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속까지 빗소리가 들려
나는 눈을 떴다.
빗소리가 피부로 느껴진다.
습하고 서늘한 수천의 소리로
비는 밤을 가득 채운다.
속삭임으로, 웃음으로, 신음 소리로.
흐르는 듯 부드러운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햇볕이 쨍쨍하던 나날의
딱딱하고 메마른 소리 후에
차분하게 설레이며
비의 탄식이 들려온다
빗소리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빗소리는 귀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흔든다.
빗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속삭이는 소리 같기도 하고, 때로는 신음 소리 같기도 하다. 더 듣다 보면 울음소리 같을 때도 있다.
빗소리는 사람을 가라앉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낮의 햇살 속에서 들떠 있던 마음을 차분하게 식혀준다.
사람들은 빗줄기 속에서 자기 자신을 만난다.
빗줄기는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