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서해 안면도로 1박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을 이맘때쯤 어김없이 서해로 내달은지 올해로 5년째네요.
안면도 백사장포구엔 대하철을 맞아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과
엠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로 출렁대고 있었습니다.
어시장 곳곳에 나앉은 탁자엔 벌써 이른 술한잔에 빠알갛게 상기된
얼굴로 지나는 사람들과 눈길이 마주치면 넉넉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백사장포구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저녁6시부터 인기가수의 공연이
있음을 알리는 소리가 저녁바다로 퍼져나갔습니다. 편승엽, 김현숙,
또..누구더라? 하여간 주질러 앉아 공연도 보고 싶었는데 가족들에게
철없는 사람 취급 당하며 숙박장소로 끌려가야 했습니다. ㅠ.ㅠ
백사장포구에 정박된 작은 어선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배도 여럿 모여있으니 쓸쓸해 보이지 않더군요.
저기 보이는 저 조그만 돌언덕도 밀물때는 홀로섬이 됩니다.
누군가 이른새벽 썰물때를 기다려 저 곳까지 흔적을 남기며
다녀왔는지 그 자국이 선명합니다.
안면도에 들어서서 바로 왼쪽으로 차를 몰아가면 황도라는
작은 섬을 만납니다. 그곳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1박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나와보니 조그만 언덕이 썰물에 몸을
드러내고 인사합니다. 물이 들어오면 그대로 섬이 됩니다.
토요일밤, 가게에 갈 일이 있어서 이 길을 혼자 걸어 내려갔었는데
컴컴한 시골길가에 심어진 수수대가 바람에 일제히 제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손을 내미는것 같아서 잠시 긴장했었습니다.
'귀신은 없어!' 단호하게 중얼대며 말입니다. 아침에 보니
이렇게 멋진 모습인데 말이죠.^^
꽃박람회로 유명해진 꽃지해수욕장의 할배,할미바위 입니다.
5년만에 처음으로 썰물때를 만나 걸어들어가 봤습니다.
굴이 천지사방에 깔렸는데 깨서 먹어보니 그 맛이 정말 일품이더군요.
'마리아와 여인숙'이라는 영화의 촬영지 '바람아래 해수욕장'에서
만난 빈 소줏병과 제 그림자.
안면도 바닷가중에서 이곳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바닷가로 들어오는 시골길의 편안함과 고즈넉한 풍경,
늘 그곳에 가면 까닭없이 차오르는 감정으로 느꺼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