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둘째날 오후 첫 일정은 바로 여기, 구 후루카와 정원이었습니다. 식사 후 노자와 기사님의 제안으로 동선상 순서를 조정하여, 이제 드디어 리쿠기엔 다음 목적지, 구 후루카와 정원으로 향합니다. 날씨는 바야흐로 초여름의 피크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구 후루카와 정원은, 이름 그대로 후루카와 광산 재벌의 본저였던 곳이었고, 여기는 본가, 서양 정원, 일본 정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100년전 태평양 전쟁 전 일본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재벌가의 일상적인 생활이 이랬겠구나 짐작해볼 수 있는, 체험코스인 셈이네요^^;;
워낙 볼거리가 분산되어 있어 자칫하면 제시간에 어느 하나도 제대로 둘러보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심모원려의 근심을 담아, 아예 본관과 서양정원은 정규 답사 코스에서 제외하고 일본정원만 안내하여 강조하는 걸로 부득이하게 정리했습니다.@@ 다른 곳도 충분히 시간을 두고 둘러보고 싶으셨을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
당시 꽤 많은 일본 근대 건축물 설계에 관여했던 조사이어 콘더에게 양관 설계와 서양 정원 조경을 맡기고, 일본 근대 조경사의 태두 오가와 지헤에를 교토로부터 불러들여 일본정원 조경을 맡길 만큼, 후루카와 가문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단체사진도 건질 겸, 시간 조절의 기준점도 공유할 겸, 거대한 석등이 연못가에 있는 점을 감안하여 여기에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제안하여 그렇게 다들 삼삼오오 각자 마음을 선착순을 정해 (물론 양관은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다들 입장은 안하셨을 듯@@) 정원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새삼, 차경으로 들어오는 고층건물이 눈에 겹칩니다. 교토는 어느정도 고도제한의 영향으로 많은 정원에게서 그 뒤에 고층건물이 눈에 밟히는 그런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지만, 도쿄의 경우, 상황이 다릅니다. 일단 경제 수도를 감안하여 고층건물이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도시이기도 하고, 고도제한도 기본적으로 유명무실해진 상황에 무럭무럭 올라간 마천루는 이제, 앞으로 보게될 도심의 정원 모두의 차경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들 제 시간(아니, 훨씬 더 일찍부터 모여주셔서리^^)에 모여주셔서 단체사진 찰칵! 그런데, 다시 둘러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고 흩어지는 데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네요ㅠㅠ 혹, 이러나 낭패가 되면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히, 이후 바로 개어서는 다시 쨍쨍한 날씨가 되었고, 이제 조금씩 선선한 기온으로 내려가면서 더할 나위없이 상쾌한 답사가 될 수 있었네요^^ 날씨요정!!!
이제는 서양정원도 짧게나마 둘러볼 시간이 남게 되었네요^^ 그래서 서둘러 몇 계단위에 조성된 서양계단쪽으로 발길을 서둘러 옮깁니다.
자료를 찾아보면, Scottish Baronial 양식이라고 하는데, 남작 저택의 전형적인 양식이 있는가 봅니다^^;; 낭만주의가 불러온 고딕 양식의 재현이 주 키워드라고 하는데, 아마도 건축공부를 좀 더 하면 더 재미있는 예가 될 것도 같습니다.. 실제로 실내를 들어가면 좀 더 구체적으로 근대 일본의 서양 추종의 열풍을 느끼게 할 법한 인테리어를 목도할 수 있었을텐데, 새삼 이 기회가 아깝긴 합니다. 이렇게 겉으로만 그 분위기를 짐작하면서, 이제 앞에 펼쳐진 서양정원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원래 구 후루카와 정원은 장미정원으로 꽤 유명한 거 같았는데, 지금 시즌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한 그루에 한 두 송이 씩이라도 꽤 탐스럽게 피어있는 때를 잘 만나서 그런지, 약간은 시들기 시작했지 몰라도, 너무 예쁜 모습을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네요^^
다들, 제 시간에, 약간씩 흩뿌리는 빗방을 용케 잘 피하고, 다시 개인 (구름은 많이 껴있지만^^;;) 하늘에 안도하면서 오늘의 마지막 답사지, 고이시카와 고라쿠엔을 향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무려 1시간을 둘러볼 수 있는 기동력을 보여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