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혹시 실패했다고, 실망한거예요-_-;;힘내야죠, 아직은 살날이 더 남았는데...(내용X)

[19기 주현이]

--------------------- [원본 메세지] ---------------------
난 내 삶의 목표가 뭐냐고 누군가가 굳이 묻는다면...

궁극적으로는 자타(自他)가 보았을 때 멋지다고 수긍이 가는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거다.

그렇지만 도구적인 1차적 목표는 사회의 1%의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1%의 사람이란 변호사, 의사, 회사 임원, 연예인, 운동 스타 등을 말
한다. 나는 요즘 사람들처럼 마냥 '안정적인' 것만을 바라보고 싶진
않다. '안정적인' 동시에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윤택함'이 있어
야 앞서 내가 말한 궁극적인 멋진 삶에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내가 우리나라의 정치를 개혁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그 위에 내 이름은 남기고자 한다면, 먼저 국회의원이 되어야 할 것이
고 그에는 여러가지 자신의 능력이 필요하다. 그걸 구체적인 실현 방
안으로 제시해주는 것이 바로 '1%'의 사람이다.

물론 혹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고 분명 사소한 것에도 기쁨을 누릴 수 있고 소박한 삶 속에서도
행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소박한 삶
은 언제 자신의 소박한 행복이 위협 받을 지 모른다. 자신의 아들이
덜컥 난치병이나 응급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해봐라. 우리나라 같이 열
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처우 속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겠는
가? 아니다. 항상 선진 의료 기술과 서비스는 부자 혹은 고위 관료,
정치가, 연예인 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분명 의사들도 사람이고
연일 막무에 시달리는 만큼 일반인을 치료하는 일에는 넌덜너리가 나
있을 터다. 무식한 환자들은 연일 아프다고 외쳐대고 밤 중에도 응급
벨을 누르기 일수다. 귀찮은 환자들... 그들은 그렇게 죽어가는 것
또한 일수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보이고, 보이지 않는 의료 미스는 그
렇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 확률 높은 의료 미스가 과연 소위 말하는
VIP 환자들에게 적용될까? 절대 아니다. 1%의 인간은 어떤 상황 속에
서도 최우선으로 살아남는다. 그것이 생존의 섭리이고 기득권자라는
강자의 권리이다.

한 번 만들어진 부와 권리는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그 후대가 왠
만큼 바보가 아니고서는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 요즘과 같은 계급 안
정된 사회에서는 말이다. 돈 많은 똑똑한 부모들은 그 자식들이 자신
들과 같이 잘 살 수 있는 길을 확실하게 걷게 할 것이고 돈 없고 무지
한 부모의 아들 딸들은 결코 그 부모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항상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생각했다. 어머니가 그
토록 내게 공부하라고 외치는 까닭은 무엇이었으며, 어머니가 나를 위
해 그토록 희생하신 연유가 무엇이었는지...

그 해답은 분명히 예전부터 나와 있었다. 어머니는 자신을 완벽하게
희생함으로써 후대가 분명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확신하셨고
그것을 자신의 삶의 목적으로 삼으셨다. 나는 그 첫 수순이었다.
물론 나는 '어머니'라는 '여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후대를 위해 나를
희생할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 다만 어머니가 쌓아주신 기초적인 토
양이 헛되지 않도록 할 뿐이다. 이것이 나를 능력 이상의 야망에 불타
오르게 하는 원인이며 내 삶의 족쇄이다. 어머니의 삶에 내 자신의 입
신양명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것. 내 평생의 사명이다.

나는 이걸 깨닫고 나서 어떻게 하면 나란 인간을 1%의 인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수도 없이 고민했다. 우리나라도 체제적으로는 개발 도상국
을 벗어나 선진국형 사회 체제( 극히 일부만 )에 돌입하고 있기 때문
에 소위 말하는 '계급 상승'이 무척 어렵다. 1%의 기득권층, 79%의 중
산층, 20%의 빈곤층... 자신에게 주어진 계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
회가 되어가고 있는 우리나라다. 내가 가진 건 내 신념, 야망, 약소한
지식이 전부다. 그걸로 나를 100 명 중의 단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
는 것은 전문직 직업의 선택 밖에 없다.

