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제시 남부면 명사리 ‘쌍효록(雙孝錄)’ 전문. 4편>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 2019년 번역 작성
*1920년 통영군 거제 동부면 저구리 명사동
[앞글에 이어]
(68) 옥포리(玉浦里) 김상태(金尙太)
孝節伊人出俗累 효성과 절개를 가진 그 사람은 너저분한 세상에서 태어나
殺身禦賊衆難隨 도적을 막다가 살신(殺身)했으니 뭇사람들은 따라 하기 어렵다네
爲親代命何靡必 아비를 위해 목숨을 대신한 바,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더냐
令子成名總可維 아드님은 명성을 얻어서 줄곧 전해질 수 있었다
愛日誠心來此榻 정성스런 마음으로 시간을 아끼며 여기 평상으로 돌아왔는데
于時養意動南陲 지난날 봉양하고자하는 마음이 남녘 변방을 움직였다
替行夫職能兼旨 지아비의 직분을 대신하여 행하고 그 뜻을 능히 아울렀으니
方口咸稱一片碑 사방의 사람들이 모두 한 조각 비석을 칭송하더이다
[주] 효자애일(孝子愛日) : 효자는 날을 아낀다는 뜻으로,'될 수 있는 한 오래 부모에게 효성(孝誠)을 다하여 섬기고자 하는 마음'을 이름
(69) 옥포리(玉浦里) 김오겸(金五兼)
夫死妻生奉養孜 지아비가 죽고 아내가 살아나 시부모를 애써 봉양했는데
一般誠孝更無庇 일반적으로 이러한 효성(孝誠)에는 허물 한 점 없다네
令名立世族如彼 세상에 전한 좋은 명성이 그러하여 겨레에 알려졌으나
忿氣號泉雪賴誰 분한 마음에 저승을 고했으니 누가 눈(雪)에 의지하랴
石面深銘雙事蹟 비석면에 두 효성의 사적을 깊이 새기었는데
口頭多讚二客儀 두 손님이 법도를 지키면서 말씀마다 두텁게 찬양한다
可憐人道於斯盡 사람의 도리가 저기에서 없어졌다니 가련한데
況有文風特地吹 게다가 문풍(文風)이 있어 이 곳에만 불어오누나
(70) 한산인(閑山人) 김주격(金周檄)
奮身冒刃命因隨 칼날을 무릅쓰고 몸을 던져 즉시 목숨을 버렸고
專是爲親不顧私 아비를 위해 오로지 사사로움을 고려치 않았다
當日悿容孰無淚 당일 일에 마음이 여려지니 누가 눈물 없이 생각하랴
根天誠意鬼先知 세상의 근본에 정성을 다했으니 귀신이 먼저 알았어라
繼行父志男惟在 오직 아들은 아비의 뜻을 이어 계속해 행하였고
善事舅姑婦夫隨 며느리는 지아비의 뜻에 따라 시부모를 잘 섬기었다
三孝一門曾所罕 세 효성이 한 집안에서 나온 것은 일찍이 드문 일인 바,
鄕隣贊頌共嗟咨 고향의 이웃들이 덕(德)을 칭송하며 그 슬픔을 함께 했다
(71) 연초면(延草面) 송정(松亭) 정유도(鄭由道)
隻手救親不避危 위험을 피하지 않고 외롭게 아비를 구했는데
明沙落日孝烏悲 해가 지는 명사리에 까마귀의 슬픈 효성일세
後人慣識高名實 후인들이 고귀한 이름과 실상을 잘 알 것이라 믿으며
九曲山前一片碑 구불구불한 산 앞에 한 조각 비석으로 기리네
(72) 연초면(延草面) 송정(松亭) 방일(芳一) 정하영(鄭夏永)
性本溫仁厚 성품의 근본은 따뜻하고 어질며 후덕함에 있으니
不違省定時 일정한 때에 이르러 어긋나지 않게 살펴야한다
未成萊子服 노래자(老萊子)의 옷은 아직 입지 못했지만
深讀蓼莪詩 육아시(蓼莪詩)는 탐독 했다네
歲暮堂萱草 세모에 북당(北堂)의 원추리
春長寶樹枝 긴 봄날 귀한 자제분들
臨危身自代 위험에 임하여 자신의 몸을 대신했는데
誠孝有誰知 정성 어린 효성을 누가 알아주랴
[주1] 노래자(老萊子) : 중국 춘추 시대 초나라의 은사(隱士)(?~?). 70세에 어린아이 옷을 입고 어린애 장난을 하여 늙은 부모를 위안하였다고 한다. 저서에 ≪노래자≫ 15편이 있다.
[주2] 육아시(蓼莪詩) : ‘육아’는 <시경> 소아(小雅)의 한 편으로 ‘무성하게 자란 아름다운 채소’라는 의미다. 육아편(蓼莪篇)에, “크게 자란 다북쑥, 다북쑥이 아니라 흰 쑥이네. 슬프다 우리 부모, 나를 낳아 얼마나 고생하셨나?”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글은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불효자가 자신을 책망하는 내용이다. ‘어떤 효자가 무성하게 자란 풀을 보고 아름다운 채소로 알았지만 살펴보니 쓸모없는 잡초였다’는 것을 빗대 ‘부모가 자신을 낳고 기르는 데 수고하면서 큰 인물이 될 것을 기대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해 부모에게 죄스럽다’는 의미를 비유한 글이다.
