람세상의 사람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조금씩 자라나 자궁무덤가의 꽃이 되고자 합니다.
극단 “움.툼”은 2002년 봄, 20-30대의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살아있는 연극을 만들어보고자 창단되었다. 창단공연으로 2002년 변방연극제에 참여한 창작극 [살.모.사]는 그 실험적 시도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낯설음을 주었으며, 같은 해 겨울에는 일본현대연극의 대표 극작가 베쯔야끄 미노루의 [성냥팔이 소녀]를 국내초연으로 공연함으로써 문화예술국제교류에 작은 힘이 되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존재에 귀 기울이고자 2003년 번안․제작한 수잔 손탁의 [앨리스 인 베드-Alice In Bed]는 재단 서울여성과의 공동주최로 그 의의가 더욱 컸다. 시작하는 극단 “움.툼”은 문화예술의 책임감과 자유로움을 잃지 않고 의미 있는 행보를 계속할 것이다.
2002. 9.
창단공연 [殺.母.史 - 살.모.사] -제 5회 변방연극제 참가. 김지연 작/ 최은승 연출
2003. 1.
첫 번째 이야기 [베쯔야끄 미노루의 성냥팔이 소녀] 베쯔야끄 미노루 작 / 최은승 연출
2003. 10.
특별 공연 [Alice In Bed-앨리스 인 베드]
(재) 서울 여성 “ 여성문화예술지원 사업” 지원 선정. 수잔 손탁 작 / 최은승 번역,연출
2004. 6.
연극원과 국립극단이 함께하는 제 7회 신작희곡 페스티발 [가족 왈츠]
김민정 작/ 최은승 연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