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산도가 6.5~ 7.0에서 대부분의 작물이 잘 된다. 하지만, 5.5~7.5 안에만 들면 그런대로 대부분의 작물에게는 견딜만하다. 내 땅의 흙이 산성(pH 5.5이하)이거나 알칼리성(pH 7.5이상)이면 주인의 골을 때린다. 첫째는 생산성이 떨어져서 그렇고, 둘째는 질소가스가 계속 나와서 두통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나는 며칠 전 농촌진흥청 토양전문가 김유학 박사와 함께 평택시 진위면의 한 오이농가를 방문했다. 그 농가와 나는 90년대 초 내가 창안한 그린음악농법을 활용해 퍽 재미를 본 것이 인연이 돼 지금껏 교분을 나눠왔다. 최근 그의 오이 밭은 초짜 오이농사꾼 조차도 할 수 없을 만큼 엉망이었다. 잎은 축 늘어지고 잎은 마치 염산이라도 뿌려놓은 것처럼 타서 누렇게 변해 있었다.
김 박사는 묵묵히 흙을 채취해 산도를 측정했다. 산도는 놀랍게도 4.3, 심한 곳은 3.7까지 떨어져 있었다. 그는 바람이 잘 통하는 하우스의 비닐에 증류수를 뿌리고는 질소의 함량을 바로 측정하는 측정지(測定紙)를 갖다 대었다. 측정지는 붉게 변했다. 그는 그것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흙의 산도가 5.5이하로 떨어지거나, 또는 7.5이상으로 올라가면 질소가 가스가 됩니다. 오이 잎에 이슬이 맺히면 질소가스는 이슬에 녹아서 잎을 타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가스는 이슬이 맺힌 비닐에도 역시 녹아들지요. 그 물방울이 오이 잎에 떨어지면 마치 병이 든 것처럼 잎이 타버리고 말지요.”
흙 속의 질소함량도 측정했는데 정상치의 반밖에 나오지 않았다. 주인은 지난 6년 동안 유기질비료만을 주고 석회비료는 전혀 주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오이가 칼슘과 마그네슘을 거의 다 빨아먹어서 산성이 됐다. 실제로 유기물, 특히 가축분뇨에는 질소-인산-칼륨은 많지만 칼슘과 마그네슘은 적다. 또한 작물이 양분을 먹고 강산의 똥오줌을 싼다.
강산성에서는 질소가 아질산가스(NO2)로, 알칼리성에서는 암모니아가스(NH3)로 변하면서 공기 중으로 나온다(본보 2010년 12월27일자 참조). 순식간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되면 끝이 빠진 오이가 생기는데 질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증상이다. 산성이거나 알칼리성에서는 계속 질소가 공기 중으로 나오기 때문에 거기서 일하는 주인의 골을 때린다. ‘비닐하우스증후군’은 고온이나 농약 때문만이 아니고 이렇게 생긴 질소가스도 한 몫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완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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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이럭캐 따져봐야 할 것뜰이 만쿤여~ㅠ
질소가스도 무시를 몬 하능군요 ㅠㅠ
첫댓글 식물도 사람과 다들바가 없군요(=_=)
작물들도 솨라인는 생물들 인뎅, 그러타고 봐져요~ ㅎ
그럼 이런 곳에는 어떤 처방이 있나요?
농업기술센터에서 적절한 조치를 해주겠죠?
농사지을 땅의 산도측정은 얼마나 자주 해 줘야 하는거죠?
저도 그건 몰라요ㅠㅠ
이렇고롬 머리 아푼건데
처음에는 그저 기술센타에 내편 만들어 놓고
용감하게 자주 쳐들어 가는게 좋은 방법인듯 합니다^^
얘네들하고 대화도 할줄 알아야 한다는군요 ㅜ.ㅜ;;
@참조은(서울) 아이고 감사합니다 조은님~~~~~♡♡♡♡♡♡♡♡^^
@두메원(부산) 넘쳐도 시들하고 모자라도 시들하고
저렇게나 많은 인자들의 균형을 맞추어 주려면
재네들의 언어를 이해해야 될터인데...
"척 보면 앱니다"는 되어야 겨우 초보 농부로서 밭에 나갈 수 있을긴데...
화분에 상추몇포기 길러먹는 수준이니 갈길이 멉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