[주3] 보수(寶樹) : 극락정토에 일곱 줄로 벌여 서 있는 보물 나무
(73) 산촌리(山村里) 문서(文瑞) 송숙현(宋淑玹)
冒刃挺身脫父危 칼날을 무릅쓰고 앞장서서 아비의 위험을 벗어나게 했는데
父生身死最憐悲 아비는 살고 자신은 죽어 가장 가련한 슬픔이 되었다
處變先憂堂上舅 먼저 근심한 집안의 시아버지를 잘 변통했고
存孤忘念腹中兒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며 고아를 돌보며 잘 길렀다
事蹟昭明三尺石 사적(事蹟)인 삼 척의 비석이 밝게 빛나고
風聲聳動四方詩 사방의 시(詩)가 들리는 명성에 솟구쳐 일어났다
良辰十月功成告 좋은 시절인 10월, 구비된 공적을 고하니
滿座諸賓盡日危 진종일 여러 손님들이 자리에 가득 찼다
(74) 산촌리(山村里) 전(前) 의관(議官) 원화(元化) 장경준(張璟俊)
如公孝卓古今稀 공(公) 같은 뛰어난 효(孝)는 고금(古今)에도 드문데
千日蒼明下照知 푸르고 밝은 하늘이 천일 동안 아래를 비추며 알렸다
鄕里人人多欲慕 시골 마을 사람마다 더욱 중하게 기리고자 하니
家聲世世永無期 집안의 명성은 대를 이어 영원히 끝이 없으리라
誠心遺在春萱拈 성심(誠心)이 남아 있는 봄의 원추리를 집어 든
仁行餘傳寶樹枝 귀한 자제분들을 통해 어진 행실이 남아 전하니
船馬來賓相感地 배나 말을 타고 손님들이 와서 서로가 감동하며
醉同其樂或醒時 함께 취해 즐기는데 혹은 깰 때까지 즐기누나
[주3] 보수(寶樹) : 극락정토에 일곱 줄로 벌여 서 있는 보물 나무
(75) 일운면(一運面) 고현(古縣) 신치영(辛致永)
楓老松靑歲色移 늙은 단풍나무 푸른 소나무는 세월에 빛깔을 옮겨놓았고
凛然識石立山陲 위엄 있는 비석은 산 근처에 서있네
空汀水落魚龍感 텅 빈 물가에 물이 떨어지고 어룡이 감동하는데
古壑風寒草木悲 옛 골짜기의 차가운 바람은 초목의 슬픔이런가
貞是眞貞生不愧 곧음이 곧 참된 마음이니 살아서도 부끄럼이 없고
孝其誠孝死無辭 효성은 정성스런 참마음이니 죽어도 사양치 않는다
一門異行如斯大 한 집안의 뛰어난 행실이 이와 같이 존귀하니
當使芳名竹帛垂 마땅히 아름다운 이름을 길이 역사에 전하리라
(76) 일운면(一運面) 고현(古縣) 용전(龍田) 신낙현(辛洛鉉)
方口同聲頌此碑 사방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이 비석을 칭송하는데
一門名譽滿江湄 한 가문의 명예가 바다 물가에 가득하네
幸存遺俗如同日 유풍(遺風)은 그 날처럼 다행이 살아있는데
只恨風綱異昔時 다만 한스러운 건, 풍속과 강상(綱常)이 옛적과 다를 뿐
守節全貞天忘感 절개를 지키고 정조를 갖추었으나 하늘이 돌보지 않았지만
捐生死孝地應知 효를 다하고 생명을 버린 일은 응당 알리라
標三美蹟承前後 아름다운 자취를 재삼 기록하고 계속 이어나가니
石面千秋字不虧 비석면의 글자는 오랫동안 훼손되지 않으리라
(77) 다포리(多浦里) 정주섭(丁周燮)
事不尋常性本支 본성(本性)을 유지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닌데
人誰敢說適其時 마침 그때를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으랴
生曾誠養三隣頌 태어난 아이를 정성으로 양육해 삼린(三隣)이 칭송하였고
死亦名聲四境知 죽어서는 명성이 사방의 경계까지 알려졌네
一石鐫銘來世鑑 비석에 새긴 글이 세간의 본보기로 불러오니
多賓聳讚此筵詩 많은 손님들이 너나할 것 없이 연회에서 지은 시로 찬양한다
北堂日日晨昏節 날마다 북당(北堂)으로 가서 신혼(晨昏)의 절조를 지켰으나
尤欠難忘歲月遲 원한의 빚은 잊기 어려운데 세월만 더디 가네
[주1] 삼린(三隣) : 화목한 이웃(睦隣), 안정된 이웃(安隣) 그리고 부유한 이웃(富隣)
[주2] 신혼(晨昏) : 저녁에는 잠자리를 보아 드리고, 아침에는 문안(問安)을 드린다는 뜻. [혼정신성(昏定晨省)]으로, 자식이 아침저녁으로 부모의 안부를 물어서 살핌. 어버이를 극진히 봉양하는 것을 말한다.
(78) 근포(芹浦) 족형(族兄) 양장섭(梁章燮)
畵宵侍側不休移 그림 같은 초저녁에도 어른을 모시기를 쉬지 않았고
至孝終身衆所知 죽을 때까지 지극한 효도를 한 것을 뭇사람들도 모두 알았다
素質惟寒揮刃日 오직 대낮에 휘두르는 차가운 칼날에도 맞서는 질박함이 있었고
寸心己極報恩時 보은코자 자신을 극심한 상황에 내 던진 작은 마음이었다
愛日深誠言益敬 두터운 정성으로 부모를 섬기고 언행에 공경심이 가득했으니
治家凡節志無私 집안 살림살이의 범절(凡節)에도 사사로운 마음이 없었다
百源操行靑天感 온갖 지조와 행실의 근원이 되니 푸른 하늘도 감동하였고
九朔遺兒痛哭隨 아홉 달 후에 태어난 유복자도 통곡하며 따랐다
(79) 통영(統營) 산양면(山陽面) 당동리(堂東里) 남사(南史) 양재극(梁載克)
爲子如何爲孝冝 여하 간에 자식을 위해 마땅히 효도를 다하였고
孝於其孝最難之 가장 어려운 그 효(孝)를 효성(孝誠)으로 행하였다
深誠不怕攔鋒地 깊은 정성으로 두려움 없이 그 칼날을 막아냄으로써
懿德能全就死時 아름다운 덕행(德行)을 온전히 행한 죽음으로 이루었다
生長羣山靑片石 태어나 자란 일을 적은 뭇 산의 푸른 돌조각 아래
謳歌娥女繩新絲 새 명주실 끈으로 동여 맨 아리따운 여자가 칭송가를 부른다
先天萃閥曾無愧 선천적으로 문벌 가문에 태어난 분들은 부끄러움이 없다하지만
繼述瞭然衆所知 분명하게 선조의 뜻을 이어가고 있음을 뭇사람들 모두 안다하네
(80) 통영(統營) 산양면(山陽面) 시암(柴庵) 양태정(梁台正)
孝嗣承家孝婦冝 효(孝)를 이어받아 집안을 계승하니 마땅히 효부가 나왔고
一門三孝盍同彛 한 집안 세 효성의 상도(常度)가 어찌 그와 같지 아니하랴
聞名刺史當先啓 명성을 들은 지방의 관리가 당연히 먼저 사뢰었고
嘉蹟鄕論共勒碑 아름다운 자취에 시골 여론이 들끓어 함께 비석을 세웠다
剽不及親身不及 아비를 어찌하지 못하도록 겁박해도 몸이 미치지 못했는데
禮兼廢義腹兼遺 예(禮)를 아우르고 의(義)를 폐하여 뱃속의 아이를 남기었다
憑人忍說成仁事 사람들에게 인(仁)을 이룬 일이라고 차마 어찌 말하랴
將築就城白刃祠 장차 성(城)을 쌓으려고 흰 칼날에 사당을 세울 뿐
[주] 장축취성(將築就城) : 옛날에 등 문공(滕文公)이 맹자(孟子)에게 “제 나라 사람이 설 땅에 성을 쌓으려고 하기에 내가 매우 두렵기만 한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齊人將築薛 吾甚恐 如之何〕”라고 묻자, 맹자가 “임금이 그들을 어떻게 하겠는가. 단지 선행에 힘쓸 따름이다.〔君如彼何哉 强爲善而已矣〕”라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위급한 때를 당하여 환란을 막는 방법으로는 단지 선행에 힘쓰는 것이 가장 절실한 계책이라 한 것이다. 《맹자》 양혜왕 하(梁惠王下)에 나온다.
