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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경남 진주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께서 쟁의행위 도중 안타깝게 사망하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1. 이번 사건의 본질
고인이 가입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BGF 리테일을 상대로 수 차례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습니다. 하루 13시간, 월 325시간이라는 지속 불가능한 과로와 아파서 쉬어야 할 때조차 건당 운임의 2배의 대차비용을 내야 하는 부당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배송노동자들의 이러한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CU, BGF 리테일은 직접적 계약 상대방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였고, 대신 노동조합 탄압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정상 배송을 모두 수행 중임에도 일방적으로 물량을 다른 물류센터로 이관해 생존권을 흔들고, 이 물량이관을 이유로 다시 화물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이와 같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당한 교섭요구를 거부한 원청의 행태에 이번 사건의 원인과 본질이 있습니다.
2. BGF 리테일 등 원청의 교섭거부 문제점
BGF 리테일과 BGF 로지스(이하 ‘원청’)는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과 직접 계약관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화물연대본부가 사업자단체에 불과할 뿐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이 아니라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란봉투법은 노조법상 사용자의 지위를 계약관계가 아닌 실질적 지배력 여부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번 사업장의 경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여지가 매우 클 정도로 원청이 화물연대본부 조합원의 업무수행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청의 교섭거부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한편, 작년 6월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화물연대본부가 2022년 안전운임제 일몰을 앞두고 벌인 쟁의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기소한 사건에서 화물연대본부가 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이미 명확하게 판단하는 판결을 선고한 바 있으므로 이와 다른 주장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국제노동기구(ILO)는 2024년 3월 13일 결사의자유위원회 제350차 이사회에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화물연대 업무복귀 명령과 관련해, “작업 개시 명령이 파업 중인 노동자들(workers)의 결사의 자유와 공공운수노조-화물연대의 노동조합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판단하는 한편, "노동자들이 결사의 자유 권리를 완전히 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화물연대가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이 사안에 노동조합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과 계약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교섭을 거부한다는 주장은 노란봉투법과 국제노동기준 하에서는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주장입니다. 오히려 이번 사건에서 원청의 행태는 부당노동행위로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3. 노란봉투법에 대한 억측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다루면서 노란봉투법을 탓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내용으로, 자신들의 주장과 관념을 합리화하기 위해 고인의 죽음마저 이용하고자 하는 비윤리적 행태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언론에서 이와 같은 보도 기조를 유지한다면 이는 언론윤리에서 한참 벗어난 것임을 지적합니다.
특히, 노란봉투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 법의 부재로 인해 희생된 많은 노동자들이 있었음에도 보도하지 않다가, 법 시행 이후는 노란봉투법 공격을 위해 사망사건을 악용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일부 언론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의 원청에 대한 수 백 건의 교섭요구와 노동위원회를 상대로 한 시정신청이 잇따라 사업장이 1년 내내 교섭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고 하면서 이를 ‘사회적 혼란’이라고 매도하고 있습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10일 기준 총 1011개 하청노조가 372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였고 합니다. 1개의 원청이 평균 3개 미만의 하청노조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셈입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부터 대기업 한 곳이 수 백개, 수 천개의 하청노조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아 1년 내내 교섭에 시달려 경영을 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실증적으로 확인되었음에도 여전히 실제와 다른 허위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꼴입니다.
또 일부에서는 중대재해법과 노란봉투법이 충돌된다는 주장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의도된 무지입니다. 중대재해법 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또한 작업장소를 제공하는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의무가 존재합니다. 이것을 곧바로 노동조건을 지배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면 모든 도급인은 노조법상 사용자라는 주장으로, 법과 현실에 완전히 동떨어진 주장입니다. 법률상의 의무를 이행한다고 해서 노동조합법 상 사용자가 된다는 것은 과연 어떤 법리에 근거한 것입니까?
4. 당국에 대한 요청
따라서 저는 이 비극적인 사태의 온전한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첫째,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에 나서야 합니다. 조합원 물량 빼앗기나 조합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쟁의행위 방해 등에 BGF 리테일 등 원청에 대하여 그 책임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합니다.
둘째, 사태를 수수방관한 경찰은 즉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놔야 합니다. 어제 사고 현장에는 경찰이 있었지만, 고인을 향해 돌진하는 차량을 제지하는 등 최소한의 역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즉시 사과하고, 공정한 현장 대응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셋째, BGF 리테일 측은 노동조합법상 정당한 권리에 따른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를 즉각 수용하고 교섭에 나서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또한 노사 교섭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지도 감독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번 비극은 우리 사회 원하청 노사관계의 후진성에서 비롯된 사안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바로 이 후진성을 정상화하여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마련하기 위해 입법되었습니다. 정부 및 사용자 측은 이 점을 결코 잊지 말아 주시길 바라며, 저 역시 국회 기후노동위원회 위원으로서 이 사태가 올바르게 해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