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수없이 일박이일 재방송을 보고 있었다. 어짜피 케이블의 절반은 일박이일이거나 무한도전이거나 일박이일이거나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굳이 애쓰지 않아도 보려고 마음만 먹으면 마음껏 볼수 있는 방송이다. 이 프로속 일박이일 멤버들은 또 무언가 시청자 여러분 저희들 참 빡셉니다를 선언하듯이 혹한기 캠프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양미리를 쟁반에 구워 먹고 허허벌판에서 추위를 다지는 멤버들 사이로 쫄레쫄레 낡아빠진 우산을 집어들고 오는 이승기가 보인다. 별 호응도 없는 우산을 주워다가 문이라고 캠프장 앞에 끼워 박으며 상당히 혼자 뿌듯해한다. 그리고 또다시 우산을 구하러 쫄레쫄레 가버린다. 다 만들어놓은 우산 대문을 은지원이 상의도 없이 팍팍 꺾어서 양미리의 꼬치구이로 만들어 버리자 불만을 털어놓지만 여전히 말투는 극존칭이다. 이승기를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얘는 주변에서 뭐라고 하건 자기 스스로 뭔가를 끊임 없이 한다. 그리고 그것을 굉장히 뿌듯해한다. 일단 반응이 있건 없건 해보는 것이 이승기의 방식이며 어찌보면 상당히 외골수에 자신감도 대단해서 자기 고집을 지나치게 세우다가 욕을 먹기도 한다. 사실 이 블로그에서 제일 먼저 썼던 글은 의외로 이승기 까는 글이었다. 안믿을지도 모르겠지만. 비어캔 치킨 사건은 블로거의 옹졸한 혈압을 하늘까지 올라가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웃긴 것이 그러면서도 미치도록 예의바르다. 항변하는 순간에도 극존칭을 한다. 그리고 의외로 자기가 만들어놓은 것을 무너뜨리면 몇번 꽁알대다 금방 수긍해버린다. 항상 느끼지만 참 에프엠스러운 청년이다.
이승기가 이 방송에서 빛났던 것은 일박이일의 영원한 아이템 복불복을 진행할 무렵이었는데 양파,감자,당근,카레,숟가락이라는 다섯가지 소재를 놓고 일박이일 피디가 정한 게임을 무사히 통과해내야만 각기의 아이템을 얻을수 있는 방식이었다. 단순하다면 또 단순하지만 단순해서 재밌고 신선하다. 이승기가 맡은 것은 카레의 꽃 감자였는데 이순간 강호동의 제안으로 신입피디와 이승기는 딱밤 3초 참기 대결을 하게 된다. 서로를 사이에 두고 긴장감이 오갈 무렵 이승기가 막내 피디에게 "제안할게 있는데요. 혹시 이 게임에서 지더라도."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순간 난 긴장했다. 저놈이 무슨 말을 꺼내려나. 이미 한참 인기가 오를데로 오른 이승기인지라 신입 피디를 위압하는 거래를 할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승기가 꺼낸 말은 "나 다른 방송에서 안쓰기 없기" 였다. 푸하. 뭐 이승기 정도의 위치라면 오히려 그 피디가 졸라서 출연 시켜야할 위치일텐데도 저런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음. 이러니 저러니해도 참 정이 가는 이승기, 그런데 씨에프 콘티는 좀 가려서 찍어줘. 요즘 니 씨에프 나오면 그냥 눈을 감는다.
출처 http://cheatpaper.tistory.com/281
*블러그의 글인데요...그냥.
첫댓글 ㅎㅎㅎㅎㅎ 안티도 승기를 까면 왠지 양심 찔리게 만드는 승기의 마력.....ㅎㅎㅎ 근데 왜 씨엡가지고 뭐라하는지 이해가.....멋지기만 하던디......그리고 뿌듯......ㅎㅎㅎㅎ
울 승기를 아는 분이네여.. 혼자 열심히하고 뿌듯해 하기... 극존칭에 금방 수긍하기... 쉬우면서 어려운 것이져... CF는 아마도 상의탈의를 말하는 것인듯...뭐 취향이니.
읽으면서 내내 입가에 미소가 맴도네요



씨엪은 나만 좋으면 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