(81) 전(前) 의관(議官) 해농(海儂) 김의두(金義斗)
賊害蒼黃法遠時 매우 급히 도적에게 피해를 받는 동안 법은 멀리 있었고
挺身翼蔽救親危 앞장서서 아비의 위험을 구하고자 감싸 안게 되었다
蹈雖白刃應無憾 원한도 없는 사람을 발로 밟고 흰 칼을 휘둘러
死在靑年就不悲 청년으로 끝내 죽음에 이르렀으나 슬퍼하진 않았다
一心誠孝春秋大 오직 한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일 년 내내 효를 행하였으니
萬古綱常日月知 만고(萬古)의 강상(綱常)을 해와 달이 알리라
行人指點山影暮 저물녘 길손이 가리키는 산 그림자 드리운 곳에
石語分明碧水涯 비석의 내력을 푸른 바다 물가에다 선명히 드리웠네
(82) 가배리(加背里) 은호(隱湖) 김일현(金一鉉)
維我東方遐海湄 아! 우리 동방의 나라 먼 바다 물가에서 일어났던
若人之孝聽仍悲 아주 슬픈 효도를 행한 이야기가 있었다
代身奉養終餘日 다른 사람을 대신해 봉양하며 남은 날을 다했고
遺腹繼承待後時 유복자가 선조의 뜻을 계승하여 후대를 대비했다
萱室忽生舐犢嘆 원추리가 갑자기 집안에 생겨나니 지독(舐犢)에 탄식하는데
仙程己負哺烏私 신선의 길은 이미 저버리고 사사로이 반포오(反哺烏)가 되었어라
播傳衆口兼竪石 뭇사람들의 입으로 전파되어 비석을 세우게 되었는데
不滅新跡可與辭 이러한 새로운 자취는 사(辭)와 더불어 불멸할 것이다
[주1] 원추리 핀 집(萱室) : 어머니가 주로 계시는 뒷채의 마당에 원추리를 많이 심었으므로‘어머니’를 상징하는 의미가 되었다. 양친이 함께 계시는 공간의 의미로도 사용한다.
[주2] 지독(舐犢) : 어미소가 송아지를 사랑하여 혀로 핥는 일. 뜻이 바뀌어,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하는 일
[주3] 반포오(反哺烏) : 새끼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기른 은혜에 보답한다는 까마귀
(83) 부춘리(富春里) 재현(再賢) 전진현(全珍賢)
磷磷玉石刻爲碑 맑고 깨끗한 옥석(玉石)인 비석에다 새겨놓았으니
紀頌榮名永世垂 역사에서 칭송하는 영광스러운 명예로써 오랜 세월 전하리라
贖刑小女功無大 형벌을 속죄하기 위해서는 소녀의 공로보다 더 큰 것이 없었고
縛楚忠臣事與危 위태한 사건에도 충신은 초나라를 결박했다한다
緣節何烈幽明異 인연의 절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유명(幽明)을 달리했으니
爲是晨辰定省冝 마땅히 혼정신성(昏定晨省)을 다하는 것이 옳다
遙知黙會天然的 멀리서도 알겠노니, 자연스럽게 스스로 깨닫게 되는 바
南國文章酒又詩 남쪽 나라의 문장에는 술과 시를 함께 한다네
[주1] 속형(贖刑) : 죄(罪)를 면하기 위하여 돈을 바치는 형벌(刑罰)
[주2] 혼정신성(昏定晨省) : 밤에는 부모의 잠자리를 보아 드리고 이른 아침에는 부모의 밤새 안부를 묻는다는 뜻으로, 부모를 잘 섬기고 효성을 다함을 이르는 말
(84) 율포리(栗浦里) 이봉균(李奉均)
卜日告成遠近知 좋은 날에 낙성식을 고하고자 멀고 가까운 곳에 알리고
小春十月正佳時 소춘(음력 십월) 바로 아름다운 때를 택하였다
二字遍題猶不愧 두 글자를 제목으로 번갈아 쓰니 가히 부끄러울 게 없었고
千秋事蹟更無疑 천추에 전할 사적에 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臯子常懷風樹痛 고자(皐子)가 항상 그리워했던 풍수통(風樹痛)이 있었고
王生每泣蓼莪詩 왕부(王裒)는 육아(蓼莪)의 시(詩)를 통해 매일 울었다한다
明沙之上率來麓 명사 마을 위쪽 산기슭으로 여러 사람들을 이끌고 왔는데
多少行人又口碑 다소간의 행인들 또한 그 덕행을 일컫네
[주1] 고자(皐子) : 중국 주(周) 나라의 효자. 어머니가 죽자 봉양(奉養)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을 슬퍼하며 울었다는 고사에서 ‘풍수지탄(風樹之嘆)’이란 말이 유래함.
[주2] 풍수통(風樹痛) : “나무가 잠잠해지려 하나 바람이 자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려 하나 어버이는 기다려 주시지 않는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자식이 어버이를 여윈 슬픔을 뜻한다.
[주3] 육아(蓼莪)의 시(詩) : 시경(詩經)에 실려 있는 육아(蓼莪)라는 시(詩)는 원문(原文)에 진(晉)나라 왕부(王裒)가 부른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음이 부모가 이미 돌아가신 뒤에 아픔이니, 부모가 이미 돌아가심에 모습을 다시 볼 수가 없고, 소리를 다시 들을 수가 없으니, 비록 맛있고 가볍고 따뜻한 것이 있으나 받들 바가 없다. 낳으셔서 기름에 어려움을 생각하고, 다시 부지런하심을 돌아보니 망극(罔極)한 은혜 이미 갚을 길이 없으니 끝없이 슬프고 역시 어찌 그칠 수가 있으랴. 이것이 ‘육아(蓼莪)의 시’가 지어진 이유이다.
(85) 가배리(加背里) 박주식(朴周植)
風聲感發自爲詩 들리는 명성에 감동이 일어나 스스로 시를 지었는데
梁氏令名遠近知 양씨(梁氏)의 좋은 명성이 멀고 가까운 곳까지 알려졌다
代身豈謂歸傷孝 아비를 대신해 죽은 상효(傷孝)로 돌아왔으니 어찌하랴
急地方看出秉彛 위급한 상황에서 바야흐로 타고난 천성이 나타났음이다
鄕邦矜式眞無愧 시골에서는 조심해서 법을 지키나 참으로 부끄러움이 없지만
山海崇深永有思 높고 깊은 그 산과 바다를 영원히 생각하리다
白日昭昭天上在 밝은 태양이 하늘 위에 떠있는데
千秋行蹟屹斯碑 천추에 남을 행적은 이 비석에서 확고하게 남으리
[주] 이효상효(以孝傷孝) : 효성이 지극하여 어버이의 죽음을 슬퍼하다가 병이 나거나 죽음
(86) 율포리(栗浦里) 주용수(朱用守)
聞道明沙水一涯 도(道)를 깨달은 명사마을 한 물가의
人稱三孝乃如斯 사람들이 세 효성을 이와 같이 칭찬하네
爲父代身寧有恨 아비를 대신 했으니 어찌 한(恨)이 있으랴만
存孤事舅可無悲 시아버지 일로 고아를 양육하니 슬픔을 어찌 드러내랴
表宅樹風今古典 표택(表宅)으로 풍교(風敎)를 일으켜 세움은 고금의 법전이니
銘心刻骨畵宵思 원한을 마음 깊이 새기면서 그림 같은 밤에 숙고해 본다
慈情不忍倚門望 어머니의 정(情)인 의문이망(倚門而望)을 차마 볼 수 없는데
竪石凄然血淚垂 비석을 세워보니 처연하여 피눈물을 드리운다
[주1] 표택(表宅) : 충신·효자·열녀 등의 집 앞에 정문(旌門)을 세워 표창하는 일.
