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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119)회
고대수는 손신과 상의했다.아우들을 구할 방도가 있습니까.
손신이 말했다.모태공 그놈은 돈도 있고 권세도 있어 형제들이 풀려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죽이려고 할 거야.
감옥을 부수지 않는 한 다른 방도가 없을 것 같애.그럼 오늘 밤에 당신하고 나하고 갑시다.
손신이 웃으며 말했다.하여튼 당신은 성급해. 우리가 가서 감옥에서 구해내기만 하면 되는 거야 피신할 데도 있어야지.
우리 형님과 저 두 사람이 도와주지 않으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없어.
저 두 사람이 누구요.그들은 숙질간으로 도박을 좋아하는 추연과 추윤이야.
지금 등운산 골짜기에서 패거리를 모아 강도질을 하고 있는데, 나하고는 좋은 사이야.이 두 사람이 도와주면 이번 일을 성공할 수 있어. 등운산은 여기서 멀지도 않으니, 당신이 밤새 가서 두 숙질과 상의해 보세요.
내가 지금 갈 테니까. 당신은 술과 음식을 많이 준비해 둬. 내가 그들을 데리고 올 테니까.고대수는 일꾼들에게 분부하여 돼지 한 마리를 잡고 과일과 안주 등을 준비하였다. 황혼 무렵에 손신이 두 사람을 데리고 왔다.
추연은 원래 내주 사람으로 어릴 때부터 도박을 좋아한 건달 출신이었는데, 사람됨은 성실하고 정의감이 있었으며 무예도 뛰어났지만 고집이 세서 사람을 잘 포용하지 못했다.
강호에서는 그를 숲에서 나온 용 출림용 이라고 불렀다. 추윤은 추연의 조카인데 나이는 비슷했다. 키가 크고 생긴 것이 아주 이상해서 머리 뒤에 혹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뿔이 하나 있는 용 독각룡 이라고 불렀다 그는 사람들과 다투다가 성질이 나면 머리로 받아 버렸다.
어느 날 계곡에 있는 소나무를 머리로 들이받아 부러뜨린 일이 있었다. 그걸 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 얼이 빠졌다.고대수는 두 사람을 뒷방으로 청하여 좌정하게 하고 사건에 대해 얘기하고 감옥을 깨뜨릴 일에 대해 상의 하고자 하였다.
추연이 말했다.나한테 수하가 8~90명이 있는데 그 가운데 심복은 20명 정도입니다 내일 일을 하고 나면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 없습니다. 나는 오래 전부터 가려고 한 곳이 있는데, 당신네 부부도 가려는지 모르겠소.
대수가 말했다. 그곳이 어디라도 당신을 따라가겠습니다. 우리 아우들만 구해 주십시오.지금 양산박이 아주 잘 나가고 있습니다.
송공명은 인재를 크게 받아들이고 있고, 또 그 수하에 내가 아는 사람이 셋 있습니다. 금표자 양림, 화안산예 등비, 석장군 석용인데, 그들은 입당한 지 오래됐습니다.
우리가 두 형제를 구하게 되면 모두 양산박으로 가서 입당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고대수가 말했다. 좋습니다. 누구든 안 가겠다는 놈이 있으면, 내가 창으로 찔러 죽여 버리겠습니다.”
추윤이 말했다.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형제를 구했을 때 등주의 군마들이 추격해 오면 어떻게 합니까.손신이 말했다.
나의 친형님이 등주 군마제할이오. 지금 등주에서 대단한 사람으로 도적들이 몇 번이나 성에 쳐들어왔는데 모두 쫓아내 도처에 명성이 자자하오. 내가 내일 가서 형님을 청해 와서 의뢰하면 될 거요.
추연이 말했다.그분이 도적이 되려고 하겠소.손신이 말했다.내게 좋은 방법이 있소.그날 밤은 술을 마시고 날이 밝을 때까지 쉬었다. 추연과 추윤은 집에 머물러 있게 하고, 손신은 일꾼을 불러 분부했다.
