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그들,
그때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11년 국가대표 만화가 강풀이 선사하는
끈적하고 밀도 높은 공포!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다 어디에 있을까요?’ - 강풀
작가는 이번 작품의 계기를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그가 이번에 선택한 소재는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 ‘경계’는 삶과 죽음의 경계로 보통은 그곳을 넘어간 이들을 귀신, 유령, 좀비 등으로 대상화 시켜서 부르지만, 작가는 그들도 ‘사람’이라 부르며 그들 또한 그곳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난 어디로 가는 거죠?’
‘어디든 다 사람 사는 곳 아니겠습니까?’
- 조명가게 中
보통 공포물이라 하면 죽은 자가 아닌 산 사람들의 시점에서 쫓기거나 그를 쫓아오는 상황을 생각한다. 그때 죽은 자들은 퇴치의 대상이거나 치유, 정화의 대상이다. 하지만 강풀의 작품에서는 그 경계가 모호해 진다. 작가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감정이입의 대상으로써 이야기의 중심으로 다뤘던 것처럼, 죽은 자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이웃으로 때로는 죄책감, 책임감, 슬픔, 사랑과 같은 극히 인간적인 마음을 가진 이야기의 중심으로 묘사한다.
그렇기에 강풀의 이야기의 중심은 언제나 ‘사건’이 아닌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강풀이 들려준 공포물과는 다르다.
'타이밍', '어게인', ’아파트‘, ’이웃사람‘과 같이 공포와 스릴러가 결합되었지만 이해하기 쉬웠던 기존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과는 달리 '조명가게'는 순수하고 밀도 높은 공포물이다.
또한 '조명가게'는 기존 작품만큼 친절하지 않다. 중반까지도 전체 이야기를 그릴 수 없을 만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각자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모든 일들과 사람들은 하나의 시간과 공간으로 모이는데, 작가는 의도적으로 그 중간과정의 친절한 설명을 배제함으로써 독자의 참여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 도착하면 모든 의문들은 한꺼번에 해결되고 ‘아!’ 하는 탄성이 터지게 된다.
만화책의 새로운 시도 ‘재미주의 스마트 에디션’
온라인에 연재되었던 웹툰을 그대로 묶어 내던 기존의 도서 제작과는 다르게, 이번 강풀 작가의 신작 ‘조명가게’는 ‘스마트 에디션’이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작가의 팬 층이 대부분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임에서 착안해 도서의 중간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장면에 큐알 코드를 삽입, 스마트폰을 이용해 특별히 제작된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동영상은 ‘고스트 메신저로’ 화제가 되었던 국내 중견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애니멀’에서 맡아주었다.
동영상은 ‘조명가게 1권’에 총 6개가 들어가는데, 예고편 형태로 표지에 1개, 도서 내부에 5개가 들어간다. ‘재미주의’는 향후 브랜드 주요 작품에 대해 ‘스마트 에디션’을 확대해서 적용할 예정이다.
줄거리
마을에서 떨어져 어둡고 외진 곳에 있는 조명가게는 오늘도 너무도 밝게 빛난다. 인적이 드문 그곳에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매일 밤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어딘가, 뭔가 우리와 다르다. 또 그들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계속 가게 주위를 서성이지만, 결국은 아무 말 없이 돌아선다. 하지만, 무언가를 아는 듯 한 조명가게의 주인은 그저 묵묵히 전구를 닦으며 낮은 목소리로 가게를 찾아온 소녀에게 읊조린다.
“낯선 사람들을 조심해라.
만나게 되더라도 절대로 모른 척 해야 한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 수 없는 그들의 사연은 밝혀질수록 하나의 시간과 공간으로 모여든다. 과연 그 때 그 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들은 왜 아직까지 우리 주위를 맴도는 것일까?
서평
아아아아아아아!!!!!아하하하하!
이제야 모든 게 모든 의문이 풀렸어!!!ㅋㅋㅋz 아! 개운하다!!
- 두가지의힘 님
님, 만화 자꾸 이렇게 만드실 건가요??
중독성 강하고 눈에 눈물 고이고…보는 만화마다 다 그래. 강풀님 짱!!!
-제비총각 님
최근에 가장 가깝던 언니도 조명에 불이 꺼져버렸어요. 그래서인지 이 만화 볼때마다 자꾸 언니 생각도 나고 삶과 죽음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을 하게 되요. 좀 더 사랑하며 아끼면서 살아야 하겠다는 생가도 하고…. 다른 누군가의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지 않게 나도 조심하며 살아야겠단 생각도 하고. 심심풀이, 시간을 죽이는 만화가 아니라, 깊은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강풀 님의 만화. 너무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 울보뭉디 님
저자의 말
6년 전 조명가게를 처음으로 구상했었다.
항상 나중에 할 이야기를 쌓아두고, 쟁여두고,
오랫동안 숙성시키는 버릇 때문에
어쩌면 이 만화는 내게 이미 오래된 만화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오랜 생각이었는지도….
어느덧 만화 10년차.
10개의 장편 만화.
스스로 지난 10개의 만화를 돌아보니 한 가지 일관된 주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그것이 멜로였건, 호러였건, 스릴러였건, 팩션이었건
이야기의 중심은 늘 한가지로 귀결되었다.
‘사람’
굳이 의도치는 않았으나 돌아보니 그렇게 되어 있었다.
어쩌면 그만큼 오랫동안 지켜온 내 생각이었는지도….
그렇다고 굳이 바꿀 생각은 없다.
앞으로 쭈욱 사람에 관한 만화를 그리겠다.
세상의 수많은 만화 중에 이런 만화가 하나쯤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2011년 초겨울. 강풀.
첫댓글 강풀 지음 / 출판사 재미주의 | 201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