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펜니노 산맥 - 이탈리아 반도의 등뼈를 이루며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산맥. 포 강, 테베레 강 등이 이 산맥에서 발원한다.
2 포 강 -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이탈리아 최대의 충적평야인 포 평원을 이루며 아드리아 해로 흘러든다.
3 테베레 강 - 아펜니노 산맥에서 발원하여 로마를 지난다.
4 나폴리 -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육지와 바다의 풍부한 식자재를 이용해 만든 피자가 유명하다.
5 시칠리아 섬 - 이탈리아 서남단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이탈리아에서도 파스타를 가장 많이 먹는 곳이다.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1953)에서 앤 공주(오드리 헵번)는 로마의 햇살을 받으며 골목을 누빈다. 골목은 사랑으로 향하는 신비의 미로다. 골목을 틀자 갑자기 멋진 트레비 분수가 마술처럼 눈앞을 가득 채운다. 분수가 사랑의 전령이라도 되는 듯 공주는 브래들리 기자(그레고리 팩)와 재회한다.
공주는 기자와 함께 스페인 광장 계단을 내려온다. 이때 공주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이 젤라토(Gelato) 아이스크림이다. 달콤한 사랑의 소품 젤라토는 피자, 파스타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오드리 헵번 덕분에 스페인 광장에 가면 젤라토를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래서인지 스페인 광장에 있는 젤라토 가게는 문전성시다.
이탈리아의 햇살을 받으며 배회하면 당신 역시 앤 공주이고 브래들리 기자이다. 이탈리아에 가면 볼거리와 먹거리와 사랑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당신이 여유가 있을 때 그러하다. 여유로움 속에서 마치 느려 보이지만 부지런히 움직이는 오리의 발처럼 당신의 정신은 깨어나 치열하게 발질할 것이다.
역사 여행의 즐거움이 시각에서 온다면, 지리 여행의 즐거움은 시각은 물론 미각에서도 온다. 지리는 음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음식은 지리와 세상을 이해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이제 ‘이탈리아 요리’를 탄생시킨 이탈리아의 지리 환경부터 둘러보자. 그러면 앤 공주처럼 달콤한 젤라토가 곧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물론 그 전에 피자와 파스타가 먼저 대령해 있을 것이다.
남북으로 약 1,130km에 걸쳐 장화처럼 길쭉하게 뻗어 있는 이탈리아는 서쪽의 이베리아 반도, 동쪽의 발칸 반도와 함께 유럽 남부의 3대 반도에 속한다. 이탈리아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펜니노 산맥이 뼈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펜니노 산맥은 알프스 산맥과 맞닿아 있다. 이탈리아는 알프스 산맥을 경계로 프랑스·스위스·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본토인 이탈리아 반도와 시칠리아 섬, 사르데냐 섬으로 구성된 이탈리아 국토의 면적은 한반도의 1.5배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도 남북으로 뻗은 반도이고 삼면이 바다로 이뤄져 있다. 영토 내에는 위요지(圍繞地) 국가인 산마리노와 바티칸 시국이 있다.
동쪽에는 아드리아 해, 남동쪽에 이오니아 해, 남서쪽에는 티레니아 해, 북서쪽에는 리구리아 해가 장화를 감싸고 있다. 이렇게 물로 둘러싸여 있으니 이탈리아가 장화를 신고 있는 게 편리할 듯하다.
길쭉한 지형의 이탈리아는 지역에 따라 기후나 자연, 문화의 차이가 뚜렷하다.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를 일주하면 다양한 자연과 역사는 물론 그로부터 비롯된 음식 문화까지 체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탈리아는 흔히 중국, 프랑스, 타이와 함께 세계 4대 음식의 나라에 꼽힌다. 사람에 따라 타이 자리에 터키, 인도, 일본 가운데 하나를 넣기도 한다. 요리의 미적 가치를 별개로 하고 ‘세계 모든 곳에서 즐길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으면 중국, 이탈리아, 일본, 인도를 세계 4대 음식의 나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는 미적 가치, 대중성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세계 4대 음식의 나라로 꼽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유럽에서 알프스 산맥을 가장 길게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오스트리아도, 스위스도 아닌 바로 이탈리아다. 알프스는 남서쪽 지중해의 제노바 만에서 북동쪽의 오스트리아 빈까지 활 모양으로 1,200㎞나 뻗어 있다. 알프스는 프랑스 남동부와 이탈리아 북서부(서부), 이탈리아 중북부와 스위스 남부(중부), 독일·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 일부(동부)로 나뉜다. 대서양·지중해·흑해의 분수령을 이루는 알프스에서는 유럽의 주요 강인 론·라인·도나우·포 강의 지류가 발원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몽스니 고개,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생플롱 고개와 생고타르 고개에는 국제 열차가 다니는 긴 터널이 뚫려 있다. 생고타르 터널은 스위스의 루체른과 이탈리아의 밀라노를 잇는다.