[주2] 의문이망(倚門而望) : 어머니가 자녀의 돌아오는 것을 마음을 졸여가며 기다림
(87) 근포(芹浦) 덕재(德才) 강갑조(姜甲祚)
緩急初心各有時 완급(緩急)과 초심(初心)은 각기 때에 따라 드러내는데
云云此事世聞知 이러이러한 이 일은 세간에서 들어서 잘 안다
扶家養志誠無攺 가정을 부양하고 지극한 효도를 하는데 참으로 변함이 없었으니
易地全常史可垂 입장을 바꾸어 항상 생각해보면 역사에 전할 수 있는 일이다
生死自爲同日語 생사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행한 바를 함께 논하면서
記鐫兼作百年規 백년을 내다보고 새겨 기록하였고 아울러 세웠다
行路幾多回首望 사람이 살아가는 길에서, 수없이 고개를 돌아보게 하지만
一門舄赫兩相宜 찬란하게 빛나는 한 집안의 두 효성, 서로 잘 어울리네
(88) 이운면(二運面) 덕포리(德浦里) 반평오(潘平五)
推諸孝烈兩難虧 효행과 열행을 모든 이가 추천하나 이러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한데
梁氏家中此義隨 양씨(梁氏) 집안에서 이러한 의(義)를 따라주네
早終尙在爲仁本 일찍이 죽었어도 인(仁)의 근본이 아직 존재하고 있지만
固守不更慕正彛 바른 상도(常度)를 그리워하며 고수(固守)하지는 않았다
始認綱常夫婦志 비로소 부부의 뜻인 강상(綱常)의 법도를 알았고
積來卷軸士林詩 사림의 시(詩)와 글발 등이 많이 쌓여 축(軸)을 헤아렸다
行客莫嘆旋表晩 지나가는 나그네여~ 저물녘 표석을 돌며 한탄하지 말라
堪言片石後昆垂 어찌 감히 후손이 전하는 조각돌이라고 말하랴
(89) 구천리(九川里) 김석주(金石周)
捨生就死孝尤冝 목숨을 버리고 죽음을 택한 효(孝)가 한층 아름다운데
近古傳來罕若斯 근래에 전해오는 이 효성은 드문 일이다
窮天危命誰能代 하늘도 궁한 위급한 생명을 구한 바, 뉘가 대신할 수 있으랴
易地私情子獨知 개인의 일로 바꾸어 생각하니 자식이 홀로 깨우친 것이다
穉蘭知積經春跡 지난봄의 자취를 어린 아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는데
斷琴空含愛日思 끊어진 거문고를 공허하게 품고는 날마다 효성만 생각한다
風雨全晴沙十里 비바람이 완전히 멈춘 개인 날, 명사 십리에
龜頭歲月也遲遲 거북이가 머리 내밀고 세월 따라 느릿느릿 가고 있구나
[주] 단금(斷琴) : 춘추 시대 초(楚) 나라 사람 종자기(鍾子期)가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잘 이해하였는데, 그가 죽자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고 종신토록 연주하지 않았다는 고사로서 지기(知己)를 잃은 슬픔을 말한 것임. 《列子 湯問》
(90) 제주(濟州) 이기옥(李奇玉)
人間難事獨能爲 인간 세상에서 어려운 일을 어찌 능히 이룰 수 있으랴
辨命存親更不疑 아비를 구하고자 생명을 주저함에,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徒手冒危天莫救 맨손으로 위험을 무릅쓰나 하늘도 구원하지 못하니
狂奔擲刃賊無知 칼날을 휘두르며 광분하는 무지한 도적이었다
哀瑟絃傷聲自若 가엾게도 거문고 줄이 상하여도 소리가 평소와 같았고
芳蘭芽茁臭尤奇 향기로운 난초 싹이 트이니 냄새가 더욱 기이하였다
片石有光仍紀實 실제 사실을 새긴 글로 인하여 조각돌이 윤이 나는데
挂笻相看悵同涯 지팡이를 놓고 서로 바라보며 함께 물가에서 한탄했다
(91) 율포(栗浦) 조암(慥菴) 허즙(許楫)
事舅至誠脫父危 아비의 위험을 벗어나게 했고 시아버지에게 정성을 다했으니
一家雙孝事尤奇 한 집안의 두 효성은 참으로 기특한 일이었다
挺身冒刃仁之勇 앞장서서 칼날을 무릅쓰고 인(仁)을 실천한 결단이었고
處變存孤義所冝 마땅히 의(義)를 행하였고 고아를 양육하며 잘 변통했다
實蹟已登道伯啓 관찰사의 장계를 통해 실제의 자취를 이미 기재했고
風聲多出士林詩 사림들의 시(詩)에서 들었던 명성들을 수없이 드러냈다
千秋可語惟玆石 오랜 세월동안 오직 이 비석이 말을 해줄 것이고
紅篆分明永遠垂 붉은 글씨로 인해 틀림없이 영원히 전해질 것이다
(92) 탑포(塔浦) 금파(錦坡) 이관표(李寬杓)
忘身投敵脫親危 자신을 돌보지 않고 적에게 뛰어들어 위급한 아비를 구했는데
日晏村深寂寞時 저물어 가는 마을은 점점 적막에 빠져들었다
夫死婦從非可惜 지아비가 죽어 그 아내가 따랐다면 매우 애석하지 아니하랴
腹遺舅老正堪悲 뱃속의 아이와 늙은 시아버지는 서글픔을 금할 수 없었다
世事蹉跎猶典闕 세상일에는 불안전한 법으로 인해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하고
儒風感發自爲詩 유학의 풍속에 감응하여 스스로 시(詩)를 짓기도 한다
又有賢仍能繼述 또한 어진 후손들이 조상의 일을 이어가기도 하니
千秋石語路人知 오랜 세월동안 길가는 사람들이 비석의 이야기를 알리리라
(93) 이운면(二運面) 아주리(鵝州里) 의산(義山) 강관성(姜寬聲)
天日無私照有時 하늘의 태양은 사사로움이 없어 때마다 비추는데
今朝滌盡昔年悲 오늘 아침에 깨끗이 씻고 보니 여러 해 전의 슬픔이네
當場冒死令人恨 이 자리에서 죽음을 무릅썼던 어진 이의 한(恨)인지라,
本意損生脫父危 본디의 참된 심정이 위급한 아비를 구하고 생명을 버렸다
四方稱孝家聲大 사방에서 효(孝)를 칭송하니 집안의 명성 성대한데
諸族多光祖蔭垂 여러 일가들이 더없는 자부심으로 조상의 음덕을 기린다
佳水佳山依舊在 아름다운 산수(山水)는 옛 모습 그대로인데
名區誰復主人爲 이름난 지역에서 누가 다시 주인이 되랴
(94) 산촌리(山村里) 양파(陽坡) 김민정(金珉正)
人間至孝一難之 인간의 지극한 효도는 한결같기가 어려운데
雙得梁門特此奇 양씨 가문의 두 효성은 특별하고 기특하다
秋脫荷閨紅守蘂 가을을 벗어나니 안방의 연꽃이 꽃술을 붉게 피우고
春深蘭沜紫生枝 봄이 깊어가니 물가의 난초가 자줏빛 잎사귀를 만드네
捍親不避從天日 피하지 않고 아비를 막아서니 하늘의 해가 따르고
爲國猶然易地時 나라를 위해 여전히 국경을 지키었네
石語常存千載後 비석에 새긴 글은 천년 후에도 언제나 존재할 것이고
苔文實蹟拜相知 실제의 자취를 기록한 이끼 낀 글로써 서로가 알고 절을 하리라
(95) 이운면(二運面) 아주리(鵝州里) 김상영(金尙榮)
子仁婦孝孫謨支 어진 자식과 효성스런 며느리가 후손에게 계책을 전하였으니
赫赫三綱動四知 혁혁한 삼강(三綱)은 사방에 알려져 감응하였다
供旨無違能順志 뜻을 받들어 어긋남이 없이 어른의 명령을 쫓았고
致誠不及奉含飴 정성을 다하니 함이농손(含飴弄孫)에 이르지 못함이 없었다
血新千古捍親地 오랜 세월동안 아비를 위해 죽은 효성으로 새롭게 물들였고
天感當年殛敵時 그 해에 하늘이 감동하여 도적을 죽이게 했다
載來片石言何足 조각돌을 싣고 돌아왔으니 무슨 말로 형용하랴
復有長江咽萬朞 장강(長江)물을 또다시 만년동안 삼킬 만큼 영원하리라
[주1] 삼강(三綱) : 유교 도덕의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도리. 곧, 임금과 신하[君臣], 아버지와 자식[父子], 남편과 아내[夫婦] 사이에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
[주2] 함이농손(含飴弄孫) : 엿을 입에 물고 손자를 데리고 논다는 뜻으로, 노인이 마음 편히 소일함을 이르는 말이다.
