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중국 충칭(重慶)시에서 막을 내린 제8국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의 구리(古力) 9단에게 344수 만에 백 2집반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6승 2패로 10번기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8월 라싸(拉薩)에서 벌어진 7국에서 승리하며 공동 우승을 확정지었던 이세돌 9단은 구리 9단의 고향인 충칭에 위치한 펑황만 피닉스 클럽(鳳凰灣半山俱樂部)에서 속개된 8국에서 연승을 이어가며 우승상금 500만 위안(한화 약 8억 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1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막한 이세돌-구리 10번기는 83년생 동갑내기간 세기의 대결로 8개월 동안 화제를 모았다. 10번기 1, 2국에서 승리하며 앞서갔던 이세돌 9단은 3, 4국을 패해 동률을 허용했지만 5국부터 8국까지 내리 4연승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세돌 9단은 “세계대회에서는 몇 차례 우승했지만 개인적 영광이기도 한 10번기에서 승리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면서 “2 대 2의 상황에서 역전승한 5국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체적으로 대국 내용이 조금 아쉽지만 끝나서 시원섭섭하다”고 소회를 밝힌 이9단은 “10번기의 의미를 지금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굳이 의의를 찾자면 이번 승리를 신호탄으로 중국세를 극복하는 계기를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고 앞으로가 중요하니만큼 올 시즌 마지막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9단은 “응원해 준 바둑팬과 동료기사는 물론 10번기를 마련해 준 니장건(倪張根) 회장과 상대인 구리 9단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10번기 승자 이세돌 인터뷰
- 우승 소감은? "세계대회는 자주 우승할 수 있지만, 이런 영광스런 10번기에서 승리를 했다는 건 기분이 다르다. 기쁘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 있겠지마, 다른 단어가 생각이 안 난다."
- 패한 구리에게 한 마디를 한다면? "승패를 떠나서 나를 상대해 준 구리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구리가 없었다면 10번기 자체가 없었다. 가슴깊이 감사한다."
- 10번기 여정을 돌아본다면? "10번기가 시작할 때 두 사람 모두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이었다. 이제는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다. 구리가 졌으니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프지만 저력이 있는 기사이므로 그래도 빠른 시간 내에 올라설 수 있다고 본다. 구리나 나나 앞으로 더 잘해야 이번 10번기가 의미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오늘 대국이 어땠나. 후반이 복잡했다. "굉장히 어려웠다. 후반에 흑이 좋아질 수도 있었다. 마지막은구리가 초읽기에 몰렸고, 나는 10분정도 여유가 있어서 큰 잘못 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다."
- 이번 10번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바둑은 "5국이다. 먼저 2승을 했을 때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이후 3,4국과 다른 기전에서 2패 등 4연패를 했다. 5국은 형세가 굉장히 나빴는데 운 좋게 역전할 수 있었고, 이 바둑의 승리가 10번기 우승의 결정적인 판이 되었다."
-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딸인가 아내인가? "기왕이면 딸이라고 해야겠죠.'(웃음)
- 최근에 자주 지는데 체력에 문제가 있나? "작년 춘란배와 삼성화재배에서 준우승에 머문 것은 다른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체력이나 나이, 이런 것들은 아직 큰 문제가 아니다. 세계대회와 10번기에서 10번기 쪽에 더 비중을 두었다. 둘 다 성적을 잘 낸다는 것은 내 능력을 벗어난 일이었다. 지금부터 잘해야 한다. "
-휴식이 필요할텐데 다른 계획은 있나? "10월에 바로 삼성화재배가 있다. 바로 10번기 이후의 첫 대회이기 때문이다. 사실 8국을 졌다면 모르겠지만 이겼으니 당연히 삼성화재배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 대회를 마치고 좀 쉴 예정이다."
- 다시 10번기를 치를 수 있을까? "스폰서가 생긴 후의 문제다. 당장은 힘들 지 않을까 싶다. 일단 상대가 없다. 10번기라는 것은 단순히 일인자라고 해서 두어지는 게 아니다. 용호상박의 상대가 있고, 또 두 사람의 업적이 비슷해야 한다. 최하 세계대회 5개 이상은 우승한 상대여야 하지 않을까?"
