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을미년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종단 미래를 준비하고, 희망의 한해를 만들어 갈 것을 종도들과 불자들에게 약속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늘(1월14일) 오전10시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소통과 화합, 혁신으로 종단 미래를 준비하고 희망의 한해를 만들겠습니다를 종단운영의 기조로 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제33대 집행부부터 강조해온 소통과 화합에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통해 종단의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취지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1월28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서로 다른 주장과 의견을 함께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탁마의 장을 열어 놓고,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점을 함께 찾아가는 원융회통의 아름다운 전통을 새롭게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중공사를 통해 의견을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단기 로드맵을 수립해 실천함으로써 종도들에게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신년기자회견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승려복지 △중앙ㆍ교구 균형발전 등을 2015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조계사 성역화 사업을 “조화로움과 삶의 지혜로움이 공존하는 이 시대 불교의 상징을 만들어 가는 일이자 한국불교사와 종단사에 있어서 커다란 획을 긋는 대작불사”라고 평가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전통문화의 가치가 시간과 공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탈바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역설했다.
또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남북관계 개선에도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불교의 통일사상인 화쟁을 기반으로 공존과 상생, 합심을 키워드로 마음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불교통일선언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차원의 올바른 통일론이 정착될 수 있도록 대중적 통일담론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세계평화와 국민화합을 위한 기원대회’에 세계 불교 지도자들과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송파 세모녀 사건, 세월호 참사,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감동과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사회에 불교가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사회적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뜻이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세상과 공감하며 희망과 감동을 나누는 자비나눔 실천에 앞장서겠다”며 “자비나눔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각계각층의 분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사회갈등 해소, 사회적 약자 지원, 해외구호지원 사업, 템플스테이를 통한 공익적 가치 구현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총무원장 자승스님 신년기자회견문.
불기2559년, 서기2015년 을미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러한 청양의 해인 2015년 새해에는 2천만 불자들과 국민 모두가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가짐, 넓은 이해심과 화합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당부 드리며, 늘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유혹과 욕망에 흔들리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또한 존재의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할 시간도 없이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 던져진 채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으로 인해 고독한 존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곳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입구 계단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조고각하(照顧脚下)”란 글귀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찰에 가보면 스님들이 신발을 벗어 놓은 곳에 “조고각하”라고 써 놓은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조고각하”란 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발밑을 살피듯 지금 그 자리를 잘 살펴보라’는 뜻으로 자기 마음을 돌아보아 하심을 먼저 하라는 의미이자 자기 마음을 스스로 겸손하게 하라는 의미입니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숨 돌릴 틈조차 없이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새겨봐야 할 화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자여러분! 국민여러분! 우리나라에서도 예외일순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라고 하는 민족공동체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라는 공동체는 붕괴되고 오로지 배척해야 할 상대로 좌와 우, 동과 서로 나누고 남과 북으로 경계를 그어 경쟁과 분노, 증오의 상대로 규정한 채 아비규환의 세상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고 있습니다. 평화와 행복, 진실과 화해, 소통과 화합이 발붙일 곳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희망은 존재하는지 반문해 봅니다. 부족하고 또 부족합니다. 불자여러분! 국민여러분! 대한불교조계종은 오는 1월 28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시작합니다.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총무원장 선거당시 공약사항으로 종단 운영과 관련한 모든 의견에 귀를 열고자 함입니다. 그 의견이 비판이든 견제이든,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의사가 있는 사람이라면 문을 활짝 열고 의견을 청취할 것입니다. 나아가 대중공사를 통해 모여진 의견은 장단기 로드맵을 수립하여 우선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실천함으로써 종도 여러분께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2015년 대한불교조계종은 견지동 역사문화관광자원조성사업 추진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경복궁과 견지동, 인사동을 잇는 역사문화관광벨트를 만들어 민족문화의 전통을 계승하여 발전시킴은 물론 미래가치를 재창조해 나가는 역사적인 사업을 힘 있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 사업은 문화의 조화로움과 삶의 지혜로움이 공존하는 이 시대 불교의 상징을 만들어가는 일이며, 한국불교사와 종단사에 있어서 커다란 획을 긋는 대작불사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전통문화의 가치가 시간과 공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탈바꿈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공존과 상생, 합심을 기반으로 한 불교통일선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통일사상인 화쟁을 기반으로 공존과 상생, 합심을 키워드로 마음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불교통일선언을 발표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국가차원의 올바른 통일론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중적 통일담론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오는 5월에는 전 세계 불교 지도자들과 가능하다면 조선불교도련맹 관계자 등을 초청하여 ‘세계평화와 국민화합을 위한 기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한국불교 정신문화의 정수인 간화선의 선근을 일체중생의 마음에 심어 세계만방에 선양하기 위한 무차선대법회와 무형문화재인 연등회 행사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우리 민족의 자산인 전통문화를 널리 알려냄은 물론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기원대회를 여법하게 준비할 계획입니다. 불자여러분! 국민여러분! 감동이 사라지고, 희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화쟁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갈등 현안에 대한 불교적 해법창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며, 노동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더불어 아름다운 동행을 통해 추진되고 있는 탄자니아 농업기술학교 건립 등 해외구호지원 사업도 지속적으로 힘 있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자원 브랜드인 템플스테이는 경제적 가치기준을 넘어 세상과의 공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는 템플스테이의 사회적 공익적 가치 구현을 위한 사회 소외계층, 취약계층에 대한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등 전통문화 체험, 한국불교문화 체험의 단계를 넘어 세상과의 공감을 통한 인식의 변화, 생활의 변화, 삶의 변화를 도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내적 성장과 함께 내면의 평화를 통한 삶의 행복을 추구함은 물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주체적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이천만 불자 여러분! 그 길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민과 이천만 불자 여러분들의 많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불기2559(2015)년 1월 14일 |
첫댓글 '조고각하' 지금 서 있는 발밑을 잘 살펴보는 한 해가 되어야 겠습니다.()()()
동감 합니다
부처님 닮도록 수행정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