수레 한 대를 가지고 빨리 성안 군영으로 가서 우리 형님 손제할과 형수 악대낭자 에게, 제수가 병이 위독하니 번거롭지만 오셔서 보살펴 주십시오.’라고 말해라.
고대수도 일꾼에게 분부했다.내가 병이 위중 한데 긴요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꼭 오셔서 뵙기를 바란다고 해라.일꾼이 수레를 밀고 떠나자, 손신은 문 앞에서 기다렸다.
밥을 먹을 때가 되자, 멀리서 수레가 오는 것이 보였다. 수레에는 악대낭자가 타고 있고, 뒤에는 손제할이 말을 타고 10여 명의군사를 거느리고 십리패로 오고 있었다.
손신은 안으로 들어가 고대수에게 알렸다.형님과 형수가 오고 있소.고대수가 말했다.내가 하라는 대로 하세요.손신은 밖으로 나가서 형과 형수를 맞이하였다.
손제할이 말에서 내려 문으로 들어오는데,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다. 얼굴은 담황색이고 뺨까지 수염이 나 있고, 키는 8척이 넘었다. 이름은 손립이고 별명은 울지공에 버금간다 하여 병울지 였는데,강궁을 잘 쏘고 사나운 말을 타고 한 자루의 긴 쟁을 잘 썼다.
팔뚝에는 대나무로 만든 강한 채찍을 걸고 있었는데, 등주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해도 모두 항복 했다.손립이 손신에게 물었다.
아우!제수씨는 무슨 병인가.손신이 대답했다.병의 증상이 아주 이상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 하시지요.손립이 들어오자, 손신은 일꾼에게 따라온 군사들에게 술을 대접하라고 분부했다.
손신이 말했다. 형님과 형수님은 방으로 가서 보시지요.손립이 악대낭자와 함께 방으로 들어가 보니 병자가 보이지 않았다. 손립이 물었다.제수씨는 어느 방에 있는가.그때 고대수가 밖에서 들어오는데, 뒤에 추연과 추윤이 따라왔다.
손립이 말했다.제수씨! 무슨 병입니까.
고대수가 말했다.아주버님께 인사 드립니다. 제 병은 아우들을 구하지 못해 생긴 병입니다.거참 괴이한 일이군! 무슨 아우를 구한단 말입니까.아주버님은 귀머거리나 벙어리인 척 하시는 겁니까
성안에 사시면서 어찌 저의 두 아우를 모르신다는 겁니까 아주버님의 형제가 아니라서 그렇습니까.난 도무지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두 형제가 누굽니까.
오늘 일이 급하니 곧바로 아뢰겠습니다.
해진과 해보가 등주산 아래의 모태공과 왕공목이 설계한 함정에 빠져
조만간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제가 지금 이 두 호걸과 상의하여, 성안의 감옥을 깨뜨리고 두 형제를 구출하여 양산박으로 가서 입당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일 사건이 벌어지면 아주버님도 연루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병을 핑계대고 아주버님과 형님을 이리로 오시게 한 겁니다.
아주버님께서 가지 않겠다고 하시더라도 우리는 양산박으로 갈 겁니다. 지금 조정이 밝지 못하니, 달아나면 아무 일이 없겠지만 가만히 있으면 관아에 끌려갈 겁니다.
‘불에 가까이 가면 먼저 탄다.’는 말이 있습니다.아주버님께서 우리 대신 관아에 끌려가서 감옥에 갇히게 되면, 그때는 밥을 넣어주거나 구해줄 사람도 없을 겁니다. 아주버님의 뜻은 어떠하 십니까.
손립이 말했다 나는 등주의 군관인데, 어찌 감히 그런 일을 저지르겠소.아주버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겠다면,우리는 오늘 먼저 아주버님과 생사를 결판내야 겠습니다
고대수가 두 자루의 칼을 뽑자, 추연과 추윤도 각기 단도를 손에 쥐었다. 손립이 소리쳤다.멈추시오! 너무 서두르지 마시오. 내가 깊이 생각해 볼 터이니, 천천히 상의합시다.악대낭자는 너무 놀라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고대수가 다시 말했다.