이탈리아에서 ‘몬테 비안코(Monte Bianco 이탈리아 어)’라고 불리는 몽블랑(Mont Blanc, 프랑스 어) 산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에 위치해 있는데, 높이 4,810m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거론할 때 먼저 떠오르는 산은 나폴리 근처의 베수비오 화산과 시칠리아의 에트나 화산이다. 에트나 화산에는 계속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분화구와 260여 개의 기생 화산이 있다.
알프스 산맥은 아프리카 판과 유라시아 판이 충돌하여 만들어졌다. 중생대 말기 이후 조산운동이 계속되고 있어 지금도 아주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알프스 산맥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지역은 지각이 매우 불안정해 화산과 지진 활동이 빈번하다. ‘폼페이 최후의 날’을 초래한 활화산 베수비오의 폭발도 불안한 지각 활동에서 비롯됐다.
봄철에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습윤한 바람은 알프스 산맥을 오르면서 비를 뿌리고 북쪽으로 넘어가면서 고온 건조해진다. 이런 바람을 ‘푄’이라고 한다. 푄이 불면 이상 고온으로 알프스 산맥 북쪽의 눈이 녹아 라인 강의 물이 불어나고, 그 물은 포도 농사에 이용된다. 이탈리아 북부는 알프스 산맥과 강의 영향으로 안개가 자주 끼고 비가 많이 오는 편이다.
여름에 알프스 산맥 남쪽과 북쪽의 기후는 크게 달라진다. 아열대 고압대의 영향을 받는 지중해 연안 지역은 고온 건조한 반면,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북서 유럽은 상대적으로 서늘하고 습윤하다. 지중해성 기후는 [세계 지리를 보다 - 그리스 편]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알프스 산맥을 경계로 유럽 남부와 북부는 지형과 기후에서뿐 아니라 음식 문화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중해 연안에서는 여름철의 고온 건조한 기후에 견딜 수 있는 올리브와 같은 경엽수가 많이 자란다. 올리브의 열매는 샐러드에, 오일은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간다.
알프스와 가까운 북부 일부는 대륙성 기후여서 해양성 기후에 비해 큰 일교차와 연교차를 보인다. 반면 남부를 포함한 반도 대부분의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여서 여름에는 아열대 고압대의 영향으로 고온 건조하고 겨울에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온난 다습하다.
1 일찍이 산업화된 이탈리아 북부 도시 밀라노의 전경. 고층 빌딩들이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출처: (CC) Jakub Hałun @ wikimedia commons> 2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주의 도시 카탄차로. 밀, 포도주, 올리브유 등을 생산한다. |
대륙성 기후에 속하는 북부에서는 쌀이나 밀이 주로 생산되고 지중해성 기후에 속하는 남부에서는 포도, 올리브 등이 생산된다.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는 기후만큼이나 경제적으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산업이 발달한 북부와 산업화가 덜 된 농업 중심의 남부 사이에 존재하는 경제적 불균형은 지역 갈등까지 낳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와 북부는 인종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북부에는 역사적으로 켈트 족, 게르만 족, 프랑크 족이 유입되어 북부 이탈리아 인은 큰 키, 금발, 푸른 눈동자의 특징을 보이고, 남부에는 아랍 인, 아프리카 인 등이 유입되어 남부 이탈리아인은 작은 키, 짙은 머리카락, 검은 눈동자의 특징을 보이는 편이다.
이탈리아 북부를 흐르는 포 강 유역은 알프스 산맥과 아펜니노 산맥으로 둘러싸여 있다. 포 강은 이탈리아 최대의 충적평야인 포 평원을 이루며 아드리아 해로 흘러든다. 포 평원은 로마 시대부터 이탈리아의 식량 창고 역할을 해왔다. 포 강의 주요 지류는 거의 알프스에서 시작되고 있다.
농업 지대와 공업 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포 평원에는 상업 도시 토리노, 패션의 중심지 밀라노를 비롯한 대도시가 집중해 있다. 밀라노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곳에 있는 이탈리아 제1의 항구 도시 제노바는 밀라노·토리노와 함께 북부 이탈리아 공업지대의 중심지다. 포 평원의 남단, 아펜니노 산맥의 북쪽에는 대학 도시 볼로냐가 있다.
이탈리아 북동부를 흐르는 아디제 강은 스위스 산지에서 발원하여 알프스를 거쳐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1597)의 배경 도시 베로나 근처에서 포 강과 나란히 동쪽으로 흐르고,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 남쪽에서 아드리아 해와 만난다.
이탈리아 중부를 흐르는 테베레 강은 아펜니노 산맥에서 발원하여 로마를 지난다. 하구에서 약 30km 떨어진 로마까지는 배가 드나들 수 있다.
