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의 가입으로 브릭스 회원국 확대
◦ 사우디아라비아·이란·UAE, 브릭스 가입
- 8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올해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UAE, 이집트,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6개국이 브릭스의 새로운 회원국이 된다고 발표했다. 브릭스가 새 회원국을 받은 것은 남아공이 가입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브릭스 회원국은 총 11개로 늘어났다.
- 라마포사 대통령은 40개 이상 국가가 브릭스 가입에 관심을 보였으며, 23개 국가가 공식적으로 가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중동북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튀르키예, 알제리, 튀니지가 가입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회원국 확대, 브릭스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 미국과 중국, 러시아 사이 대립 구도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브릭스의 확대는 미국의 패권에 경쟁할 수 있는 세력을 결집하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브릭스 가입에 대한 신흥국들의 관심은 브릭스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해 미국의 영향력 밖에 있는 독자적 진영을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회원국 확대가 향후 브릭스의입지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브릭스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짐 오닐(Jim O’Neill)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회원국이 5개국일 때도 브릭스 국가들은 여러 사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며 회원국 확대가 오히려 내부 합의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회원국 사이의 이익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 아프리카센터 소장인 라마 야데(Rama Yade)는 이란의 가입으로 브릭스가 이란-이스라엘 갈등과 같은 중동 지역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 중동 국가, 경제적, 지정학적 목적을 위해 브릭스 가입
◦ 사우디와 UAE, 경제 및 외교 다각화 차원 목적으로 분석
- 조너선 파니코프(Jonathan Panikoff) 대서양위원회 중동안보팀장은 사우디와 UAE의 브릭스 가입을 경제구조 다각화를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에 대한 발언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중국 등 비서구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분석했다. 기존 브릭스 국가에도 사우디와 UAE의 가입은 막대한 자본 투자를 유치할 기회로 여겨진다.
- 마크 캐츠(Mark N. Katz)는 조지메이슨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사우디와 UAE가 브릭스 가입을 통해 중국, 러시아 등 비서구 국가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미국과 서방 국가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캐츠 교수는 미국 및 서구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브라질과 인도, 남아공에게 사우디와 UAE의 가입은 중국, 러시아, 이란이 브릭스를 완전한 반서구 동맹으로 변모시키려는 행보를 견제할 수단이 된다고 분석했다.
- 남아공 싱크탱크인 글로벌 다이얼로그(Global Dialogue)의 사누샤 나이두(Sanusha Naidu) 선임연구원은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UAE, 이란이 브릭스에 가입한 것은 러시아를 제외한 에너지 수입국인 기존 회원국이 에너지 가격 변동이 클 때에도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았다.
◦ 이란, 서방 제재에 맞서 동맹 확보하기 위한 목적
- 남아공 싱크탱크 마풍구프웨전략연구소(Mapungupwe Institute for Strategic Reflection)의 나임 제나(Na’eem Jeenah) 선임연구원은 브릭스 가입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볼 국가는 이란이라고 평가했다. 브릭스에 가입함으로써 이란은 미국의 의도와 달리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고 미국 제재에 맞서 경제적 활로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은 브릭스 확대가 미국 주도 국제질서가 붕괴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으며, 이란 국영통신사 이르나(IRNA)는 브릭스가 서구 패권에 대항하는 역할을 하며, 브릭스가 운영하는 신개발은행(NDB, New Development Bank)가 이란의 대외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미국 제재를 우회할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그러나 이란의 기대와 달리 NDB가 대이란 금융거래 제재를 우회해 충분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NDB 자본금의 1/5을 차지하는 러시아의 자금이 대러시아 제재로 동결됨에 따라 NDB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란의 기대와 달리 NDB의 대출 가운데 달러화 등 주요 외화가 아닌 현지 통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그치기 때문이다.