(96) 일운면(一運面) 지세포(知世浦) 기남(冀南) 박진효(朴鎭孝)
當時父子兩難支 당시에 부자(父子)가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活父至誠子道宜 지극한 정성으로 아비를 살리고 자식은 도의(道義)를 행하였다
憶昔吉翎梁國事 옛일을 생각건대, 양씨가 나랏일을 아름답게 행한 일인데
千秋孝義一身垂 천추의 효행과 절의로써 한 몸을 던졌다고 전해온다
(97) 이운면(二運面) 덕포리(德浦里) 옥유환(玉有煥)
三事人間一義支 인간의 세 가지 일 중에 하나가 의(義)를 지키는 것이니
惟妻是子道無岐 오직 그의 처와 아들의 길에는 갈림길이 없었다
穉能號絶天應稟 어린 아이가 통곡하며 하늘에 여쭙는데
姙若下從地忘圮 임신한 아내는 땅이 꺼지는 마음으로 따라 죽고자 했었다
十里明沙來去路 십리 명사리를 오고가는 길에서
千秋竹史古今儀 천추의 역사를 생각하며 고금을 헤아렸다
闡揚語石三成立 세 효성을 이룬 비문(碑文)이 밝게 드날리니
自此吾東作柱砥 이로부터 우리나라는 기둥의 주춧돌을 세웠다
(98) 산양(山陽) 박혁엽(朴奕燁)
一筆蒼黃淚欲垂 한 문장이 어쩔 수 없는 눈물을 드리우는데
斯人也孝感於詩 이 사람의 효성에 감동해 시를 짓는다
海帆風落靑山夢 바다의 돛배가 바람에 뒤집히니 청산(靑山)의 꿈이런가?
椿蘂霜空紫刃眉 부친의 자줏빛 칼날 같은 눈썹에 쓸쓸히 서리 내렸네
臨急孰無眞性發 위급한 상황에서 누가 진정 영리함이 없으랴만
成仁或有殺身危 혹은 위급함에 살신(殺身)하여 인(仁)을 이루기도 한다
彼天黙黙遙相應 저 하늘은 묵묵히 서로 응함에 소원하기도 하지만
朝奉大夫紀實碑 조봉대부(朝奉大夫)의 기실비(紀實碑)가 여기에 있다네
[주1] 성발(性發) : 영리(怜悧)함. 눈치가 빠르고 똑똑함. 슬기롭고 민첩함
[주2] 살신성인(殺身成仁) : 자기 몸을 희생하여 인을 이룸. 옳은 일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주3] 조봉대부(朝奉大夫) : 조선시대 문신 종4품 하계(下階)의 품계명
(99) 탑포(塔浦) 창남(蒼南) 박재근(朴在根)
士林請帖四方詩 사림들이 청한 문서와 사방의 시(詩)가 가득한데
大晏告成十月時 크게 늦은 평온한 10월 달에 준공식을 알려왔다
一家雙孝眞無愧 한 집안에 두 효성은 참으로 부끄러울 것이 없으니
百世令名正合宜 백대에 전할 좋은 명성이라 마땅히 마음에 흡족하였다
吾今擊節猶三嘆 내가 지금 박자를 맞추면서 가히 세 번을 탄식하는데
孰不聞風轉一噫 누구인들 소문을 듣고 더욱이 한숨을 쉬지 아니하랴
珉片龜頭江上麓 옥돌 조각 귀두(龜頭)를 바닷가 산기슭에 설치하니
行人又是口成碑 행인(行人)이 또한 만구성비(萬口成碑)가 맞다하네
[주] 만구성비(萬口成碑) : 만인(萬人)의 입이 비(碑)를 이룬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칭찬하는 것이 송덕비(頌德碑)를 세우는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
(100) 족숙(族叔) 양재선(梁在善)
當世立言問有誰 지금 세상에 교훈이 될 만한 말을 누구에게 물어보랴
士林闡發四方知 사림들이 명백히 밝혀 사방에 알려졌다
竪石千秋傳不泯 천추에 남길 비석을 세워 끊이지 않고 전하려고 하는데
聞風百代證無疑 백대(百代)동안 의심할 바 없는 증거라고 소문이 들린다
道路觀瞻行旅誦 도로에서 나그네가 바라보며 칭송했고
家庭模範後昆垂 모범적인 가정은 후손에게 전해졌다
德門美事無加此 덕망 있는 집안의 아름다운 일로는 이보다 더함이 없었으니
紅篆分明紀實碑 기실비에 새긴 붉은 글자 틀림없다네
(101) 인제(姻弟) 아주(鵝州) 윤성수(尹聖銖)
千古大綱支 천고에 빛나는 가장 중요한 일을 보전했고
孝心忠可移 효심(孝心)이 옮겨가 임금께 충성을 하였네
衛親死何惜 어버이를 지키다 죽었으니 어찌 애석하지 않으랴
奉舅生忘冝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당연히 유복자를 낳아 길렀다
名登道伯啓 도지사가 장계를 통해 이름을 올렸고
聲動士林詩 명성은 사림들의 시(詩)를 통해 드러났다
孤兒能繼志 고아(孤兒)도 능히 뜻을 이어갈 수 있으니
一門三絶奇 한 집안의 세 가지 절조, 기특하여라
(102) 다포리(多浦里) 강우익(姜佑益)
士林紀實不容私 사림들이 사사로움을 수용하지 않고 실제 일을 기록하여
百代風聲遠近知 백대에 전할 좋은 명성을 멀고 가까운 곳 모두 알렸네
若人可謂根天孝 이 같은 사람을 세상의 근본인 효도(孝道)를 행하였다하고
擧世皆稱秉性彛 온 세상이 떳떳한 도리를 지켰다고 모두가 칭송하네
傳之不朽登輿頌 영원히 전해질 명예를 이루었다고 칭찬하면서
垂以無窮載集詩 무궁하게 전해질 시(詩)를 모아 실었다네
酒所詞場人似海 술과 더불어 문단(文壇)의 사람들이 바다와 같아서
小春十月告成時 소춘(小春)인 10월에 낙성식을 고하였다
(103) 거제(巨濟) 남동(南洞) 정치권(鄭致權)
巍然一石篆烟垂 우뚝 솟은 돌 하나에 적힌 글씨, 안개 드리우고
躅跼臨風起我思 바람에 머뭇거리다 잠시 옛 생각에 잠긴다
角逐犬羊難抗敵 적도(賊徒)와 겨루면서 버티어 내기가 어려우니
翔高鸞鳳轉傾危 난새와 봉황도 높이 날아올라 위태로움에 맴도는구나
兒登綠笘悲哀日 아이를 푸른 회초리로 다스리니 슬프고 서러운 날이지만
婦護紅荷定省時 혼정신성(昏定晨省)하는 며느리를 붉은 연꽃만이 지켜줄 뿐
三孝揚揚輸史筆 자랑스러운 세 효성을 역사의 기록으로 실어서
百年塵土使無虧 백년의 진토(塵土)에도 이지러짐 없으리라
[주] 혼정신성(昏定晨省) : 밤에는 부모의 잠자리를 보아 드리고 이른 아침에는 부모의 밤새 안부를 묻는다는 뜻으로, 부모를 잘 섬기고 효성을 다함을 이르는 말
(104) 부춘리(富春里) 남상항(南相亢)