이탈리아가 ‘요리의 나라’가 된 것은 다채로운 지리적·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지리·역사 여행을 하면서 ‘요리의 역사까지 알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리의 역사를 통해 당대의 지리와 역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는지 가장 현실적으로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지리 교과서에서도 요리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요리는 장대하고 광대하다. 로마의 긴 역사와 광대한 영토 확장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러 문화를 받아들이고 전파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요리도 그 장대함과 광대함을 키워나갔다.
공화정 시대의 로마 인들은 하루에 식사를 2번 했다. 제정 로마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곡물류, 포도, 올리브, 우유 등으로 간소한 아침 식사를 추가하게 되었다. 오늘날 유럽 대륙의 간소한 ‘콘티넨탈 브렉퍼스트(Continental Breakfast)’가 이때부터 시작된 셈이다.
이탈리아에서 역사가 가장 긴 요리는 시칠리아 요리다. 로마와 아테네의 음식 문화가 시칠리아 지방으로 유입되었고, 이때 새롭게 토착화된 음식들이 이탈리아 요리의 뿌리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통일되기 이전 이탈리아 반도는 로마, 베네치아, 나폴리, 제노바, 밀라노 등을 중심으로 왕국이나 공국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 영향으로 오늘날에도 지방 자치제가 강력하게 실시되고 있다. 오스만 튀르크 제국이 등장해 이슬람 세계를 장악하자 동방 무역의 길이 막힌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은 16세기 이후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 과정에서 스페인,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이 이탈리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크고 작은 전투를 벌였다. 이때 미국으로부터 다양한 물자를 수입한 스페인은 이탈리아에 옥수수, 감자, 콩 등을 전래해 기근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고 커피, 차, 토마토, 럼주 등도 들여왔다.
18세기의 이탈리아는 유럽 강대국들의 각축장이었다. 오스트리아는 밀라노, 나폴리, 사르데냐를 지배하였고 프랑스는 피에몬테, 토스카나 주, 제노바를 지배했다. 18, 19세기 이탈리아 상류층은 식전 음식, 전채 요리, 프랑스식 수프 등을 즐기기 시작했지만 일반인들은 여전히 빵과 채소 수프, 감자, 양배추 등을 기본으로 하는 간소한 식사를 하였다.
이탈리아 역사는 요리의 맛에 그대로 녹아 있다. 지중해 요리는 스페인의 영향으로 맛이 강하고, 동북부 요리는 오스트리아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덜 짜고 덜 달며, 북서부 요리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다양성과 격조를 지닌다.
이탈리아 요리는 밀라노·베네치아 중심의 북부 요리, 로마 중심의 중부 요리, 나폴리·시칠리아 섬 중심의 남부 요리로 구분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각 지방마다 독특한 음식 문화를 지니고 있다.
알프스 산자락과 바다로 둘러싸인 이탈리아 북부는 대륙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어 다양한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북서부 지방에서는 쌀이 많이 생산되고 버터나 치즈 등 유제품도 풍부해 이 지방의 거의 모든 메뉴에는 쌀 요리인 리소토(risotto)가 포함되어 있다. 쌀을 버터나 올리브유에 살짝 볶은 후 육수를 붓고 채소, 향신료, 고기, 해산물 등을 함께 넣어서 졸이면 식감이 부드러운 리소토가 완성된다.
지중해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탈리아 남부에는 해산물이 풍부하고 올리브, 토마토도 많이 생산되어 이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음식이 바로 피자다. 대표적인 음식은 대중적인 음식이다.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피자 전문 요리점 ‘피체리아(Pizzeria)’가 길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지만 품격 있는 레스토랑에서는 피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피자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에트루리아 인과 그리스 인들의 식문화에서 시작해 18세기에 나폴리를 중심으로 크게 발달했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나폴리에서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만들어 구운 후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 등을 얹어 먹기 시작한 데서 현대적인 피자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육지의 신선한 재료들은 물론 바다의 풍부한 해산물을 이용해 피자를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었다.
마르게리타 피자는 이탈리아 피자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적인 피자로 꼽힌다. 이탈리아 왕국의 2대 국왕 움베르토 1세의 왕비 마르게리타에서 피자의 이름을 따왔다. 이 피자는 나폴리의 한 피자 가게 주인이 마르게리타 왕비를 위해 바질,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이탈리아 국기의 색을 상징하는 피자를 만든 데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짜장면을 잘 해야 진짜 중국집’이란 인식이 있듯이 이탈리아에서는 ‘마르게리타 피자를 잘 해야 진짜 피자 집’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피자 위에 얹는 모차렐라 치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치즈다. 나폴리 지방에서 모차렐라 치즈를 피자 위에 얹는 데에 사용하였기 때문에 ‘피자 치즈’로 많이 알려져 있다. 원래 물소의 젖으로 만들었는데 수요가 많아지면서 현재는 거의 일반 소의 젖을 사용한다. 제대로 만들어진 모차렐라 치즈에서는 신선한 우유 맛이 느껴진다. 숙성한 치즈 특유의 냄새가 없어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큰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피자 조각을 들어 올릴 때 실처럼 길게 늘어나는 모차렐라 치즈는 입맛은 물론 눈맛까지 만족시킨다.
