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호남(若無湖南)"은 아직도 유효(有效)한가?
문무대왕(회원)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뒤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若無湖南,是無國家)라는 휘호(揮毫)를 남겼다. 왜적(倭敵)에 전 국토를 빼앗기고 수군(水軍)의 근거지로 겨우 살아 남은 호남 수호에 모든 것을 걸었던 이순신 장군의 절박한 심정을 간절하게 나타낸 것으로 후세의 사람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호남인(湖南人)들은 이 휘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특히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호남에서의 몰표 풍향계가 후보들의 당락(當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시사평론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번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호남에서의 득표 활동은 치열했다. 좌파성향의 "더불어민주당"과 우파성향의 "국민의힘"당의 후보가 호남에서 벌인 득표활동도 뜨거웠다. 그러나 "이번에도 깨지지 않은 지역구도…양당 '산토끼 사냥' 실패"였다(3월11일 부산일보 보도 인용). "더불어민주당"의 산토끼는 영남(嶺南: 부산, 대구, 경남, 경북, 울산)이고 "국민의힘"당 산토끼는 호남(광주, 전남, 전북)이다.
이재명의 산토끼 사냥(득표율)부터 살펴보자. 부산 38.2%, 울산 40.8%, 경남 37.4%. 대구 21.6%, 경북 23.8%로 영남 평균득표율은 최저 21.6%에서 최고 40.8%로 평균 32.36%로 나타났다. 윤석열의 산토끼 사냥은 광주 12.7%. 전남 11.4%. 전북 14.4%로 평균 12.8%로 나타났다. 좌파정당후보에 대한 호남유권자들의 선택은 광주 84.8%, 전남 86.1%, 전북 83%로 평균 84.6%다. 우파정당후보자에 대한 영남유권자들의 선택은 부산 58.3%, 경남 58.2%, 울산 54.4%, 대구 75.1%, 경북 72.8%로 평균63.76%다. 호남에서의 좌파성향 정당후보 지지율은 평균 84.6%인 데 비해 영남지역 유권자들의 우파성향 정당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63.7%다. 결론으로 본다면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좌파정당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84.6%, 우파정당후보 지지율은 12.8%인 데 비해 영남지역 유권자들의 우파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은 평균 63.7%, 좌파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율은 32.3%다.
호남지역 집토끼 지지율 84.6%와 영남지역 집토끼 지지율 63.7%의 차이는 20.9%로 집토끼에 대한 집착과 지지가 호남장벽이 훨씬 견고하고 좀처럼 무너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영남지역에선 이미 32.3%가 산토끼에 대한 우호적 반응을 보인 데 비해 호남지역에선 아직도 12.8%만이 사립문을 조금만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호남의 집토끼 옹호는 철벽처럼 두꺼운 데 비해 영남의 문호 개방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표심 결과에 대해 윤석열의 "호남 공략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매일경제신문"은 보도했다. 이번 대선의 영호남 전투에서 이재명은 호남에서 249만 표나 윤석열보다 많이 얻었고, 윤석열은 영남에서 270만 표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인들의 이재명 지키기 결사항전은 유권자수 면에서 열세인 호남전선 사수(死守)라는 명분과 실익은 약하다는 지적이다.. 호남인들은 앞으로 영남지역의 문호개방과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할 숙제를 안겨 준 셈이다.
호남의 집토끼 지키기 작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는 "부동산세금 폭탄에 성난 서울…강남3구ㅡ마·용·성, 尹후보에게 몰표"(동아일보). "대선서 보수정당 7전6패였던 서울…5년 만에 0:25(홍준표·문재인)ㅡ14:11(윤석열,이재명)"(조선일보). "尹,서울서 李보다 31만 표 많아 한강변 중심 14개구서 이겨"(중앙일보). "집값 급등에 세금폭탄…부동산 분노가 서울 승패갈랐다"(한국경제).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윤석열은 서울에서 31만 766표나 앞섰다.
충청도 아들과 충청도 사위를 자처한 경쟁에서도 충청인들은 사위보다 아들인 윤석열을 선택해서 윤석열이 충청권에서 얻은 15만 표와 강원도의 외손자인 윤석열을 강원도 유권자들이 선택한 것 등이 윤석열이 24만7077표차로 승리하는 주춧돌이 됐다는 것이 선거분석가들의 종합적 분석이다.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는 호남장벽이 언제 무너지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 망국적 지역 카르텔을 해체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인들이 "약무호남, 시무국가"란 자부심에 함몰돼 있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비호남(非湖南) 정서는 더 깊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