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반부패수사팀, 김남국 의원 코인 거래 수사 중
검찰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 화폐 ‘위믹스’ 거래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6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준동)는 작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검찰은 당시 FIU 자료를 바탕으로 법원에 계좌 추적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했지만, 그 뒤로도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반부패 사건 등을 전담하는 부서다. 지난 2월엔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과 이수진 의원(비례대표) 등을 기소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력이 가장 뛰어난 부서가 김 의원 사건을 맡은 것”이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2022년 초 위믹스 코인 80여만개(최대 60억원어치)를 보유했다. 이 코인은 같은해 1~2월 김 의원 ‘가상 화폐 지갑’으로 대량 유입됐고, 그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가상 화폐 지갑’이 등록된 A 거래소는 당시 김 의원의 거래가 통상적이지 않다고 보고 FIU에 거래 내역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FIU도 ‘이상 거래’로 분류해 검찰에 통보하고 자료를 넘겼다고 한다.
2016년부터 가상 화폐를 매매하고 수십억원대의 코인을 보유했던 김 의원은 2021년 7월 코인 등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課稅)를 유예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해 충돌’ 논란도 빚고 있다. 발의자 본인이 법안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시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함께 ‘소득세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의 핵심은 2022년 1월부터 시작되는 ‘가상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 후인 2023년 1월로 미루자는 것이다.
김 의원 등이 개정안을 발의했던 2021년은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 이슈가 한창 불거지던 때였다. 김 의원이 공동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기재위 조세소위를 거치면서 그와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묶은 개정안으로 대체돼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 인해 가상 자산 과세는 2023년 1월까지 미뤄졌다. 이어 작년 12월에는 2025년 1월까지 과세를 유예하는 법안이 또다시 통과됐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개인의 민감한 금융정보와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은 윤석열 라인의 ‘한동훈 검찰’ 작품”이라고 생각된다”며 “지금 윤석열 실정을 덮으려는 아주 얄팍한 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정치생명과 전재산 모든 것을 다 걸겠다”며 “(제가) 정말 어디서 출처 불분명한 금원을 가져다 투자한 것인지, 가상화폐를 비밀 USB에 은닉한 것인지, 불법적인 투자가 있었는지 전부 다 확인해보자”고 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안은 알지 못하지만 김남국 의원 본인 설명만을 전제로 하더라도 누구도 김 의원에게 코인 이슈 관여하는 고위 공직자로서 거액의 김치코인을 사라고 한 적도 없고, 금융당국에 적발되라고 한 적도 없다”며 “아무런 사실과 논리, 근거 없이 국가기관을 폄훼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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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前 8억→주식해 총15억→코인으로 총75억, 재테크神 김남국?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초 기준 최대 60억원대 코인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회의원 김남국’의 당선 후 급격한 재산 증식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당선 직후 8억원대로 신고했던 재산을, 국회의원 재임 2년여만에 최대 75억원까지 불렸는데, 자산 대부분이 주식과 코인이었다.
김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후 네 차례 재산 신고를 했다. 국회의원 당선 직후 신고한 재산은 8억3241만원.
이후 2021년(공개 시점 기준) 11억8103만원, 2022년 12억6794만원, 2023년 15억3378만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공개된 재산에서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주식이었는데, 주식에서도 김 의원은 뛰어난 재테크 실력을 보여줬다.
당선 시점인 2020년 4월 기준 LG디스플레이 주식 2003주를 가지고 있었는데, 해가 바뀌기 전 4만8672주를 더 샀다.
2020년 4월 LG디스플레이 주가는 1만원 남짓이었는데, 딱 1년만인 이듬해 4월 무렵엔 그 2.7배인 2만7600원까지 치솟았다.
김 의원은 그해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2021년 연말 가격을 그 후로 다시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4일 종가는 1만4630원이다.
LG디스플레이 최근 5년 주가 그래프. 김남국 의원이 대량 매입한 2020년이 최저 구간이었고, 매도한 2021년이 최고 구간이다. |
여기에 김 의원은 2022년 1~2월 자신의 가상 화폐 지갑에 ‘위믹스’ 코인을 80여만개, 6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가 2월 말~3월 초에 전량 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코인에 투자한 원금은 보유하고 있었던 주식을 매도한 대금”이라고만 했다.