19세기 들어서 화덕을 갖춘 피체리아가 나폴리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후 이탈리아 전 지역으로 퍼졌다. 19세기 후반 미국으로 이주한 이탈리아 인들은 도우(dough, 피자 반죽)가 얇은 이탈리아 피자에서 벗어나 두꺼운 피자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스 오븐의 등장으로 빠른 조리가 가능해지면서 피자는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
파스타는 밀가루 반죽을 소금물에 넣고 삶은 이탈리아 면 요리를 총칭하는 음식이다. 파스타(pasta)는 이탈리아어로 ‘반죽(paste, dough)’을 의미한다. 종류는 재료와 모양에 따라 300여 가지가 넘는다.
12세기 시칠리아에 진출한 노르웨이 왕은 ‘사람들이 긴 면을 먹는 것을 보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에 따라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된 파스타가 당시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널리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18세기 이후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파스타가 발달하기 시작했고, 19세기 말 이탈리아 이민자들에 의해 파스타가 알려지기 시작한 이후 오늘날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 되었다.
1 토마토 소스를 얹은 스파게티. <출처: (CC) Benreis @ wikimedia commons> 2 후추와 허브를 곁들이고 치즈를 버무린 마카로니. <출처: (CC) Antilived @ wikimedia commons> |
파스타는 크게 롱(long) 파스타와 쇼트(short) 파스타로 나눈다. 롱 파스타는 가늘고 둥근 국수 모양의 스파게티(Spaghetti), 폭이 넓고 얇은 라사냐(Lasagna)를 들 수 있고, 쇼트 파스타로는 약간 휘어지고 속이 빈 짧은 원통 형태의 마카로니(Macaroni), 튜브 모양의 펜네(Penne)를 들 수 있다.
최상의 파스타 요리를 만들려면 면과 소스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 이탈리아 파스타 전문점에서는 면과 소스를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젤라토(Gelato)는 이탈리아 어로 ‘얼린(frozen)’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에서 젤라토는 아이스크림 자체를 의미하지만, 다른 나라에 전해지면서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을 의미하게 되었다. 보통 젤라토는 과즙에 우유, 설탕, 계란 흰자 등을 넣고 때때로 커피나 초콜릿을 가미하여 만든다.
최고의 젤라토에는 얼음 결정체가 들어 있지 않다. 또한 지나치게 달지 않고 부드러움과 향미가 절묘하게 조화되어 있다. 젤라토의 유지방분은 일반 아이스크림의 절반 수준이고 칼로리도 비교적 낮다. 이탈리아에서는 식사를 자주 거르는 아이들이 식사 대신 젤라토를 먹기도 한다.
젤라토는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공기 함유량이 낮아 밀도가 더 높고 풍미가 진하다.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의 오버런(아이스크림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불어넣는 공기의 비율)이 40~60%라면 젤라토의 오버런은 20% 정도다. 게다가 이탈리아의 젤라토는 대부분 전문 가게에서 직접 만들기 때문에 신선하다.
2014년 10월 15일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 참석차 밀라노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탈리아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분은 혹시 영화 [로마의 휴일] 속에서 오드리 헵번이 먹었던 젤라토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 젤라토는 최근 한국의 글로벌 유통망과 만나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라며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젤라토를 꼽았다. 해태제과가 1880년에 설립된 정통 젤라토 브랜드 ‘빨라쪼 델 프레도(Palazzo del freddo)’를 500만 달러 안팎에 인수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젤라토’가 세일즈 외교에 도움이 된다면 연애할 때는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신선하고 깊은 맛 때문인지 연애를 할 때 젤라토를 먹으면 왠지 성공률이 높아질 것 같다. 앤과 브래들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스크림을 들고 스페인 광장 계단을 내려오는 앤 공주의 발걸음이 유난히 가볍다. 사랑은 젤라토처럼 신선하고 깊으며 부드럽고 발랄하다. 사랑은 모차렐라처럼 쫄깃하고 마카로니처럼 깜찍하며 스파게티처럼 편안하다.
첫댓글 다 읽으니 눈이 피로합니다~~~~~~~~~~~~~~~~쩝
하!
대장님!
기회 있으면 눈에 좋은 음식을 소개할게요
조용히 귀를 기울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