往古來今最有冝 예로부터 지금까지 당연히 가장 뛰어난 일이었으니
妻收夫孝一生持 그 처는 효도를 다한 지아비를 거두고 일생을 견디어냈다
雙垂靑史春秋誼 춘추(春秋)의 정의를 다한 두 효성은 청사(靑史)에 드리울 것이고
三秀綠陰寶樹枝 빼어난 세 효성은 보물나무의 푸른 나뭇잎 그늘에 드리울 것이다
樽前莫唱相思曲 술통 앞에서 상사곡(相思曲)을 부르지 말라
堂上難堪代死悲 대청 위에는 대신 죽은 슬픔이 난감하리니
截彼巖巖名實蹟 저 우뚝 솟은 명실상부한 자취여~
深銘維石小無疪 깊이 새긴 바윗돌에는 작은 허물도 없었다네
(105) 탑포(塔浦) 강내화(姜乃化)
買絲繩孝紀斯碑 실을 사서 효(孝)라는 줄을 만들어 이 비석에 계통을 적었고
江上淸風孰不悲 바다 위의 맑은 바람, 누군들 슬프지 않으랴
親命當危身被逝 위급한 아비의 목숨을 위해 몸을 던져 죽었으나
里人畏㤼指山移 마을 사람들은 두렵고 겁이 나서 저 산으로 피했다
守荷賢婦誠心切 어진 며느리는 연꽃을 지키며 성심을 다했고
遺腹穉兒香火持 유복자 어린 아들은 향불을 피우며 지켜나갔다
如是芳名何晩表 이와 같이 아름다운 이름, 어찌 이리 늦게야 드러났더냐?
士林此會至今遲 사림(士林)의 이러한 모임은 지금도 더디어라
(106) 탑포(塔浦) 손치조(孫致祚)
雙孝風聲遠近知 두 효자의 명성이 멀고 가까운 곳까지 알려져
明沙麓上立新碑 명사리 산기슭에 새로이 비석을 세웠다
衛親一念死何惜 아비를 지키고자 하는 일념이니 어찌 죽은들 애석하랴
奉舅深誠生亦冝 두터운 정성으로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또한 자식을 낳아 길렀다
白刃當前其事急 눈앞에서 흰 칼날에 당한 위급한 사건이었는데
靑天在上此心知 푸른 하늘이 위에 있었으니 이 마음만 알리라
士林聳動鄕隣會 유림(儒林)들은 놀라 몸을 떨며 마을 이웃에 모였고
紅篆煌煌紀實時 빛나는 붉은 글씨로 그때 사실을 기록했다네
(107) 학동리(鶴洞里) 진치주(陳致柱)
一門雙孝士林知 한 집안의 두 효성을 사림(士林)들이 알고 있어
爲建梁公紀實碑 양(梁) 공의 기실비(紀實碑)를 세우기로 했다
長老文章鄕護美 장로(長老)들의 문장으로 시골의 아름다움을 지켜내니
大夫官爵國思慈 대부(大夫)의 관작(官爵)은 나라에서 생각해 하사한 자애였다
生當守烈淩霜竹 태어나 당연히 지켜야 한 것을 서리 맞은 대나무를 두려워하랴
死又傾城向日葵 죽어서 태양을 향한 해바라기처럼 성이 기울만한 미덕을 얻었다
在世誰曾無父母 세상에 부모 없이 뉘가 태어나 살아가랴
此皆人子所箴規 이 모든 것은 자식으로서 사람의 도리를 다함이었다
(108) 학동리(鶴洞里) 진남조(陳南祚)
生無慚德死無私 살아서 부끄러움이 없었고 죽어서는 사사로움이 없었으니
雙孝堂堂日月垂 당당한 두 효성에 해와 달이 드리우네
一片誠心冰玉色 한 조각 정성 어린 마음은 얼음과 구슬 빛이고
千秋貞節竹松枝 천추에 남을 정절(貞節)은 송죽(松竹)의 가지일세
石文紀實人皆見 실제 사실을 적은 비석의 글을 사람들이 모두 바라보는데
家道與廉世共知 청렴한 집안의 도(道)를 세상 사람이 공히 알고 있다네
我有重親終可慕 나는 부모 조부모가 생존하여 항상 사랑하고 있지만
天經地義盡於斯 천경지의(天經地義)는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다
[주1] 참덕(慚德) : 참덕은 덕이 미치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뜻으로, 즉 주 무왕(周武王)이 태공망(太公望)의 계책에 의해 당시 천자였던 은나라 주(紂)를 정벌한 것을 뜻한다.
[주2] 천경지의(天經地義) : 하늘이 바른 길을 얻고, 땅이 적절함을 얻는 길을 뜻한다. 영원히 변할 수 없는 도리나 이치를 말함.
(109) 거제면(巨濟面) 동상리(東上里) 진기붕(陳起朋)
蠻鋒突入里門馳 오랑캐의 칼날이 갑자기 마을 어귀 문으로 질주해 들어오는
委命存親在此時 이때에 위급한 아비를 구하고자 목숨을 맡기게 되었다
寃恨堆山無地訢 원통한 한(恨)을 산에다 쌓아 놓으니 기뻐할 곳이 없는데
誠心貫日有天知 날을 거듭하는 성심(誠心)을 하늘만은 알고 있으리라
臨廚婦切敲冰志 정성스런 며느리는 부엌에서 얼음 같은 마음을 두드렸고
侍室兒焦陟阽思 위태롭고 안달하는 아이를 집에서 양육하였다
身後百年留一石 죽은 후 백년이 지나도 한 비석에 남아 있으려니
敎君名蹟不曾虧 그대를 본받아 이 이름난 유적도 어그러짐이 없으리라
(110) 거제면(巨濟面) 동상리(東上里) 자형(子衡) 유한진(柳澣鎭)
一門雙孝世皆知 한 집안의 두 효성을 세상이 모두 알지만
此事今來忘可宜 어떤 일인지 지금까지 이 일을 잊고 지내왔다
易地成名終不悔 변방의 땅에서 명성을 이뤘지만 끝내 후회하진 않았고
根天養志愼於儀 하늘의 근본인 효도를 다했으니 법도를 따랐음이다
帰死可爲同日語 몸을 던져 죽은 일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寄生最愛百年支 태어나 살면서 가장 사랑 받으며 백년을 유지했으리라
行人指點欣相賀 행인이 기쁘게 축하하며 가리키는 그곳에는,
竹史交傳石面垂 역사에 넘길 효성이 비석면에 드리우네
(111) 명진(明珎) 옥문수(玉文銖)
一性根天死不移 하늘의 근본인 하나의 성품은 바뀌지 않으니
能爲人子所難爲 능히 잘 하는 사람의 아들은 하기 어려운 것도 꺼리지 않는다
只緣竭力全倫理 오직 인연에 모든 윤리로써 있는 힘을 다하는데
非敢輕身處險危 어찌 감히 위험한 곳에서 몸을 가벼이 하랴
椿壽靈長依昔日 영묘한 사람의 장수(長壽)는 지난날의 삶에 의거하는데
蓮胎圓結定何時 연꽃의 둥근 열매를 본 지가 언제였더냐
縱無金石寧湮沒 설령 금석(金石)이 자취도 없이 사라질지라도
衆口公傳後世知 뭇사람의 입으로 숨김없이 전해져 후세에 알려지리라
● 해금강 (海金剛 詩) / 옥문수(玉文銖) 1930년 동부면장.