언제부턴가 이걸 깨닫고 나란 인간의 삶의 1차적 목표가 고작 돈 잘
버는 직업을 갖는 것 밖에 안된다니 서글프기 짝이 없었지만, 그래도
내 아래를 보면 밑도 끝도 없는 걸 생각하면 이 정도로라도 자각할 수
있는 것을 행복하게 여겨야 할 것 같다. 사실 우리 아래에는 끝도 없
는 지옥의 나락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 아래를 보면
마치 아귀의 손이라도 뻗을 듯한... 그 아귀의 손은 우리 주위에서 너
무도 선명히 잘 보인다. 학교 안에까지 들어와서 학생을 문란케 하는
도인의 제자 여자들... 암웨이와 같은 다단계 판매 사원으로의 길이
자신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 하나 같이 내
겐 지옥의 영원한 배고픔에 굶주린 아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
게 되지 않기 위해서-저들과 같이 저런 영혼의 굶주림의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짐승이 되더라도 기득권을 쥘 수 있는 직업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나중에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내
가 말하는 1%가 될 수 있는 직업을 얻는다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믿
는다. 안정된 생활, 취미와 여가 활동의 영위, 보다 높은 정신을 가진
나, 자식들의 행복... 그 모든 것이 내가 말한 그것에 달려 있다고 믿
고 있다. 그것은 선생님과 같은 안정되기만한 직업을 구하는 것에 있
는 것이 아니라 훨씬 초월한 막강한 부와 명성, 권리를 쥐는 것이 유
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세상은 갈수록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난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세상 모두'에게 주어진 공평한 신분 상승의 도구가 변호사
나 검사, 그리고 조금의 기초 자본만 더 있다면 의사도 포함할 수 있
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그들의 위치가 위협 받고 있다. 더 이상 士
가 힘을 발휘하기 힘든 세상...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는데도...

변호사나 판사, 검사 등의 사법 고시 출신의 위치가 위협 받기 시작
한 것은 벌써 오래전이다. 문민 정부의 출범가 동시에 예고된 일이다.
점차로 사법 고시의 문턱은 낮아지고 합격자도 매년 늘어가고 있다.
더우기 정부는 미국식 변호사의 제도( 사법 고시를 치르지 않고 법대
를 졸업하고 일정 과정을 이수함으로써 변호사의 자격을 가질 수 있
는 제도)까지 도입 고려해 변호사의 목을 한층 더 죄고 있다. 이제 그
들은 더 이상 1%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의사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재작년의 의약 분업 파동은 실로 강력했
다. 내과나 소아과의 경우 수익의 25% 이상을 약값이 차지하고 있었
는데 그것이 그냥 날아가버렸다. 의약 분업은 종합 병원과 중소 병원
의 약화를 가져왔고 의사들을 '개원'으로 내몰았다. 사람을 위한 의
사가 아니라 돈을 위한 의사가 되버린 것이다. 의과생들은 전통적으
로 명망 있는 내과,외과를 제쳐두고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등 상업
성 있는 과목으로 내달렸다. 내과 의사들은 소위 말하는 목 좋은데
개원하지 않으면 운영비 뽑아내기도 힘들다. 이것이 존경 받아야 할
'의사'란 말인가. 애초부터 존경을 기대하기 힘든 우리나라 의사들이
었지만 나는 그래도 이전에는 그들 머릿 속 한 모퉁이에는 히포크라
테스 선서의 기억이 꿈틀될거라 믿었었다. 의료 개방, 의약 분업 등
의 의료업의 경제적 측면이 부각되자 그들은 사업가가 되었다. 내가
바라보던 의사는 이런 게 아니었다. 나는 나홀로 될지라도 고결한 의
사가 되고 싶었다. 의대 졸업 비용과 자신이 벌 수 있는 장래 소득을
계산하는 장사치가 되고 싶진 않았단 말이다.

눈 돌려 바라보던 회계사, 변리사도 다 마찬가지다. 회계사는 인력
과잉으로 인해 회계 법인 연수도 어려울 정도가 되버려서 자기 사무
실을 내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변리사도 나날이 그 경제성으로 인
해 지원자가 늘어간다.

나는 그래도 이 '잘 나가는 직업' 들 중 하나를 목표하겠지만, 가끔
과연 내가 이러한 것들을 성취할 수 있겠는가. 성취한다고 해서 무엇
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삶의 자그만한 측면을 크게 보고 있는 건
아닌가를 생각해본다. 전과를 1년 뒤에나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
닫은 후 더 그렇다. 나는 대체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사는가... 무엇
이 옳고 누가 옳은가...본연적인 질문 속에 싸여 자아를 잃어가면서.
... 나는 오늘도 이 하루를 살고 있다.

막연하게 대학만을 바라보며 처절할 정도로 잠과 사투를 벌이던 고
3 시절이 생각 난다. 차라리 그 때가 나았다는 생각도 한 두 번 씩
든다. 지금에 와서 내 맘 속에 있는 것은 ' 왜 좀 더 나은 선택지를
택하지 못했나', '너무 늦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다. 이젠 방황에 지쳤다. 둥지를 잃어버린 새처럼
지향점 없는 내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할까...

그것을 생각하는 일은 아귀가 되기를 결심한 사람들의 고통만큼 괴
로운 것 같다.

P.S 결론. 한 마디로 dog 소리. -.-;

P.S 2 쓰고 나니 넘 잡글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