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을 찾아서
연일 폭염을 무릅쓰고 일탈하여 구미로 갔다. 그곳에 있는 5대리구청과 신평 성당을 찾았다. 거기에는 구미 성경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알마 수녀님이 계신다. 도착하니 수녀님이 밖에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성경학교 동기 자매님 두 분도 와 있었다.
점심을 먹으러 금오산 입구로 갔다. 더위로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난 식당도 더러 있었다. 한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더위에 늘어났던 피부가 오싹하였다. 두 테이블에 둘러앉아 더위를 식히며 음식을 주문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막걸리로 입맛을 축이며 맛있게 먹었다.
수녀님은 이태 전에 경산을 떠나 구미에 가실 때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그동안 좋아지신 것 같았다. 그곳은 수녀님 혼자서 100여 명의 학생과 말씀을 공부하며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표정이 환하고 아픈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렸으며 또 언제 뵈올 날을 기대하며 수녀님과 작별했다.
다음은 연화리 피정의 집으로 갔다. 거기는 에반젤린 수녀님께서 계시는 곳이다. 수녀님을 뵈면 고향에 온 느낌을 받는다. 항상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기 때문이다. 마침 그곳에는 사수동 베네딕도 수녀원 전 원장수녀님께서 아프리카 수녀님 세 분을 대동하여 방문하여 계셨다. 함께 자리를 하여 과일을 먹으며 소담하며 보냈다.
수녀님은 피정의 집을 맡으신 지 벌써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그곳 생활도 마지막인 것 같았다. 다른 어느 곳으로 가시든 하느님의 종으로 사시겠다고 했다. 마침 방학이라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일박이일로 여름 캠프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물놀이하여 옷이 흠뻑 젖어 들어왔다, 우리 일행은 어린이를 보듬으며 수건으로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고 그들의 방으로 들여보냈다.
수녀님께서는 저녁을 먹고 가라는 것을 뿌리치고 작별하면서 어디를 가시든 연락하자며 언약하고 그곳을 떠나왔다. 불로동의 장 요한 형제가 식당에서 막걸리를 준비하여 기다린다는 전화가 왔다. 일행은 팔공IC에서 내려 불로 성당 부근의 약속 장소로 갔다. 요한 형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돼지 찌개와 막걸리에다 밥을 맛있게 먹었다. 그 집 찌개 맛은 일품이었다. 주인집 내외도 교리반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여 더욱 기뻤다.
폭염 속에서도 우리에게 믿음의 영성에 큰 도움을 주신 수녀님 스승을 찾아뵌 일은 큰 기쁨이며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여러 비유로 말씀하셨다. 씨 부리는 사람, 가라지, 겨자씨, 누룩, 보물, 진주 상인으로 비유하셨고 마지막으로 그물에 비유하셨다. 그물에 잡힌 고기를 큰 것 작은 것으로 고르며 쓸모없는 작은 것은 없애버리듯 마지막 종말도 그러하리라 하셨다. 그 말씀을 마음에 담으며 더위를 식힌다.
첫댓글 함께라서 더욱행복 했습니다. 오늘도
Ad Majorem. Dei Glori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