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코리아, 내년부터 다단계로 업종 바꾼다
메타이십일글로벌, 파이진글로벌 등도 잇따라 전환[자초지종 ] ② 특단대책, 업종변경
일부 후원방문판매업체들이 잇따라 다단계판매로 업종을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때 후원방문판매 1위로 올라선 리만코리아가 내년 1월부터 다단계판매로 등록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업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리만코리아,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
리만코리아는 한국에서만 후원방문판매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해외 지사는 모두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영업 중이다. 회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다단계판매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고,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이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업종을 바꾸는 것에 대부분 동조하는 분위기다.
리만코리아는 지난 2018년 후원방문판매업체로 등록해 2021~2022년 후원방문판매업계 매출액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23년에는 매출액이 47% 감소한 약 4,266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3위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실적이 감소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22년 10월 북미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지난 7월 기준 약 963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고, 올해 북미 시장 전체 매출이 1,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2023년 12월 대만에 현지 지사를 설립, 진출 5개월 만에 누적 매출 269억 원을 달성했으며 지난 7월에는 홍콩 시장에 진출했다. 리만코리아는 수출을 시작한 2020년 이후 만 3년 만에 1,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 불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공정위, “후원방문판매 계속 모니터링 중”
가장 최근 후원방문판매에서 다단계판매로 돌아선 업체는 메타이십일글로벌이다. 이 업체는 2022년 6월 후원방문판매업체로 등록했으나, 영업 약 2년 만인 지난 9월 다단계판매업으로 변경했다. 다만 해당 업체 관계자는 업종을 전환한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업체 파이진글로벌은 다시 다단계판매 창업을 준비 중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이젠코스웰이라는 이름으로 다단계판매 영업을 시작한 이후 모기업 파이온텍으로부터 공급받은 볼륨톡스 화장품을 독점 유통하며 2018년 약 39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일약 중견 다단계판매기업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후원방문판매로 전환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고, 지난 7월 말 방문판매로 업종을 바꿨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파이진글로벌은 방문판매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100% 출자해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다단계판매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예전의 영광을 다시 한번 누려보기 위한 것이고 11월 중순 오픈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후원방문판매업체는 리만코리아가 직접판매공제조합과, 그 외의 업체들은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관계자는 “현재 조합사 중 후원방문판매업체에서 다단계판매로 업종전환을 검토하는 업체들이 있고, 실제로 상담도 여럿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 관계자는 “여러 중소업체들이 다단계판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방문판매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옴니트리션 기준이 까다로워질 것이고, 이런 부분 때문에 업종전환을 고민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리만코리아가 다단계판매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런 이야기를 듣긴 했으나 리만코리아 측으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갑자기 업종을 바꾸게 되면 사업자들의 저항, 이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곳도 있다. 모 후원방문판매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귀띔하면서 “차라리 공정위가 조사 나와서 다단계판매로 전환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린다면 모를까 아직은 사업자들의 눈치가 보여서 후원방문판매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후원방문판매업체가 다단계판매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후원방문판매로 등록 후 다단계영업을 벌이다 적발된 사례가 잇따르면서 후원방문판매가 사실상 다단계와 다르지 않다는 취지의 언론보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후원방문판매업체 엔씨플랫폼, 코웨이, 코슈코, 제이앤코슈, 진바이옴 등이 무등록 다단계영업을 벌이다 공정위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또, 옴니트리션(최종 소비자 판매 비중 70% 이상) 적용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방문판매법 시행령 개정안이 내년 5월 시행될 예정인데, 여기에는 방문판매 자료를 이용해 최종 소비자 판매 비중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삭제됐다. 그동안 후원수당 지급률 제한,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체결, 개별재화 가격제한 등 ‘3대 규제’를 피하기 위해 방문판매업체를 인수한 후 후원방문판매로 등록해 규제차익을 보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후원방문판매의 무등록 다단계영업과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인지해 조사하는 등 항상 살펴보고 있다”며 “후원방문판매라는 게 다단계로 변질되기 쉬운 구조이다 보니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관련 부서에서 사건처리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단계판매업체로 전환한 사례 외에도 후원방문판매업체 웅진헬스원(2022년 등록), 타임리랩스(2023년 등록) 등은 각각 8월, 10월 방문판매로 전환했다. 웅진은 지난 2016년 웅진릴리에뜨(後웅진생활건강)라는 이름으로 다단계판매 영업을 시작했으나 2022년 이를 정리하고 후원방문판매업체를 차렸다.
한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웨이 등에 다단계판매로 전환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물었으나 답변은 듣지 못했다.
출처 : https://www.mknews.kr/?mid=view&no=40966&cate=A&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