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찾은 중구 침산동 만성교(萬姓橋)를 건너 위치한 뿌리공원은 우리 민족 전통의 효(孝) 사상을 고취하고 청소년들에게 뿌리를 찾는 산 교육장이다. 1997년 대전광역시 중구에서 조성한 전국 유일 ‘효 테마 공원’으로 10여 만㎡ 부지 위에 족보박물관과 성씨 조형물이 총 244기 설치되어 있다.
남양홍(洪)씨 조형물 41번은 홍성도(조각가) 씨가 화합(和合)을 표현한 4개의 기둥은 4대 왕조 고구려, 신라, 고려, 조선을 뜻한다. 파도치는 원형은 천년 풍파 속에서 삼한갑족의 영화를 이룬 덕성과 화합을 상징하며, 중앙의 청동 원추형은 항상 역사의 중심에서 하늘을 향하여 치솟는 남양홍씨의 기상을 담았다.
선(先)시조 당학사 홍천하(洪天河)는 고구려 영류왕의 초청으로 고구려 문물을 깨우치기 위해 당나라에서 와 정착한 곳이 당성, 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사적 217호)이니 삼국통일 직전이다.
당성은 당나라와 교통의 요지로 삼국이 탐하여 다투던 곳으로 공은 환난을 벗어나 잠시 지리산 동쪽 덕산 땅으로 옮겼다. 이 때 통일신라 조정에서 공의 큰 덕을 기려 국사(國師)로 예우하였다. 당성을 다시 쌓고 당성백으로 봉함에 당성홍씨는 신라귀족의 반열에 서서 문물을 깨우치는 지도 계급으로 존경을 받아 왔다.
고려가 개국할 때 시조 태사 홍은열(洪殷悅)은 태조를 도와서 개국공신 태사가 되고 5대 손 충평 관(灌)은 고려 제1의 충신이자 명필로 보문각 태학사로 경학을 강론한 철학자이다. 그 5대 손 광정 규(奎)는 무신들의 횡포를 제압하고 서울을 강화에서 개성으로 옮겨 고려 왕권을 세운 공신이다.
충정 자번(子蕃)은 원나라의 압정을 막아내려 노력하다 원나라 연경에서 충절한 충신이다. 광정의 두 따님(충선왕비, 충숙왕비)의 국혼으로 남양부원군에 봉해지고 익주(당성)를 남양부로 승격, 공의 식읍으로 삼으니 관향이 남양홍씨가 되었다. 그후 고려 왕실과 혈연관계 때문에 조선조가 들어설 때 수난도 당했다.
이태조가 남양홍씨를 회유하기 위하여 수교(受敎) 태사공의 후손은 병역과 부역을 면제하고 관노나 천한 일에 부릴 수 없도록 명을 내렸다. 조선조에서 300여 명의 대과 급제자와 10여 명의 상신, 수많은 재상과 학자, 충의열사가 배출되어 자랑스런 삼한갑족이 되었다.
역사의 주역으로 예를 존중하고 풍속을 바로잡아 질서를 다듬는 선비정신의 선조들 유훈을 이어받아 후손들은 확고한 소명의식으로 나라와 가정을 가꾸어 보람차고 밝을 사회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구항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