아주버님이 가시지 않겠다고 해도 동서형님은 앞서 보내야, 우리가 손을 쓸 수 있습니다.손립이 말했다.그렇게 일을 진행한다 하더라도,내가 집에 돌아가서 행장을 수습하고 허실을 탐지한 다음에 해야 할 것이오.
고대수가 말했다.아주버님의 처남인 악화가 우리에게 소식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감옥을 습격하고 한편으로는 행장을 수습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손립은 탄식하며 말했다.당신네들이 이미 그렇게 하기로 작정했으니, 내가 어찌 거절할 수 있겠소 내가 나중에 당신들을 대신해 관아에 끌려갈 수는 없지 않겠소 에이! 별 수 없지! 같이 상의해 봅시다.먼저 추연은 등운산 산채로 가서 재물과 인마를 수습하여 20명의 심복을 데리고 주점으로 오기로 했다.
추연이 떠나고, 손신도 성안으로 들어가 악화에게 소식을 전하여 약속하고 해진과 해보에게도 몰래 알리게 하였다.다음 날 등운산 산채에서 추연이 금은을 수습하여 심복들과 함께 당도하였다. 손신의 집에 있는 7~8명의 심복 일꾼들과 손립이 데려온 10여 명의 군졸들을 합쳐 모두 40여 명이 모였다.
손신이 돼지 두 마리와 양 한 마리를 잡아 모두 배불리 먹었다. 고대수는 고기 속에 칼을 감추고 밥 나르는 부인으로 변장하여 먼저 떠나고, 손신은 손립을 따라가고 추연은 추윤과 함께 각각 일꾼들을 데리고 두 길로 나누어 성으로 들어갔다.
한편, 등주부 감옥 안에서 포절급은 모태공의 뇌물을 받고서 해진과 해보를 해치려 하고 있었다.
그날 악화가 붉은색과 검은색이 칠해진 몽둥이 수화곤 을 들고 감옥 문 앞에 서 있었는데,방울소리가 들렸다.
악화가 물었다. 누구요.고대수가 말했다.
밥 나르는 사람입니다.악화는 이미 눈치를 채고 문을 열어 고대수를 들여보냈다.
다시 문을 닫고 복도 아래로 내려가자 정자 안에 있던 포절급이 보고 물었다.저 부인은 누구냐 감히 감옥 안에 밥을 가져오느냐.
예로부터 감옥에는 바람도 통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악화가 말했다.저 부인은 해진과 해보의 누님인데 밥을 가지고 왔습니다.
포절급이 소리쳤다.들어가지 못하게 해라! 너희들이 대신 밥을 갖다 줘라!악화가 밥을 받아서 감방 문을 열고 들어가 두 사람에게 주었다.
해진과 해보가 물었다. 어젯밤에 말한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악화가 말했다.당신네 누님이 들어왔소. 앞뒤로 호응할 테니 기다리시오.
악화는 두 사람의 사슬을 풀어 주었다.
그때 옥졸이 들어와 보고했다.손제할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오려고 합니다.
포절급이 말했다.그는 군영의 군관인데, 감옥에 무슨 일이 있어 왔단 말인가 문 열어 주지 마라!고대수가 한 걸음씩 정자에 다가가고 있을 때, 밖에서 또 옥졸이 소리쳤다.
손제할이 급하게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포절급이 분노하여 정자에서 막 나오는데, 고대수가 크게 소리쳤다.
내 아우들은 어디 있느냐.고대수는 번쩍거리는 칼 두 자루를 꺼냈다.
포절급은 심상찮은 낌새를 눈치 채고
정자 밖으로 달아났다.
해진과 해보가 목에 쓰고 있던 칼을 들고서 감방 안에서 튀어나오다가 포절급과 맞닥뜨렸다. 포절급은 미처 손쓸 새도
없이 해보가 내리치는 칼에 맞아 머리가 박살났다. 그때 고대수가 이미 4~5명의 옥졸들을 베어 쓰러뜨리고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감옥 밖으로 뛰어나왔다.
