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메시, 발롱도르 8번째 들어 올려… “홀란, 내년엔 너의 것”
아르헨에 36년 만에 월드컵 안겨
“이 상은 아르헨 국민을 위한 것”
‘56골’ 홀란 2위, 음바페 3위 올라
‘수비수 최고’ 김민재는 22위 랭크
세 아들과 함께 수상하는 메시 리오넬 메시(왼쪽)가 31일 발롱도르를 수상한 뒤 시상식에 온 세 아들에게 황금공 트로피를 보여주고 있다. 세 아들은 그동안 메시가 상을 받는 시상식 자리에서 서로 먼저 트로피를 만지려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종종 잡히기도 했다. 트로피에 가장 가까이 선 아들은 둘째 마테오다. 파리=신화 뉴시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통산 8번째 발롱도르를 차지했다.
메시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엘링 홀란(맨체스터시티)을 제치고 남자 선수 수상자로 뽑혔다. 프랑스어로 ‘황금공’이란 의미의 발롱도르(Ballon d‘Or)는 축구 선수가 받는 세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상위 100개국 축구 기자 100명의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프랑스의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풋볼’이 시상을 주관한다. 올해 최종 30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메시가 1위, 홀란이 2위, 파리 생제르맹(PSG)의 킬리안 음바페가 3위를 했다. 최종 후보 30명의 득표 점수는 4일 공개된다.
메시는 이날 수상으로 2021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8번째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다. 역대 최다 수상으로 이 부문 2위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5회 수상)와의 격차를 벌렸다. 호날두는 올해 최종 후보 30명에 들지 못했다.
올해 36세인 메시는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수상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지낸 스탠리 매슈스(1915∼2000)가 41세이던 1956년에 수상했다. 메시는 또 비유럽 구단 선수 최초 발롱도르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지난 시즌까지 프랑스 리그1 PSG에서 뛴 메시는 올해 7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마이애미 구단주 데이비드 베컴이 이날 시상자로 나서 메시에게 황금공 트로피를 건넸다.
메시의 이번 수상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 덕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소속 클럽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홀란이 앞섰다. 홀란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2골을 기록했다. 두 대회에서 모두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메시는 지난 시즌 PSG에서 뛰면서 리그 16골을 기록했다. PSG는 리그1 정상에 올랐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결승전 2골을 포함해 모두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의 우승을 안겼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에 해당하는 골든볼도 차지했다. 메시는 “발롱도르는 받을 때마다 항상 특별하다. 특히 이번엔 아르헨티나 대표팀 덕분에 얻은 보상이 크다. 월드컵 우승은 정말 특별하다. 이 트로피는 아르헨티나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8번째 수상 소감을 말했다. 메시는 개인 첫 발롱도르 수상을 다음 기회로 미룬 홀란을 위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홀란과 음바페도 언젠가 발롱도르를 받게 될 것이다. 이번 발롱도르는 홀란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상식에 참석한 홀란을 향해 “내년엔 네가 이 상을 받을 거야”라며 웃었다. 이날 홀란은 직전 시즌 골을 가장 많이 넣은 선수에게 주는 ‘게르트 뮐러’상을 받았다. 홀란은 소속 팀 맨체스터시티와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모두 56골을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30명 후보에 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22위를 했다. 수비수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였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순위는 지난해 손흥민(토트넘)이 기록한 11위다. 여자 선수 발롱도르는 아이타나 본마티(바르셀로나)가 받았다. 본마티는 올해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했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