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49대1 아파트도 계약포기 속출한다.
매일경제, 연규욱, 이희수 기자, 2022. 11. 7.
공공아파트에 이어 민간아파트에서도 사전청약 당첨자가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추가적인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에 주변 시세 대비 1억원 이상 저렴한 분양가에도 사전청약 당첨자가 대거 이탈했다.
11월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파주 운정신도시(운정3지구) A49블록 시티프라디움은 최근 본청약으로 총 275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을 실시했다. 총 486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지난 4월 제4차 민간분양 사전청약으로 이 중 대부분인 438가구를 푼 곳이다. 그러나 이번 입주자 모집공고에 명시된 사전공급 가구는 211가구에 불과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 중 절반이 넘는 227가구가 당첨을 포기한 것이다. 한 분양 관계자는 "입주자 모집공고일(10월 28일)을 앞둔 지난달 당첨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확약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며 "438명 중 211명만이 이에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시티프라디움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민간분양 사전청약 단지 중 최초로 본청약이 실시되는 곳이다. 지난 3월 사전청약 당시 일반공급 162가구에 7090명이 몰리며 49대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단지다. 특별공급 역시 276가구에 4331명이 신청해 15.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직선거리로 약 1.9㎞ 떨어져 있긴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역이 2024년 개통될 예정이라 청약 대기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거 이탈은 금리 급등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고금리로 중도금 대출 이자도 높아지다 보니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 주변 단지들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파주시 동패동에 있는 '운정신도시아이파크'(2020년 7월 입주)는 84A형이 지난해 6월만 해도 9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9월엔 7억5500만원에 손바뀜되며 2억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인근에 있는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2018년 7월 입주) 역시 지난해 최고가 9억1500만원에서 올해 10월 6억2000만원으로 급락했다. 가장 가까운 위치인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올해 7월 입주 시작)는 호가가 5억원대 중후반에 형성돼 있으나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다. 시티프라디움은 분양가가 4억7488만원(84A 기준)으로 이들 주변 단지 실거래가보다 1억원 이상 낮게 책정돼 있으나 사전청약 당첨자가 대거 외면한 것이다. 장 본부장은 "집값의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되면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며 'N차' 무순위 청약도 반복되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들어 무순위 청약을 접수하는 모든 아파트 단지가 이미 2번 이상 신청을 받았던 곳이다. 11월에 무순위 청약을 받는다고 공고한 아파트 단지는 총 5곳이다. 모두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단지다.
매일경제 연규욱 기자 / 이희수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