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에 키스를 하는 골 뒤풀이로 ‘반지의 제왕’이라는 또 하나의 별명을 갖고 있는 안정환(27·시미즈 S 펄스)이 오는 18일에 벌어지는 불가리아와의 평가전에서는 반지키스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 됐다.
부인 이혜원씨(26)에 대한 사랑을 듬뿍 담은 뒤풀이의 소재가 됐던 결혼반지가 불가리아전에서는 안정환의 손에 없기 때문이다. 이 반지는 지금 부인 이혜원씨의 목걸이로 변해 있다. 안정환은 14일 스포츠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아내가 반지를 목걸이로 만들어 달라고 해 반지 원형에 목걸이줄을 달아 선물했다”며 “이 반지는 지난달 친정에 머물고 있는 아내가 목에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또 “지난해 반지키스는 물론이고 5월 31일 일본과의 친선경기에서 어깨의 문신을 내보인 뒤풀이도 사전에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 솔직히 골을 넣을 줄도 몰랐다”며 “이상하게 미리 준비를 하고 경기장에 나서면 골이 잘 안 터진다. 이번 불가리아전을 앞두고도 아직 이렇다 할 준비는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신 4개월이 지난 안정환의 부인 이씨는 지난달 15일쯤 귀국해 친정에서 입덫을 진정시키는 한편 출산준비를 하고 있다. 이씨의 귀국은 시미즈의 아파트는 온돌시설이 돼 있지 않아 온풍기에 의존하다 보니 산모와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 같았던 데다 입덧이 심한 이씨가 일본음식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걱정한 안정환의 배려로 결정됐다. 지난 9일에는 20일 넘게 독수공방하던 안정환이 귀국해 부인과 만난 데 이어 병원에 함께 가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10일 돌아갔다.
안정환은 “당분간은 이렇게 떨어져 지내야 할 것 같다. 병원에서 초음파 사진을 봤는데 아기의 허벅지가 아빠를 닮아 무척이나 굵었다”며 즐거워 했다.
안정환은 지난해 5월 16일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른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몰아친 뒤 결혼반지에 키스를 하는 뒤풀이를 펼쳐 여성팬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한편 FIFA(국제축구연맹)는 축구경기 중 상대를 상해할 수 있는 반지나 귀걸이 등 금속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