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지털 세상, 더 현실화된다
2023년 주목할 혁신 기술·기기
오로라 기자
입력 2023.01.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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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엔 어떤 신기술이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올까. 올해 주목해야 할 혁신 기술과 관련 IT(정보 기술) 기기를 뽑아봤다.
◇올해 성장 전망되는 메타버스
그동안 VR(가상 현실)·AR(증강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산업은 화제성에 비해 이렇다 할 실체가 없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주요 외신은 2023년을 ‘VR과 AR의 해’로 전망한다. 헤드셋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던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에 대항할 새 기기들이 올해 등장하는 만큼, 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 기대작은 애플의 MR(혼합 현실) 헤드셋이다. 알루미늄·탄소 섬유를 사용해 크기와 무게를 대폭 축소했다. 맥북에 탑재하는 M2 칩이 적용돼, 정보 처리 능력도 노트북에 견줄만하다고 한다. 대만 HTC는 선글라스처럼 생긴 VR 헤드셋 ‘바이브 플로’를 이달 공개한다. 무게가 189g으로 가볍다. 가격도 3000달러 이상으로 예상되는 애플 헤드셋보다 훨씬 저렴한 499달러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기들은 너무 비싸거나 무거워서 쓰기가 어려웠다”며 “그런 단점이 개선된다면 메타버스 시장도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사이버 보안, 뜨거운 감자로
‘초연결 사회’ 진입과 함께 부쩍 늘어난 디지털 범죄 때문에 사이버 보안 기술이 뜨거운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랜섬웨어 범죄 조직 랩서스가 삼성전자·LG전자·MS 등을 연쇄 해킹했고, 친러시아 성향 ‘킬넷’은 광범위한 디도스 공격을 펼치기도 했다. 보안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이버 보안의 핵심 키워드는 ‘제로 트러스트(신뢰 없음)’다. 조직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 대해서도 암묵적으로 있던 신뢰를 없애고, 모든 잠재적 위협을 식별하는 기술을 대거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봇, 현실 곳곳에 등장
실생활 곳곳에 등장하는 로봇 분야도 올해 화제다. 이달 초 미국 CES 2023에선 사상 처음으로 농기계 업체 대표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사람 없이 24시간 작업 하는 자율 주행 농업용 트랙터, 로봇 분무기 등을 개발해 ‘농(農)슬라’라 부르는 미국 존디어의 존 메이 CEO다. 일본 농업용 로봇 스타트업 애그리스트도 올해 CES에서 자동으로 피망을 수확하는 로봇 ‘엘(L)’을 선보인다.
이뿐이 아니다. 포브스는 “비대면 자율 배송은 올해 최대 트랜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류 공장에선 로봇이 물건을 정리하고, 고속도로에서는 인간 운전자가 없는 자율 주행 배송 트럭이 달린다는 것이다. 페덱스는 라스트 마일 배송 로봇을, 우버이츠는 음식 배달 로봇을 투입할 전망이다.
◇가상 인간 전성시대
CNBC는 지난 2일 “이제 기업들이 가상 인간을 돈 주고 채용하는 시대가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테크 기업 바이두는 가상 인간을 제작해 기업들과 국영 언론 등에 연간 최고 이용료 1만4300만달러를 받고 판매하고 있다. 가상 인간은 한번 이용료를 내면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일하고, 별다른 추가 비용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국내에선 한컴프론티스가 스타트업 플루닛과 손잡고 가상 인간 사업에 나섰다. 네이버·LG전자 등은 이미 가상 인간 모델을 활용해 광고를 만들고 있고, 방송사들 역시 가상 인간 앵커로 뉴스를 전달하기도 한다.
◇기후변화에 뜨는 그린테크
지구를 살리는 ‘그린 테크’도 주목받는다. 유럽·미국을 선두로 올해부터 탄소 중립 규제가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CES 2023에서도 친환경 기술이 대거 등장한다. SK텔레콤은 AI가 태양광·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가상 발전소’를 전시한다. 롯데케미칼도 화학 공장에서 탄소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재생 플라스틱, 전기차, 수소발전 등 친환경 기술도 올해 본격 확대될 전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