☐ 주요 산유국의 가입에도 브릭스의 탈달러화 행보에는 여전히 한계 존재
◦ 브릭스 국가, 달러화 대체 통화 도입 논의
- 런던정경대학교 셜리 지 유(Shirley Ze Yu) 방문연구원은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제재에서 미국이 달러화를 무기로 사용함에 따라 신흥국을 중심으로 달러화를 대신할 통화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었다고 보았다. 유 원구원은 또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의 달러화 채권 상환 부담이 커짐에 따라 신흥국이 자국 통화의 영향력 강화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었다고 설명했다.
- 이러한 상황에서 브릭스 국가 사이에서 회원국 간 무역과 금융거래에서 브릭스 회원국의 통화를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대두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탈달러화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주장했으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모든 국가가 무역에서 달러화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 탈달러화를 지지하는 이란과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UAE가 브릭스에 가입하며 원유 거래의 기축 통화로서 입지를 구축한 달러화의 입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우디와 UAE가 원유 거래 대금에서 달러화 대신 다른 통화를 사용하면 달러화의 패권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는 중국과의 원유 거래에서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인도는 8월에 UAE에서 수입한 원유 대금을 처음으로 루피화로 결제하기도 했다.
- 중동 전문 리스크 관리 기업인 인터네셔널 인터레스트(International Interest) 이사인 사미 함디(Sami Hamdi)는 사우디, UAE, 이란이라는 세 주요 산유국이 브릭스 회원국이 됨에 따라 브릭스는 원유 시장과 원유 결제 방식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 전문가들, 달러화 대체할 브릭스 통화 가능성에는 회의적
-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릭스가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 도입에 성공할 가능성에는 회의적이다. 프레토리아대학교 대니 브래드로(Danny Bradlow) 교수는 브릭스 내에서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도입되면 브릭스 내 최대 경제 국가인 중국의 영향력에 지배될 것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가 달러화를 버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러시아-유라시아 전문 전략 컨설팅 기업인 마크로어드버서리(Macro-Advisory) 투자 애널리스트 크리스 위퍼(Chris Weafer)는 이미 러시아와 중국 간 무역의 80%는 루블화나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으며, 러시아는 인도와 루피화로 거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체 통화보다는 브릭스 회원국이 상호 무역에서 자국 통화 사용 빈도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 그러나 자국 통화 사용 역시 환전과 환율 문제에서는 달러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ING그룹은 전 세계 무역량 중 에너지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며, 사우디가 중국과 인도에서 위안화와 루피화를 원유 수출 대금으로 받더라도 기축 통화로서 달러화의 입지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사우디가 리얄화를 달러화에 페그해두었다는 점 또한 ING그룹이 사우디가 탈달러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다. 달러화의 입지 상실은 곧 사우디 리얄화의 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mwaj, Deep Dive: Iran hails invite to join BRICS, but few expect major dividends, 2023. 08. 26.
Al-Jazeera, Analysis: What do BRICS invitations mean for the Middle East?, 2023. 08. 25.
Atlantic Council, The BRICS come to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2023. 08. 25.
Al-Jazeera, ‘A wall of BRICS’: The significance of adding six new members to the bloc, 2023. 08. 24.
Al-Jazeera, Can BRICS dethrone the US dollar? It’ll be an uphill climb, experts say, 2023. 08. 24.
Al-Jazeera, Saudi Arabia, Iran among six nations invited to join BRICS, 2023. 08. 24.
Atlantic Council, BRICS is doubling its membership. Is the bloc a new rival for the G7?, 2023. 08. 24.
CNN, Saudi Arabia, UAE and Iran among six countries invited to join BRICS group, 2023. 08. 24.
ING, BRICS expansion: The Saudi surprise adds momentum to the de-dollarisation debate, 2023. 08. 24.
Middle East Eye, Brics invites Saudi Arabia, Egypt, UAE and Iran to join, 2023. 08. 24.
Atlantic Council, Piece by piece, the BRICS really are building a multipolar world, 2023. 08. 23.
[관련 정보]
1.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20개국 이상이 BRICS 가입 신청 의사 밝혀 (2023. 8. 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