재산신고에서 가상 화폐 관련 자금의 흔적은 없다. 김 의원은 “가상 화폐의 경우,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재산 신고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올해 마지막으로 공개된 작년 기준 재산 신고 규모가 15억337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상 화폐를 포함한 김 의원 총재산 규모는 한때 75억원 수준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재테크의 신’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은 ‘불법적인 투자 행위는 일절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제 정치생명과 전 재산 모든 것을 다 걸겠다”며 “개인의 민감한 금융정보와 수사 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은 윤석열 라인의 ‘한동훈 검찰’ 작품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상 화폐 거래를) ‘국민의힘 이준석’이 하면 자랑이 되고, ‘민주당 김남국’이 하면 문제가 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누가 사라고 했느냐”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예전부터 텔레그램 리딩방 이런거 좋아하셨던 것 같은데 왜 물타기 하냐”고 했다. 자신은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사용해 정상적인 코인 거래를 했던 반면, 김 의원은 불법 소지가 다분한 ‘코인 리딩방’을 통해 거래를 하지 않았냐는 주장이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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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신발, 매일 라면 먹는다더니…“카이저 남국의 거지 연기였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9년 소개팅 콘셉트로 촬영한 유튜브 영상에서 "매일 라면만 먹는다"고 말했다./유튜브 채널 '이동형TV’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화폐 ‘위믹스’를 작년초 60억원어치 보유했고 가치가 폭락하기 전 처분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김 의원이 자신의 궁핍함을 강조했던 과거 발언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반전(反轉) 캐릭터의 대명사인 ‘카이저 소제’에 빗대 ‘카이저 남국’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남국 의원은 지난해 1∼2월 가상 화폐 일종인 ‘위믹스’ 코인을 최고 60억원가량 보유했고, ‘코인 실명제’로 불리는 ‘트래블 룰’(Travel Rule)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했다. 이 코인을 김 의원이 정확히 언제 매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2016년부터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그런 김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 전부터 야당 지지층이 즐겨보는 유튜브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궁핍’을 강조하며 개그를 섞어 개인 홍보 소재로도 활용해왔다.
2019년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팅’ 콘셉트로 촬영을 하면서 좋아하는 음식을 묻는 상대 여성의 질문에 “매일 라면만 먹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이 소개팅 영상에서 “그렇게 먹은 지 7~8년 된 것 같다”며 “거의 하루 한 끼 못 먹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파스타의 한 종류인 ‘까르보나라’를 주문하며 “까르보나”라고 말하는 등 외식 메뉴에 생소한 모습을 보였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공개한 자신의 운동화./페이스북 |
국회에 입성한 뒤에도 김 의원의 ‘콘셉트’는 변하지 않았다.
2020년 페이스북을 통해 낡은 운동화 사진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구두 대신에 운동화 신고 본회의장 가고, 서류가방 대신에 책가방 메고 상임위원회 회의 들어간다”고 밝혔다.
2021년 6월에는 유튜브에서 “제가 돈을 번 건 비트코인이 아니고 진짜 아끼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안 사먹고…”라고 했다.
2021년 6월 김남국 의원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궁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V조선 |
그해 11월에는 T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구멍난 운동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어준 방송 출연자 등을 앉혀놓고 김 의원은 ‘3만7000원을 주고 산 운동화에 구멍이 났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그로부터 한달 뒤 그가 신고한 재산은 12억6800만원이었다. 코인은 뺀 금액이다.
김남국 민주당 국회의원이 2021년 11월 TBS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구멍난 운동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로부터 1개월 뒤 그가 신고한 재산은 12억6000여만원이었고, 이듬해 초 그는 60억원대 코인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TBS |
작년엔 ‘돈이 없어서 호텔 대신 모텔 생활을 한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후원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지자들이 모인 인터넷 공간에서 소위 ‘연애꿀팁’을 전수한다면서 “이 글을 보고 웃고 계시거나 연애 꿀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꼭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특히 그는 “국회의원이라고 호텔에 가서 잔 적이 없다. 저렴하고 깨끗한 모텔 이용한다. 작년 지방 선거 부산 지원 유세 때는 방 두 개 안 빌리고, 모텔에서 보좌진이랑 셋이서 잤다”며 후원을 거듭 부탁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작년말 후원을 호소하며 인터넷에 올린 글. /디씨인사이드 |
그랬던 그가, 작년 1~2월 기준 코인 60여억원어치를 보유했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네티즌들은 “역대급 반전 카이저남국” “재산이 그렇게 많은데 후원금 구걸했구나” “이 정도면 이재명 대표도 속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관련 게시글에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강력한 반전이 담긴 엔딩 장면이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당선된 후 네 차례 재산 신고를 했다. 국회의원 당선 직후 8억3241만원을 신고한 김 의원의 재산은 2021년(공개 시점 기준) 11억8103만원, 2022년 12억6794만원, 2023년 15억3378만원으로 불어났다.
여기에 김 의원은 2022년 1~2월 기준 최대 60억원어치 ‘위믹스’ 코인을 보유했다가 같은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 의원은 가상화폐 관련 자금을 신고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관련 보도가 나오자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상 화폐의 경우,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재산 신고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으며, 보유했던 ‘위믹스’와 관련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래”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작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를 시작했다./ 김자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