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처벌과 동성혼 합법화 사이
남성 간 동성애를 처벌하는 법을 만든 영국은 1967년 그 법을 폐기했고, 2022년에는 해당 법으로 인해 과거 유죄판결을 받은 남성들을 일괄 사면하고 전과기록을 삭제했다. 2014년에는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에서, 2020년에는 북아일랜드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식민지 시절, 영국에 의해 동성애 처벌법이 강제된 인도 역시 2011년 인구조사 양식에 남성과 여성 외에 '제3의 성별' 카테고리를 포함시켰고, 2018년에는 동성애를 처벌하던 형법 377조항의 일부를 폐지하는 등 동성애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애초에 동성애 처벌법을 만든 영국은 진작에 그 법을 폐지했고, 그 법이 처음 적용됐던 인도마저 그 법을 버렸는데, 싱가포르는 최근까지도 그러지 못했다. 싱가포르의 성소수자들은 남성 간의 성관계를 처벌하는 377A 조항을 폐지하기 위해 온라인 청원 사이트를 만들고, 집회와 시위가 엄격하게 통제되는 싱가포르에서 집회 성격의 핑크닷을 2009년부터 매년 개최했다. 첫 번째 핑크닷은 미국 국무부의 인권 보고서에 포함될 만큼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후 377A 조항 폐지를 위한 법정 다툼이 2010년 이후 다섯 번이나 있었다.
구강성교에 대한 처벌이 폐지된 지 15년이 지난 2022년, 당시 총리였던 리셴룽은 내셔널데이 연설에서 377A 조항이 폐지되고 더 이상 동성애로 인한 처벌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동성애 처벌 조항을 삭제한 새로운 법안이 제출되고 다음 해 1월에 공표됐다. 이로써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져 오던 동성애에 대한 처벌법이 싱가포르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성소수자들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동성애 처벌법인 377A 조항을 폐지하는 대신, 결혼의 정의를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규정하는 헌법개정을 실시했다. 동성애는 처벌하지 않지만, 동성혼까지 인정할 순 없다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 보조금을 줘가면서까지 아파트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각종 지원금을 가족 단위로 지급하는 싱가포르에서 법적 결혼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받게 될 차별은 상당하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동성애를 범죄 혹은 사실상의 범죄로 간주하는 국가는 62개국에 이른다. 반면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국가는 36개국에 불과하다. 싱가포르는 동성애를 범죄로 보는 국가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법적 결혼을 인정하는 나라에는 속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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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는 동성애, 동성결혼은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