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 성명서] 호반건설은 돌고래쇼 사업을 중단하고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라!
2017년 2월 호반건설이 약 800억 원을 투입해 제주의 퍼시픽랜드를 인수했다. 퍼시픽랜드는 현재 돌고래쇼와 원숭이쇼, 바다사자쇼 등 고등 포유류를 이용한 시대착오적 동물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으로, 돌고래 불법 포획으로 악명 높았던 업체이다. 퍼시픽랜드는 1990년부터 어민들을 매수해 남방큰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700만에서 1000만원에 사들이는 불법 행각을 계속해왔으며, 2009년에서 2010년까지 불법 포획해온 돌고래 11마리 중에는 5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퍼시픽랜드는 2013년 대법원에서 불법 포획 돌고래 4마리의 몰수형과 벌금 1000만원, 대표이사의 징역형을 확정 판결 받은 곳이다.
그런데 퍼시픽랜드의 엽기적 행위는 재판과정에서도 이어졌다. 2012년 2월 재판이 시작된 이래 관리 부실로 퍼시픽랜드 수조에서 돌고래 폐사가 이어졌는데, 퍼시픽랜드는 돌고래 폐사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이 2013년 2월에 2마리, 2015년 7월에 2마리 등 총 4마리의 큰돌고래를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해 돌고래 쇼를 이어나가고 있다. 수입한 큰돌고래 중 현재까지 살아있는 큰돌고래는 1마리뿐이다.
서울대공원은 큰돌고래 태지의 관리 방안을 고민하던 중 지난 6월 퍼시픽랜드와 5개월간의 위탁계약을 맺고 태지를 퍼시픽랜드로 보내버렸다. 이제 11월 20일이 지나면 태지는 퍼시픽랜드의 소유가 되어 돌고래 쇼에도 동원될 수도 있다. 이는 2013년 제돌이 방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7마리 남방큰돌고래를 제주 바다에 방류하는 서울시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호반건설은 일단 태지의 위탁 사육 기간을 연장하고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쇼를 폐지해야 한다.
매일 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들을 좁은 수조에 가두고 인위적인 쇼를 시킨다는 점에서 돌고래쇼는 잔혹하고 비윤리적이며, 스트레스를 받은 돌고래들은 수조에서 계속 죽어가고 있다. 이제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돌고래 쇼를 금지시키고 있으며, 돌고래 쇼장 폐쇄를 명령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한국 역시 사양산업인 돌고래 공연과 전시업을 지양하고 보다 생태적인 관광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만약 태지와 돌고래들의 건강이 위험해진다면 비난은 호반건설에도 쏟아질 것이며 기업 이미지는 추락할 것이 뻔하다. 현재 퍼시픽랜드에서 사육중인 비봉이는 국내 수족관에 남은 마지막 제주 남방큰돌고래로서 해양수산부가 정한 보호대상해양생물이다.
이에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는 호반건설에 요구한다. 시대착오적인 돌고래쇼를 폐지하고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정부와 협조하여 고향인 제주 바다로 자연방류하라. 그리고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와 혼혈종 새끼 돌고래들 그리고 태지는 바다쉼터를 만들어 방류할 것을 제안한다. 방류된 돌고래들이 제주 바다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시민들은 큰 감동을 받을 것이다. 결국 생명존중과 동물복지에 힘쓰는 기업으로 호반건설의 기업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며, 특히 제주의 해양생태계를 위해 돌고래 방류를 실천한 기업의 호감도 역시 매우 높아질 것이다.
호반건설이 돌고래 방류를 결정한다면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 역시 돌고래의 성공적인 방류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이다. 호반건설의 현명하고 윤리적인 선택을 기대한다.
2017년 11월 6일
돌고래바다쉼터추진시민위원회
퍼시픽랜드 큰돌고래 수입 일자와 관리 현황 및 폐사 (출처: 영산강유역환경청, 정리: 핫핑크돌핀스)
퍼시픽랜드 1심 판결문에 나오는 범죄일람표. 11마리 돌고래 가운데 5마리가 폐사한 사실이 드러난다. 이 표에는 사육중으로 나오는 해순이 역시 이후 폐사하였고, 나머지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는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