손립과 손신은 감옥 문을 지키고 있다가,
네 사람이 감옥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함께 관아로 달려갔다.
추연과 추윤은 이미 관아에서 왕공목의 머리를 들고 나왔다. 거리를 지나 함성을 지르며 성 밖으로 나갔다. 손립은 말을 타고서 화살을 메긴 활을 들고 일행의 뒤를 지키며 갔다.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문을 닫아걸고 감히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관아의 관원들도 손제할을 알아보고 감히 앞을 가로막는 자가 없었다. 손립을 에워싸고 일행은 성문을 나가 곧장 십리패로 가서, 악대낭자를 수레에 태우고 고대수가 말을 타고 호위하며 나아갔다.
해진과 해보가 말했다.그 모태공 늙은 도적놈에게 원수를 갚지 않고 어떻게 가겠습니까.손립이 말했다 그 말이 옳네.손립이 손신과 악화에게 말했다.
수레를 호위하면서 먼저 가게. 우리는 뒤따라가겠네.손신과 악화는 수레를 호위하여 먼저 가고, 손립은 해진·해보·추연·추윤과 일꾼들을 데리고 모태공의 장원으로 달려갔다.
마침 모태공과 모중의는 장원에서 생일잔치를 열고 술을 마시느라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일행은 함성을 지르며 장원으로 뛰어들어 모태공과 모중의를 비롯하여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조리 죽여 버렸다.
방안을 수색해서 금은보화 10여 보따리를 찾아내고, 뒤뜰에서 좋은 말 7~8필을 끌어내 그 중 네 마리에 짐을 실었다. 해진과 해보는 좋은 옷을 골라 갈아입고, 장원에는 불을 질렀다.각기 말을 타고 일행을 데리고 30리를 달려가 앞서간 일행과 합류했다.
도중에 인가에서 말 4~5필을 약탈하여 밤을 새워 양산박으로 달려갔다이틀 만에 석용의 주점에 당도하였다.추연이 석용을 만나 양림과 등비에 대해 묻자, 석용이 말했다.
송공명께서 축가장을 치러 가는데, 두 사람도 따라갔습니다. 두 차례 공격했다가 실패하고 양림과 등비는 함정에 빠져 사로잡혀 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축가장의 세 아들도 호걸인데 사범인 철봉 난정옥까지 돕고 있어,두 번이나 공격하고서도 깨뜨리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손립이 듣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양산박에 투신하여 입당하려고 하는데, 아무런 공로가 없습니다.한 가지 계책을 바쳐 축가장을 격파함 으로써 입당의 예물로 삼고자 하는데 어떻습니까.석용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은 계책을 듣고자 합니다.
손립이 말했다.난정옥과 나는 같은 사부님께 무예를 배웠습니다. 내가 배운 창칼을 그도 알고 있고, 그가 배운 무예도 내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등주에서 명을 받고 운주를 지키러 가다가 이곳을 지나가게 되었다고 하면, 필시 그가 나와서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서, 안팎으로 호응하면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이 계책이 어떻습니까.
손립이 석용에게 계책을 설명하고 있는데, 졸개가 와서 보고했다.오용
군사께서 내려와서 축가장으로 구원하러 가신다고 합니다.석용은 보고를 듣고, 졸개를 보내 군사를 모셔오라고 하였다.
잠시 후 군마가 주점 앞에 당도했는데, 여방·곽성과 완씨 삼형제였다. 뒤를 이어 군사 오용이 5백 인마를 거느리고 당도하였다. 석용이 주점 안으로 인도하여 손립 일행과 인사시키고, 양산박에 입당하려는 일과 계책에 대해 설명했다.
오용은 듣고서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기왕에 여러 호걸들이 산채로 올라가기로 작정했으니, 산에 올라가지 말고 축가장으로 가서 이 계책을 실행하여 공로를 세우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손립 등 일행은 모두 기뻐하면서 일제히 그 말에 따르겠다고 하였다. 오용이 말했다.내가 먼저 인마를 이끌고 갈 테니, 여러분은 뒤를 따라 오시오.오용이 먼저 송강의 진지로 가 보니, 송강은 얼굴을 펴지 못하고 근심하고 있었다.
