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많이 변했다. 머리모양을 바꿨고 말투도 공격적으로 변했다. 목소리엔 힘이 실렸고 대화할 때 제스처도 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행사장에서의 모습이다.
예전의 박 전 대표는 행사장에 입·퇴장 할 당시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청하는 참석자들과 간단한 수인사를 나눴다. 행사장 입장시에는 서너 명의 경호원에 둘러쌓인 채 곧바로 자신의 좌석에 앉았고 참석자들과의 인사도 자신의 좌석에서 잠시 일어나 고개를 숙이는 정도였다. 바쁜 일정 탓에 매번 행사 도중 자리를 떠야 하는 박 전 대표는 퇴장 시에도 참석자들에게 간단한 인사만 건넨 채 급히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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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5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태민안 포럼 창립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
그러나 이런 모습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 25일 전·현직 여성국회의원을 비롯해 여성지도자 200여명이 모인 '여성지도자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입장하는 데만 7분, 퇴장하는 데는 10여분 가량이나 소요됐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박 전 대표는 참석자 대다수에게 먼저 일일이 악수를 건넸고 안부를 묻는 등 담소도 나눴다. 참석자들의 사인부탁과 기념촬영요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음 일정 탓에 먼저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도 일일이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떠났다. 그냥 행사장을 빠져나가기 아쉬운 듯 자당 소속 모 여성 의원에게 "뒷 마무리 좀…"이라고 부탁했고 일부 참석자들에겐 따로 연락을 하자며 명함을 받기도 했다. 같은 날 저녁 보수성향의 '국태민안' 포럼 창립식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강연이 끝난 뒤 700여명의 참석자 전원과 기념촬영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기념촬영에만 40분이 넘게 소요됐다.
29일 국회의원 및 전국 각 지역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317명이 참석한 연석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낸 박 전 대표는 이날 역시 참석자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특히 각 지역의 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박 전 대표는 물론, 함께 참석한 박 전 대표 진영 사람들도 지역 당협위원장들과 접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찬 직후 연석회의장 근처에 모인 친박근혜 진영 의원들 사이에서는 각기 다른 지역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뭔가를 주문하고 이후 만날 약속시간을 잡아두는 등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박 전 대표 대선전략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한 초선 의원은 대선행보의 초점을 '조직강화'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에게 크게 뒤지는 이유 중 하나도 조직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조직이 없다고 봐야 한다. 지지모임 몇 군데가 생겼지만 이 전 시장이 각 지역 읍면동까지 조직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없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때문에 "경선에 대비한 조직강화에 포커스를 맞춰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크게 달라진 박 전 대표의 '스킨십 강화' 행보 역시 이런 대선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박 전 대표는 각 지역별 직능별 조직을 하나 둘 띄우고 지방행사에 참석할 때 마다 지역 당원들을 접촉하며 '당심 다지기'에도 주력하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지지율 정체 탓에 박 전 대표가 장악하던 당 조직 중 상당 부분이 이 전 시장쪽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진영은 "바닥 지지가 튼튼하기 때문에 추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또 한 관계자는 "조직이 취약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지난 전당대회때는 어떻게 이겼겠느냐"고 반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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