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3 오전 8:04:44 [스포홀릭]
스토브리그가 너무 조용하다. 조용함을 타파하기 위함인지 최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사이에 적잖은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재박 감독(53·LG)과 선동열 감독(44·삼성)이다.
올 시즌부터 LG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김재박 감독은 삼성에 대한 감정이 그리 좋지 못하다. 현대 유니콘스 감독 시절인 2004년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심정수와 박진만을 내준 것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러한 감정은 삼성이 FA 영입 사상 유래 없는 99억을 투입했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4년간 60억의 계약을 맺은 심정수는 2004년 부진한 한해를 보냈지만, 2002년과 2003년엔 도합 99홈런 261타점을 기록한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였다. 4년간 39억의 계약을 맺은 박진만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최고의 수비수였다.
이들의 이탈은 당장 현대가 시즌을 치르는데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고, 어지간히 탄탄한 전력인 그들이 2005년 7위로 전락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만약 KIA 타이거즈가 창단 이후 가장 극심한 부진을 겪지 않았다면 전년도 우승팀인 현대가 이듬해엔 자칫 꼴찌의 수모를 당할 뻔했다.
이런 일을 겪은 김재박 감독은 취임 시작부터 삼성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삼성은 돈을 주고 사온 선수가 많으니 우승이 당연하다", "포스트시즌에 삼성 응원하는 사람 없다"는 등의 과격한 발언은 연일 스포츠 언론에 충분한 가십거리를 제공했다.
마침 수세에 몰리지 않기 위해 선동열 감독도 "우승 못하는 팀의 시기심 표현이다", "그 멤버라면 우승해야"는 등의 발언으로 응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어쨌든 팬들과 선수들이 보기에 그다지 좋은 광경은 아니다.
선수들의 자극을 위해서 2년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인 삼성을 상대로 '타도 삼성'을 외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허나 상대를 깎아 내리면서까지 굳이 그것을 외부로 표출해야 될 이유는 없다.
과거 해태와 삼성을 지휘했던 김응용 감독(현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10번의 우승을 창출한 명장이었다. 선수 복도 풍부했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이 진정 명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에는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옛말이 주는 의미를 잘 알고 있는 감독이 바로 김응용 감독이었다.
야구 감독은 언론을 통해 상대팀을 자극할 수 있는 설전을 벌이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최선의 전력을 갖추고 최고의 경기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가뜩이나 스타도 없는 프로야구에서 감독들이 스포츠 신문 1면을 채우는 행태는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감독들간의 소모적인 설전, 이젠 팬들을 위해서라도 좀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호영
첫댓글 난 이런게 재미있던데..라이벌관계... 이런게 있다면 왠지 모르게 드라마같은 상황이 연출되지않을까..
'그 멤버라면 우승해야' 라는 말은 왠지.. 김재박 감독을 향한게 아니라 전임 모시기 감독한테 한말 같은 느낌은 나혼자 드는건지... 그분이 올해부터 해설하신다는데.. 속좁은 그분이 선감독한테 모라고 할지 기대됩니다...
근데 김응용이 감독하면서 불필요한 말을 안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