오용은 송강에게 술을 권하면서 설명했다.
석용·양림·등비 세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등주 병마제할 병울지 손립이란 사람이 있는데, 그는 축가장의 난정옥과 같은 사부에게서 무예를 배웠다고 합니다.
지금 여덟 명이 산채로 와서 입당 하겠다고 하는데, 특별히 계책을 바쳐 입당의 예물을 삼겠다고 합니다.지금 이미 계책을 정하고 안팎으로 호응하기로 했습니다.
곧 형님을 뵈러 올 겁니다.송강은 듣고 나서 크게 기뻐하였다. 마치 근심이 저 멀리 하늘 위 구름 밖으로 날아가 버린 듯했다.
한편, 손립은 데리고 온 일꾼과 군사들을 한곳에 쉬게 하고,해진·해보·추연·추윤·손신· 고대수·악화를 데리고 송강을 만나러 갔다.
인사를 마친 다음, 송강은 연석을 마련하여 환대했다
오용이 몰래 명을 내려 사흘째는 이렇게 하고 닷새째는 저렇게 하라고 분부했다.
손립은 일행을 데리고 축가장으로 떠나갔다.
오용이 대종에게 말했다.산채로 가서 네 두령을 빨리 데려오게. 내가 그들을 쓸 데가 있네.
수호지(120)회
오용이 대종에게 말했다.
산채로 가서 철면공목 배선, 성수서생 소양, 통비원 후건, 옥비장 김대견을 빨리 데리고 오게.내가 쓸 데가 있네.대종은 떠나갔다.
군사가 와서 보고했다.서촌 호가장의 호성이 소와 술을 가지고 와서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송강이 들어오게 하였다. 호성은 중군 장막 앞에 와서 재배하고 간절히 아뢰었다.
저의 누이가 일시적으로 성급하였고 나이도 어린데다 세상 물정을 몰라 잘못 존안을 범했습니다. 그래서 사로잡혔는데, 장군님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랍니다.
누이가 본래 축가장과 약혼한 상태이고 일시적 으로 만용을 부리다가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장군님께서 풀어주시면, 필요한 물품은 뭐든지 명대로 받들어 올리겠습니다.
송강이 말했다.일단 앉아서 얘기를 나눕시다. 축가장 저놈들이 무례하게도 평소에 우리 산채를 모욕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한을 갚고자 병력을 일으킨 것이지, 당신네 호가장과는 아무런 원한이 없습니다.
다만 당신 누이가 우리 왕영을 사로 잡아 갔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로 누이를 사로잡았던 겁니다.왕영을 돌려보내면 우리도 누이를 돌려주겠소.
호성이 말했다.예기치 않게 축가장에서 와서 그를 뺏어 갔습니다.
오용이 말했다.그럼 왕영은 지금 어디 있소.호성이 말했다.지금 축가장에 억류되어 있으니, 소인이 어찌 감히 데려올 수 있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당신이 왕영을 돌려주지 못한다면, 우리도 어찌 당신 누이를 돌려줄 수
있겠소.오용이 말했다.형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시고, 제 말을 들어보십시오,
이후로 축가장에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당신네 장원에서는 결코 사람을 보내 구원하지 마시오. 그리고 만약 축가장에서 당신네 장원으로 달아나는 자가 있으면 붙잡아 우리에게 넘겨주시오. 그러면 당신 누이도 돌려주겠소.
하지만 누이는 지금 본채에 없고 지난날에 양산박 산채로 보내 송태공의 보살핌을 받고 있소. 당신은 안심하고 돌아가시오.
