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덩주의는 고기를 덩어리째 먹지 않지만, 육수는 허용하는 비건또는 채식지향 방식을 말한다.국물 요리 때문에 채식이 어려운 한국의 채식주의자들이 탄생시킨 채식 방법이다.
'비덩주의’는 국물 음식이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춰 ‘덩어리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을 말한다. 비덩주의를 선언한 이들은 고기, 생선으로 육수를 낸 국물까지 먹는다.
헐렁한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 비덩주의
중국 연수를 하면서 정말 고깃덩어리를 피할 수 없었을 때는 덩어리만 빼고 고깃 국물에 섞인 야채만 건져 먹기도 하였고,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면서 갈비탕, 설렁탕, 곰탕, 육개장 같은 식사가 이어져 나올 때는 고깃덩어리만 건져내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은 일도 있습니다. 어떤 채식주의자가 이런 선택을 덩어리를 피한다고 '비덩주의'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지난 12년 동안 한 번도 고기를 먹지 않고 살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함께 생활하는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수 십 명 혹은 수 백 명이 함께 식사를 해야 할 때 준비하는 사람들을 번거롭게 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타협책이었지요.
대신 지난 12년 동안 삼겹살을 굽거나 치킨을(채식주의자가 되기 전에 모든 닭요리를 좋아했음) 먹거나 갈비를 뜯는 일은 없습니다. 온전하게 고기로 배를 채우는 그런 식사를 한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수없이 타협책을 찾으면서 지냈지만 스스로는 늘 채식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수를 함께 다녀온 어떤 후배가 저더러 '편안한 채식주의자'라고 하더군요. 자기 직장 동료 중에 채식주의자가 한 명 있는데, 너무 까탈스럽게 원칙을 내세워 주변 사람들에게 육식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죄의식을 갖게하여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처음 만났을 때 저도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졌는데 '헐렁한 채식주의자'라서 참 마음이 편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돌이켜보면 가장 다행스러운 일은 비슷한 시기에 아내가 함께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아마 아내가 함께 채식을 하지 않았다면 훨씬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처음 만나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고기를 먹지 말자'고 양해를 구하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바로 아내도 채식하느냐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아이들도 고기를 안 먹느냐는 질문입니다.
아내는 비슷한 시기에 고질병이었던 성대 결절을 단식과 채식을 통해 치료한 후 함께 채식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원래 돼지고기, 소고기를 무척 좋아했던 아내는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이상은 고기를 먹어야 하는 전형적인 육식주의자였습니다. 제가 고기를 먹고 싶지 않다고 하면 아이들만 데리고 집 근처 식당으로 삼겹살과 돼지갈비를 먹으러 다닐 정도로 고기를 좋아하였습니다만 지난 12년간 저보다 더 완벽하게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아내는 경험적으로 술, 담배를 끊는 것처럼 고기를 끊을 때도 금단 현상이 있다고 말합니다. 육식을 포기하겠다고 마음먹고 고기를 끊으면 일정 기간 동안 술, 담배가 당기는 것처럼 고기도 정말 먹고 싶은 기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담배를 완전히 끊은 사람들이 담배 연기조차 싫어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고기 굽는 냄새조차 맡기 싫게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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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테리언에 대한 글을 썼는데 어떤 여시가 비덩주의에 관해 알려줘서 자료들 가져왔어
한국인들이 만든 채식 방법이라는 게 레알 힙한 거 같아 ㅠㅠ 외국은 윤식당만 봐도 비건 메뉴가 기본으로 준비되어 있는 거 같던데 한국은 특정 식당을 가야 비건 메뉴가 있고.. 우리 전통 음식은 젓갈이며 뭐며 들어가서 비건생활은 거의 불가능해.. 더군다나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에도... 김치도... 과자도... 그래서 찾은 게 플렉시테리언이었던 건데 한국인의 채식이 따로 있다는 거에 너무 놀라워서 레알 브라를 탁 쳤다 내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여시들에게도 이 글이 도움이 되길!
첫댓글 단어가 너무 귀엽다 비덩ㅋㅋ
괜찮은것 같다 진짜 덩어리 고기만 안 먹어도 육류 소비 정말 많이 줄일수 있을텐데
헐 비덩 넘 귀욥ㅋㅋㅋㅋ단어가 개이뿌덩 같아
마저 나 처음시작할때만해두 여기저기 눈치보고 식당에 민폐고 ㅜ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리면서 하기에는 이정도로 해야함...
괜찮다 육수 낸것도 못먹으면 밖에선 선택권이 없으니.. 장벽 높아서 시도도 못하는것보다 이렇게 줄이는 움직임이 생기는게 훨씬 도움될것같네..
아닐非에다가 덩어리의 덩 쓴거냐궄ㅋㅋㅋㅋㅋㅋㅋ
비건(더기)이네 ^.^
와 난 채식주의자 아니지만 원래 고기 안좋아해서 비덩은 할수있을거같아 ㅋㅋㅋ 쌀국수나 설렁탕 먹을때도 고기 다빼고 국물만 먹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