- 10번기에 등장한 사람이 중국 일본 사람뿐이었는데 이제 70년만에 10번기를 소화한 첫 한국인이다. 느낌은? "굉장히 영광이다. 지금도 상황이 힘겨운데, 오청원시대는 부담이 엄청났을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번에 이겼으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바둑팬들에게 "바둑팬 여러분 그리고 니장건 회장님, 구리, 기자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한국 바둑의 침체기에 10번기를 이긴 것은 의미가 큽니다. 중국바둑과의 대결에서 지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었지만, 이제부터는 중국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고 동료기사들도 앞으로 많은 승전보를 전해드릴 것입니다. 바둑팬 여러분 사랑합니다."
Mlily 몽백합(夢百合) 이세돌-구리 10번기 결과
제1국 : 1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 : 이세돌, 251수 흑 불계승 제2국 : 2월 23일 중국 핑후(平湖) : 이세돌, 287수 백 1집반승 제3국 : 3월 30일 중국 청두(成都) : 구리, 222수 백 불계승 제4국 : 4월 27일 한국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 : 구리, 179수 흑 불계승 제5국 : 5월 25일 중국 윈난(雲南)성 샹그리라(香格裏拉) : 이세돌, 223수 흑 불계승 제6국 : 7월 27일 중국 루안(六安) : 이세돌, 178수 백 불계승 제7국 : 8월 31일 중국 시짱(西藏)자치구 라싸(拉薩) : 이세돌, 237수 흑 불계승 제8국 : 9월 28일 중국 충칭(重慶) : 이세돌, 344수 백 2집반승
8억 5천...
상금 랭킹 1위는 이제 뭐.....
- 다시 10번기를 치를 수 있을까? "스폰서가 생긴 후의 문제다. 당장은 힘들 지 않을까 싶다. 일단 상대가 없다. 10번기라는 것은 단순히 일인자라고 해서 두어지는 게 아니다. 용호상박의 상대가 있고, 또 두 사람의 업적이 비슷해야 한다. 최하 세계대회 5개 이상은 우승한 상대여야 하지 않을까?"
10번기가 진짜 대박이죠. 치수 고치기, 즉 여기의 승자는 고수, 패자는 하수로 반쯤 공인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오청원이 기성으로 대접 받는건 바둑의 흐름을 신포석 등으로 바꿔버린것도 크지만, 이 치수고치기 10번기를 통해 당대 일본(당시 독보적인 바둑 선진국)의 초고수들을 모조리 격파해버린게 큰 부분을 차지하죠. 이번 10번기도 치수고치기는 아니지만, 상금의 크기도 그렇고, 예전 10번기의 그림자가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진검승부 of 진검승부였던거고 여기서 평생의 라이벌인 구리를 격파한건 이세돌 개인적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일거라고 봅니다. 물론 둘의 전성기였던 몇년전이었다면 그림의 스케일은 훨씬 대단했겠지만요.
첫댓글 호연지기가 느껴지네요 ㅋㅋㅋ
세계 대회는 자주 우승할 수 있지만 ㅋㅋ
바둑을 하나도 모르니 결과를 봐도 그런가보다....ㅎㅎ;;;
좀 거만해 보여도 전혀 문제 되지 않게 생각되는 2인, 바둑의 이세돌, 스타의 이영호...
저보다 어리지만 정말 존경에 가까운 생각이 든다는...
바둑은 어떻게 두는건가요? 넷마블 장기는 1500전이 넘는데 바둑은 감을 못잡겠네요 ㅜ
남자다움의 기상이 느껴집니다... 진정 강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을 너무 쉽게 말하는데 그게 이세돌이니 그럴수 밖에 없다고 봐요 ㅎㅎㅎ
10번기가 진짜 대박이죠. 치수 고치기, 즉 여기의 승자는 고수, 패자는 하수로 반쯤 공인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오청원이 기성으로 대접 받는건 바둑의 흐름을 신포석 등으로 바꿔버린것도 크지만, 이 치수고치기 10번기를 통해 당대 일본(당시 독보적인 바둑 선진국)의 초고수들을 모조리 격파해버린게 큰 부분을 차지하죠. 이번 10번기도 치수고치기는 아니지만, 상금의 크기도 그렇고, 예전 10번기의 그림자가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진검승부 of 진검승부였던거고 여기서 평생의 라이벌인 구리를 격파한건 이세돌 개인적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일거라고 봅니다. 물론 둘의 전성기였던 몇년전이었다면 그림의 스케일은 훨씬 대단했겠지만요.
70년만의 첫 한국인????????????????????????? 와 그럼 이창호나 조훈현 이런 전설들도 못 참가한건가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