우리.에게 방도가 있습니다.호성이 말했다. 이번에는 결코 축가장을 돕지 않겠습니다. 만약 그쪽에서 우리 장원으로 오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붙잡아 장군 휘하에
바치겠습니다.송강이 말했다.그렇게 해주시면 황금이나 비단을 보내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한편, 손립은 ‘등주 병마제할 손립’이라는 깃발을 들고 일행을 이끌고 축가장의 뒷문으로 갔다. 장원 담장 안에서는 등주 깃발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 보고했다. 난정옥이 등주의 손제할이 만나러 왔다는 것을 듣고,축씨 삼걸에게 말했다.
저 손제할은 나의 형제로 어릴 때부터 같은 스승에게서 무예를 배웠소.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왔는지 모르겠소. 난정옥은 20여 명의 인마를 데리고 나가 장원 문을 열고 조교를 내려 맞이했다.
손립 일행이 말에서 내려 인사를 마친 다음, 난정옥이 물었다. 아우는 등주를 지키고 있는데, 여기는 어떻게 왔는가.손립이 대답했다. 총병부 에서 문서를 보내 이곳 운주를 지키고 양산박 도적을 방비
하라고 나를 보냈습니다. 길을 지나다가 형님이 여기 축가장에 있다는
말을 듣고 만나러 왔습니다.
원래는 앞문으로 오려고 했는데,마을 입구에 많은 군마가 있는 것을 보고 부딪치고 싶지 않아 길을 물어 소로로 와서 장원 뒷문으로 온 겁니다.
며칠 동안 양산박 도적들과 싸워 이미 두령 몇 놈을 사로잡아 장원 안에 가두어 두었네.
수괴 송강만 잡으면 한꺼번에 관아로 압송할 거야.
천행으로 아우가 이곳에 와서 지키게 되었으니, 참으로 금상첨화 이고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과 같네.손립이 웃으며 말했다.아우가 비록 재주 없지만, 저놈들을 붙잡는데 협력하여 형님이 공을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난정옥은 크게 기뻐하며, 일행을 장원 안으로 인도하고 다시 조교를 올리고 장원 문을 닫았다. 손립 일행은 수레와 말을 정돈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 대청으로 가서 축조봉과 축씨 삼걸을 만나 인사했다.
난정옥이 축조봉에게 말했다.
저의 아우 손립은 별명이 병울 지인데, 등주의 병마제할로 있습니다. 지금 총병부의 명을 받고 이곳 운주를 지키러 왔습니다.
축조봉이 말했다.그럼 이 늙은이도 그 치하에 있습니다.손립이 말했다.비천한 직책이라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 조만간 조봉 어른의 도움과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축씨 삼걸이 일행에게 자리를 권하자, 손립이 말했다.
연일 싸우느라 피곤 하시겠습니다.
축룡이 말했다.아직 승부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말 타고 오시느라
피로하시겠습니다.
손립은 고대수에게 악대낭자를 데리고 후당으로 가서 가족들에게 인사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손신·해진·해보를 불러 인사시키며 말했다.이 세 사람은 저의 아우들 입니다.악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은 운주에서 파견한 관원 입니다.
추연과 추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두 사람은 등주에서 데리고 온 군관입니다. 축조봉과 세 아들은 총명한 사람들이었지만, 손립의 가족도 있고 많은 짐 보따리와 수레가 있는데다 난정옥 사범의 형제라 하니 의심할 수가 없었다.소와 말을 잡아 연회를 열어 환대하였다.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 되는 날, 장원 병사가 보고했다.송강이 또 군마를 이끌고 장원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축표가 말했다.
내가 나가서 그 도적놈을 잡아 오겠습니다. 장원 문을 나가 조교를 내리고 백여 명의 기마군을 이끌고 출전하였다. 한 떼의 군마가 달려 나와 대적하는데, 약 5백 명 정도 되고 앞장선 두령은 활을 메고 쟁을 휘두르며 말을 박차고 오는데 바로 소이광 화영이 었다.
축표는 쟁을 들고 말을 몰아 앞으로 나아갔다. 화영이 축표와 독룡강 앞에서 싸움을 벌였는데, 10여 합을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화영이 파탄 난 척하며 말을 돌려 달아났다. 축표가 막 추격하려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추격하지 마십시오! 암기를 방비하십시오!
