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직업은 옳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자기다운 일이 무엇일까 계속 고민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무언가 다른 더 좋은 일이 없을까 기웃거리지는 않는가?
사실 지금 그 자리가 지금으로써는 분명한 나의 자리다. 정확히 지금의 나에게 걸맞는 직업을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말 다니기 싫은데 억지로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을 지금 당장 그만두지 못한다는 그 단순한 하나의 이유만을 놓고 보더라도 지금 이 순간으로써는 이 직장이 최선인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은 지금 이 직장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것도 없고, 심지어 직장 상사들도 성격들이 괴팍하여 아무것도 배울 점이 없다고 하소연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야말로 당신이 지금 그 직장에서 배워야 할 소중한 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단점과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직장이나, 직원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만나는지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배우고 있는 중인 것이다.
진정 나의 사명이라고 여길 법한, '자기다운 일'은 어떤 특정한 직업이나 일 속에 담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주어진 직업을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담긴다.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다른 것을 기웃거리는 마음을 내려 놓고, 지금의 '그 일'에 온전히 의식을 쏟아 보라. '그 일'을 '그 순간' 깨어있기 위한 깨어남의 재료로 사용하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으로 활용하며, 누군가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 보라. 비로소 그 때, 그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지혜와 자비를 발현하는 마음공부의 과정이 된다. 자기다운 일이란 어떤 특정한 '직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자신의 의식 속에서 드러난다.
주어진 현실은 언제나 정답이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야말로 당신에게 가장 적절한 '지금 이 순간'의 진실이다. 그 진실을 거짓이라고 떠들어대며 다른 진실을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자꾸만 바깥의 어떤 다른 직장이나 일에서 진실을 구하려고 애쓰는 그 마음을 내려놓고, 시선을 안으로 돌려 보기만 하면 된다.
진리는 수행자에게만 있거나, 봉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며, 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농부에게도, 음악가에게도, 노숙자에게도, 사업가에게도, 정치가에게도, 시장터에도, 어디에도 있다. 담배 피는 성자, 농사 짓는 현자, 사업 하는 철학자, 정치 하는 위대한 철인도 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일을 하는 붓다의 화신이다. 성스럽고 속되다는 편견을 없애면,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이 가장 진실한 자리다. 왜 그럴까? 당신이 지금 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현실은 진실이다. 제법실상이라는 가르침은, 지금 여기에서 내가 처해있는 그곳이 바로 진실한 곳이라는 수처작주의 실천을 일깨워준다.
성스러운 직업, 나의 사명이 담겨 있는 직업을 추구하려고만 하지 말라. 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그 일이 바로 나다운 방식으로 우주적인 성스러움을 드러낼 일임을 받아들여 보라. 물론 때가 되고, 마음에서 강렬한 울림이 들려올 때는 머릿속으로 고민하지 않더라도, 또 다시 내가 할 일을 저절로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면, 지금으로서는 이 일이 이 순간에 최적화된 나의 사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할 때인 것이다.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
첫댓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