海上金剛積不流 바다에 금강이 쌓이고 쌓여 흐르지 않아
千萬峰影一擧浮 천만 봉우리 일순간에 떠 있게 되었다네.
依希骨髓成殘島 흐릿한 골수는 여남은 섬을 만들고
磅磚精神寄遐州 웅대한 정신은 하주에서 보냈구나.
天外蓬萊生遠眺 하늘가 봉래가 아득히 보이고
雲中菩薩露全頭 구름 속 보살은 머리만 드러낸다.
曾聞這裡多靈藥 들으니 저속에 영약이 많다는데
願使吾生壽百秋 원하건대 나의 삶 영원했으면.
(112) 학동(鶴洞) 고석민(高碩旻)
當年事蹟士林知 그 해의 사적은 유림(儒林)들이 잘 알고 있고
紀實揚名大得冝 그 일로 인해 이름을 드날려, 마땅히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
釖末爲親從死日 아비를 위해 칼끝에 베여 대낮에 죽었으나
腹中遺子養生時 복중에 남겨진 아들은 어미가 낳아서 기르게 되었다
松標貞節寒何攺 소나무에 기록한 정절(貞節) 쓸쓸하니 어찌 바꾸지 않으랴
玉色精神滑不疪 결점 없이 반드러운 아름다운 얼굴과 정신이었다
仁道分明由此始 어진 길은 분명히 이로 말미암아 시작됐고
能行人所未行之 남이 하기 어려운 행실을 능히 할 수 있었다
(113) 가배리(加背里) 김길진(金吉振)
百行人間何所爲 인간의 온갖 행실, 무슨 할 일 있겠냐마는
一門雙孝乃如斯 한 집안의 두 효성이 이와 같았네
哀此代身天必感 아비를 대신한 이러한 슬픔은 하늘도 반드시 감동하리라
幸其遺腹世應知 다행이 유복자(遺腹子)를 세상이 응당 알게 되었다네
風雨時時磨泐處 때때로 비바람이 비석의 글자를 닳게 해도
石文字字勒成碑 비문(碑文)의 글자마다 힘써 견디며 비석을 지킨다네
婦行子職誠難事 며느리의 행실로 자식이 직분을 다함은 진정 어려운 일이니
寸草丹田長不虧 작디작은 정성스런 마음이라도 오랫동안 이지러지지 않으리
(114) 산양리(山陽里) 사천(社泉) 윤보려(尹甫呂)
今來何忍問當時 지금까지 당시의 일을 차마 묻지 못했는데
肅殺金風敗玉芝 쌀쌀한 가을바람에 옥지(玉芝)가 시들어 버렸네
事白人間天日證 명백한 인간의 일은 하늘의 해가 증명하고
血紅泉下鬼神知 붉은 피는 저승의 귀신이 알리라
幸馳親有凶危逼 다행이 아비에게 달려가 흉도의 위험에 마주했지만
專賴妻能奉養孜 오로지 아내에게 의지해 어버이를 봉양할 수 있었다네
若使孝忠歸一處 만일 이처럼 충효(忠孝)가 한 곳으로 귀의한다면
應從紀信說心期 기신(紀信)이 응하여 좇았다는 마음 터놓는 이야기일걸세
[주] 기신(紀信) : 기신은 한 고조(漢高祖)의 충신으로 항우(項羽)가 형양(滎陽)에서 한 고조를 포위했을 때, 기신이 고조 대신 임금을 사칭하고 항우에게 항복함으로써 고조는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고 기신은 항우에 의해 끝내 참살되었다.
(115) 산양리(山陽里) 방행(邦杏) 이천수(李千銖)
刀不能當命盡斯 칼날에 당할 수가 없어, 이로써 생명을 다했고
誠心都是出於彛 모든 성심(誠心)을 다해 떳떳한 도리를 드러냈다
移措邦家忠亦可 국가의 국민들은 당연히 충성을 해야 하는데
憑推古典孝何疑 고전을 참고하여 헤아려보아도 효도에 무슨 의심 있으랴
殘凶讎賊天還報 흉악하고 원수인 도적을 하늘이 알고 갚아주었으니
一大常倫世特垂 가장 큰 인륜의 떳떳한 도리를 세상에 특별히 전한다네
堪憐堂上晨昏省 애처로운 대청 위 어른을 아침저녁으로 살피는
妻子無違似舊時 며느리와 손자는 예전처럼 어김없이 성심을 다하네
[주] 방가(邦家) : 국가, 일정한 영토를 보유하며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독립된 주권을 갖추고 있는 사회의 정치 조직
(116) 둔덕면(屯德面) 방하리(芳下里) 만포(晩圃) 윤영주(尹永周)
身當白刀正無疑 곧바로 의심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흰 칼날에 몸을 맡겨
父得其全子孝冝 아비를 온전히 구하고 자식은 마땅히 효도를 다했다
賢仍痛切親非命 그 아드님은 극히 적절하게 행하고는 비명(非命)에 갔고
烈婦深盟夫訣時 며느리는 열부로써 맹세하며 지아비와 사별했다
實行有憑因語石 비석에 새긴 말씀에 의거하여 실제 행(行)하고자
嘉言未盡又題詩 아름다운 말로 다 표현하진 못했으나 시(詩)를 썼다
從此吾生多感慕 이로부터 나는 더 많은 감정으로 추모할 것인데
式門今日恨來遲 오늘 낙성식에 참석해보니 한(恨)이 천천히 밀려오네
(117) 다포리(多浦里) 주성찬(朱聖瓚)
卜日告成正此時 좋은 날 바로 이때 낙성식을 고(告)하니
四方人士各呈詩 사방의 인사들이 각기 시를 지어 바쳤다
竪石千秋傳不泯 천추에 남길 비석을 세워 끊임없이 전하노니
聞風百世證無疑 백세(百世)동안 전해질 의심할 바 없는 증거라네
扶植頹綱功愈大 무너진 인륜의 얼을 바로 세운 공적이 심히 뛰어난데
遍題雙孝事尤奇 쌍효(雙孝)라는 제목으로 시를 적고 보니 더욱 기특하다
賓筵秩秩笙歌動 정숙한 잔치 자리에 생황과 노래 소리가 어지럽고
鏡裡山川映酒巵 거울 속 같은 산천(山川)이 술잔에 비치네
(118) 한산면(閑山面) 석두(席頭) 초남(樵南) 박성완(朴性完)
彩映靑山淑且奇 노을 진 청산(靑山)을 맑고 기이하게 비추는데
一門雙孝正相冝 한 집안의 두 효자와 어울리지 아니한가?