그는 활을 잘 쏘는 사람 입니다!
축표는 그 말을 듣고 추격을 멈추고
인마를 이끌고 장원으로 돌아왔다. 화영도 군마를 이끌고 돌아갔다.
축표는 대청 앞에서 말을 내려 후당으로 가서 술을 마셨다.
손립이 물었다.소장군은 오늘 도적을 잡았습니까.축표가 말했다.저 도적놈들
중에 소이광 화영이란 놈이 있는데, 쟁법이 대단했습니다.
50여 합을 싸우다가 그놈이 달아났습니다. 내가 막 추격하려다가, 군사들이 그놈이 활을 잘 쏜다고 하길래 병력을 거두어
돌아왔습니다.
손립이 말했다.
제가 재주는 없지만 내일 몇 놈 잡아 보겠습니다.그날 연석에서 악화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더니,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밤에 연석을 파하고 또 하룻밤을 쉬었다.나흘째 되는 날 정오에 장원의 병사가 또 보고했다.
송강의 군마가 또 장원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축룡·축호·축표가 갑옷을 입고 장원 앞문으로 나와 보니, 멀리서 징소리와 북소리가 울리면서, 함성을 지르고 깃발을 흔들며 앞에 진세를 펼치고 있었다. 축조봉은 장원 문 위에 앉아 보고 있었는데,
왼쪽에는 난정옥이 오른쪽에는 손립이 앉아 있었다. 축가삼걸은 손립이 데리고 온 사람들과 함께 문 양쪽에 진을 벌렸다.
송강의 진에서 표자두 임충이 큰소리로 욕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축룡은 분노하여 조교를
내리게 하고 쟁을 들고 말에 올라 1~2백 인마를 거느리고 함성을 지르며 곧장 임충의 진으로 돌격하였다.
장원 문 아래에서도 북을 울리고 양쪽 에서 궁노를 발사하여 전열을 멈추게 하였다.임충이 장팔사모를 들고
축룡과 교전하였다.
30여 합을 싸웠는데 승부가 나지 않았다. 양편에서 징을 울려 각기 말을 돌렸다.
축호가 크게 노하여 칼을 들고 말에 올라 진 앞으로 달려 나와 송강과 결전하자고 소리쳤다.
송강의 진에서는 몰차란 목홍이 출전하여 축호와 교전하였다. 둘은 30여 합을 싸웠는데 승부가 나지 않았다. 축표가 그걸 보고 대노하여 쟁을 들고 말에 올라 2백 명의 기마를 이끌고 진 앞으로 달려 나왔다.
송강의 진에서는 병관색 양웅이 말을 타고 쟁을 들고 나와 축표와 교전하였다.손립은 두 부대가 싸우는 것을 보고 있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신을 불러 명했다.
내 채찍과 쟁을 가져오너라!
손립은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자신의 말 오추마에 올랐다.
팔뚝에는 대나무로 만든 채찍을 걸고 손에는 쟁을 들었다.축가장에서 징을 울리자 손립이 진 앞으로 나섰다.
송강의 진에서는 임충·목홍·양웅이 말을 세우고 진 앞에 서 있었다.
손립이 말을 몰아 나오며 말했다.
내가 저놈들 잡는 것을 보시오!
손립은 말을 세우고 소리쳤다.
너희 도적놈 중에 싸우고 싶은 놈은 나와서 나와 결전하자!송강의 진에서 말방울소리가 울리면서 한 기마가 나오는데, 사람들이 보니 반명삼랑 석수였다.석수가 달려 나가 손립과 교전했다.
싸움이 50여 합에 이르러, 손립이 빈틈을 보이자 석수가 쟁으로 찌르며 들어왔다.
순간 손립이 슬쩍 피하면서 석수를 가볍게 붙잡아 와서 장원 앞에 내던지며 소리쳤다.묶어라!축가삼걸이 송강의 진으로 일제히 쳐들어가자 모두 달아났다.
