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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된 상품에는 대개 유통 기간이 있다.
유통 기간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 제품이 제조 후 시중에 유통될 수 있는 기한을 말한다. 쉽게 말해 그 제품을 상점 등에서 팔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유통기간 외에 소비 기간이라는 게 있다.
소비 기간은 소비자가 식품을 먹어도 건강상 이상이 없는 소비자가 실제로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말한다.
따라서 소비기간까지는 먹어도 되는데 소비기간을 넘기면 배탈이나 식중독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소비기간은 유통기간에 비해 평균 6일 정도 더 주어지고 이는 유통기간의 약 36% 연장 되었다고 보고 되어졌다.
우리나라는 2023년 즉 재작년부터 소비기간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 섭취 시 우선 유통기간 인지 소비기간 인지 확인해야 하고 소비기간 일 경우 기간을 넘겼을 경우 섭취를 금해야 한다.
상미 기간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상미賞味는 맛에다 상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그 맛이 가장 좋을 기간을 말한다. 일본에서 통용 되고 있는 표식이다.
이것을 영어식 표현으로 옮기면 이른바 'BBD(Best Before Date)’라 할 수 있다. 이 제품을 베스트로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고 미국을 비롯한 상당 수의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미 기간(BBD)을 도입하자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이에 대한 논의가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람 사이에도 그리고 내 인생에도 이런 기간들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과 가장 좋았던 상미 기간, 그럭저럭 즐거웠던 유통 기간, 무딘 감정과 의무감으로 대했던 소비 기간도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소비 기간까지 넘겨 배탈과 두드러기를 동반한 흉미凶味기간이었을 때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내 인생의 가게에는 상미 관계, 소비 관계, 유통 관계도 있겠고 심지어 흉미 관계도 진열 되어 있을 것이다.
흉미를 버릴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버릴 수도 없이 껴안고 가야 한다면 내 인생은 복통과 힘겨움의 연속일 것이다.
문제는 상미 기간과 유통 기간 그리고 소비 기간은 시간의 일직선 상에 서 있고 되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 반응이란 점이다.
인간 관계 역시 호감의 관계에서 발전 되다 시들해 지고 그러다 갈등이 생기다 미워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일직선 운동이란 공통점을 가진다.
물론 제조품처럼 되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 반응적 시간이 아닌 개선이 가능한 가역 반응적 관계도 가능하겠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할 수 있다.
비록 잠깐의 상미 기간을 맛 보고 변해 가는 관계를 살게 되더라도 위로하지 말라, 기도하지 말라.
배탈이 나고 설사가 나서 속이 뒤틀리고 끊어지는 아픔 속에서도 살아 지금까지 살아 왔음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소망한다, 내게 남겨진 상미 기간을.
내 인생은 지금 상미 기간을 지나고 있을까?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