替爺冒刃誰同日 참람한 아비를 구하고자 칼날을 무릅썼으니 뉘가 그러하랴
事舅怡顔忘倂時 그 일을 잊은 듯 시아버지께 때마다 안색을 부드럽게 했다
千秋不絶行人頌 오랫동안 끊임없이 이 일을 행인이 칭송하리니
百世應爲史氏知 백세(百世) 동안 응당 사씨(史氏)가 알고 있으리라
醉臥小春歌石話 소춘(小春)에 술에 취해 누워 비석의 이야기를 노래하는데
南原芳草更如絲 남원 양씨의 향기로운 풀, 실처럼 어여쁘네
(119) 한산면(閑山面) 호두(虎頭) 일금(逸琴) 강내권(姜乃權)
聞風處處世人知 가는 곳마다 들리는 소문에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雙孝家中執一規 집안의 두 효성은 오로지 모범적인 한 가지에 매달린 것이다
死亦取仁那可忘 죽어서 인(仁)을 취한 바, 어찌 잊을 수 있으랴
生當供職特相冝 살아서는 목이 떨어져도 직분을 받드니 특히 잘 어울렸다
誠心自在三綱重 자유자재로 성심을 다함이 삼강(三綱)의 중함이니
名字應爲百世垂 널리 알려진 이름은 응당 백대에 전해질 것이다
指證明沙光十倍 증거를 밝힌 명사 마을 이 일은 열 곱절 빛나리니
擾天苔雨不磨碑 하늘이 어지럽고 비에 이끼 껴도 비석은 닳아 없어지지 않으리
[주] 생당운수(生當殞首) 사당결초(死當結草) : 은인(恩人)에게 대하여 감사 보은의 뜻을 말함인데 곧 살아서는 목이 떨어져도, 은혜를 갚겠고 죽은 후로는 영혼이라도 은혜를 갚겠다는 말이다.
(120) 한산면(閑山面) 석두리(席頭里) 죽포(竹圃) 정주섭(鄭柱燮)
籍籍令名世所知 좋은 명성이 떠들썩하게 세상에 알려진 바,
扶綱養志倂其時 그 당시 강상(綱常)을 붙잡고 효도를 다했다
易地存親眞所罕 아비를 살리고자 죽은 효성은 참으로 드문 일인 바,
終年事舅忘何疑 시아버지를 봉양함에 어찌 머뭇거리며 돌보지 않으랴
須令史氏宜輸策 모름지기 사씨(史氏)로 하여금 계책을 보내야 하는데
最愛行人爲贈詩 다만 행인이 가장 사랑스러운 시(詩)를 선사해 왔어라
知是家中夫婦重 집안을 옳게 알고자 한다면 부부의 정이 중하여
小春同日立雙祠 소춘(小春) 10월 그날에 두 분의 사당(雙祠)을 세웠다
(121) 한산면(閑山面) 석두저수(席頭猪叟) 오위장(五衛將) 박문영(朴汶英)
東南浮彩毓於斯 동남쪽 바닷가에 고운 빛깔의 정기가 온통 떠다니니
遥想初年降嶽時 아득히 생각건대 초년(初年)에 높은 산의 정기를 타고났어라
侍舅元非稱口養 시아버지를 모시고 식구를 봉양함에 칭찬 받고자함이 아니었고
衛親曾在挺身隨 아들은 아비를 지키고자 곧바로 앞장서서 일찍이 몸을 던졌다
安危易地還相似 편안함과 위태함은 다르나 돌아보면 서로 닮은 데가 있고
生死由天豈不知 생사(生死)는 하늘에 달렸음을 어찌 알지 못하는가?
夫婦一門如是重 한 집안의 부부의 효성이 이와 같이 소중하니
爲將石語倍追思 앞으로도 비석의 말씀을 생각하며 더욱 추념(追念)하노라
(122) 남원군(南原郡) 북정(北亭) 정찬시(鄭贊時)
渾里蒼黃賊卒馳 온 마을에 어찌할 겨를도 없이 도적이 갑자기 몰려왔는데
救親那顧此身危 아비를 구하려니 자신의 위험을 어찌 돌아보았으랴
靑天臨上誠應感 푸른 하늘에 올라보니 참으로 마음이 응하여 느낀 바,
白刃當頭命不知 흰 칼날이 닥쳐와도 생명의 위험을 알지 못했다네
六旬姑舅居堂日 육순(六旬)의 시부모는 매일 집에서 거주하고
九朔遺兒在腹時 남겨진 아이는 아홉 달째 뱃속에 있었다
有時夫家有是婦 마침 그 시댁이 있기에 그 며느리가 있는 것이니
一門雙孝正相冝 한 집안의 두 효성, 서로 잘 어울리누나
(123) 사등면(沙等面) 지석(支石) 김윤현(金允炫)
萬古蒼蒼竹帛垂 만고에 창창(蒼蒼)하게 역사에 전하리니
如斯雙節罕聞知 이러한 두 절개는 드물게 알려졌다
死輕熊掌蒙戎釖 혼란한 칼날에 죽음을 가볍게 여기고 빛나게 헌신했으니
珎重龜頭紀實碑 기실비(紀實碑)의 귀부(龜趺)는 아주 소중하도다
里閈比前生色倍 마을의 이문(里門)은 예전과 견주어 더욱 체면을 더하고
家邦從後赫名熙 집안과 나라는 그 뒤로부터 빛나는 이름 한량없네
綱常所在人皆仰 강상(綱常)이 있었던 바,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데
海國儒林風化移 바닷가 고을의 유림(儒林)들이 풍화(風化)를 바꾸었다네
[주1] 귀부(龜趺) : 귀두(龜頭), 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碑石)의 받침돌.
[주2] 풍화(風化) : 교육과 정치의 힘으로 풍습(風習)을 잘 교화(敎化)시킴
(124) 이운면(二運面) 수월리(水月里) 옥재송(玉載松)
望夫石立海東陲 우리나라 변방에 망부석(望夫石)을 세웠는데
以栢爲舟泛彼涯 측백나무로 만든 배가 저 물가에 떠다니네
誓志靡他生亦烈 살아서 또한 두 마음을 먹지 않기로 맹세한 열녀(烈女)와
殺身成孝死尤奇 자기희생으로 효를 실천하고 죽은 아들, 참으로 기특하다
頌聲不絶千秋後 끊임없이 칭송하는 소리는 오랜 세월 이어질 것이고
令聞流通百世期 좋은 명성은 거침없이 흘러 백대를 기약하리라
爲賀開硏嗟未趂 벼루를 열어 하례코자 해도 아! 잘 쓰이지 않아
明沙十里付文辭 명사(明沙) 십리로 문사(文辭)를 보내노라
[주] 망부석(望夫石) : 멀리 길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그대로 죽어 돌이 되었다는 전설적인 돌, 또는 그 위에 서서 기다렸다는 돌
---이어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