삼걸은 군대를 거두어 문루로 돌아와, 손립을 보고 모두 두 손을 맞잡으며 공경을 표했다.손립이 물었다.모두 몇 놈이나 잡았습니까.축조봉이 말했다.
처음에 시천이란 놈을 잡았고, 다음에는 간첩 양림을, 그 다음에는 황신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호가장의 일장청이 왕영을 잡았으며,싸움터에서 진명과 등비를 잡았습니다.
지금 또 장군께서 석수를 잡았는데,이놈이 바로 우리 객점에 불을 지른
놈입니다.모두 일곱 명입니다.
손립이 말했다.한 놈도 상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죄수를 싣는 수레 7량을 빨리 만들고 술과 음식을 주어 몸을 잘 보양하게 해야 합니다.
굶주려서 몸을 상하게 하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다음에 송강을 잡아 한꺼번에 동경으로 압송하면 축가장 삼걸의 이름을 천하에 떨치게 될 겁니다.축조봉이 사례하며 말했다.
다행히 제할의 도움을 받게 되어 이제 양산박은 멸망할 것입니다.축조봉은 손립을 후당으로 청하여 연회를 열었다. 석수는 죄수 수레에 갇혔다. 본래 석수의 무예가 손립보다 못하지 않았는데, 축가장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손립에게 잡힘으로써 손립을 믿게 하려는 의도였다.
손립은 또 몰래 추연·추윤·악화로 하여금 문과 출입로 등을 파악해 두게 하였다.
양림과 등비는 추연과 추윤을 보고 심중으로 기뻐하였다. 악화는 사람이 없을 때 잡혀 있는 두령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고대수와 악대 낭자는 안에서 출입하는 문과 길을 파악해 두었다. 닷새째 되는 날, 손립의 일행은 아침밥을 먹고 장원 안에서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는데, 장원의 병사가 달려와 보고했다.
송강이 병력을 네 길로 나누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손립이 말했다.
열 길로 나누어 온들 대수냐 너희들은 당황하지 말고 준비해라.
먼저 갈고리와 올가미를 마련하여 생포해야 한다. 죽은 놈은 가치가 없다.
장원 사람들은 모두 갑옷을 입었다.
축조봉은 친히 젊은이들을 이끌고
문루에 올라 살펴보았다.
동쪽의 인마를 거느리고 있는 두령은 표자두
임충인데 배후에 이준과 완소이가 약 5백 명의 인마를 이끌고 있었다.
서쪽에도 5백 인마가 오고 있는데, 앞장선 두령은 소이광 화영이고
뒤에는 장횡과 장순이 따르고 있었다. 남쪽 문루에 올라가 바라보니,
약 5백 인마가 오고 있는데 앞장선 세 두령은 몰차란 목홍, 병관색 양웅, 흑선풍 이규였다. 사면이 모두 병마로 포위되었고 북이 일제히 울리자 함성이 크게 일어났다.
난정옥이 말했다.오늘 저놈들이 대거 쳐들어
왔으니 가벼이 대적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한 부대를 이끌고 후문으로
나가 서북쪽에서 오는 적을 대적 하겠소.축룡이 말했다.나는 앞문으로
나가 동쪽에서는 오는 적을 대적 하겠습니다.축호가 말했다.나는 후문
으로 나가 서남쪽에서 오는 적을 대적 하겠습니다.
축표가 말했다.나는 앞문으로 나가 수괴인 송강을 잡겠습니다.촉조봉은 크게 기뻐하며 모두에게 술을 내렸다. 각기 말에 올라 3백여 기마를 거느리고 장원 문을 나갔다.
나머지는 모두 장원 문루를 지키며 함성을 질렀다. 이때 추연과 추윤은 이미 큰 도끼를 감추고 감옥 문 좌측에서 지키고 있었고, 해진과 해보는 무기를 감추고 후문을 떠나지 않고 있었으며, 손신과 악화는 이미 앞문 좌우를 지키고 있었다.
고대수는 군병들 에게 악대낭자를 보호하게 하고, 자신은 쌍도를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소식이 오면 바로 손을 쓸 생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