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제 1 독서는 사도행전의 맨 마지막 부분입니다.
그런데 뭔가 매듭을 짓지 않고 끝내는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서 계속해서 전도여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죽기 전에 이 책을 썼기 때문일까요?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저의 생각은 사도행전의 저자가 의도적으로 사도행전을
Never ending story로 만들려 한 것 같습니다.
주님을 전하는 복음 선포는 바오로 사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결코 죽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어떤 사람입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복음 선포를 멈추지 않은 사람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복음 선포 중에 당한 고통을
코린토 2서 11장에서 다음과 같이 얘기합니다.
“나는 수고도 더 많이 하였고 옥살이도 더 많이 하였으며,
매질도 더 지독하게 당하였고 죽을 고비도 자주 넘겼습니다.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유다인들에게 다섯 차례나 맞았습니다.
그리고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
돌질을 당한 것이 한 번,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입니다.
밤낮 하루를 꼬박 깊은 바다에서 떠다니기도 하였습니다.
자주 여행하는 동안에 늘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에게서 오는 위험, 이민족에게서 오는 위험,
고을에서 겪는 위험, 광야에서 겪는 위험, 바다에서 겪는 위험,
거짓 형제들 사이에서 겪는 위험이 뒤따랐습니다.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에 시달렸습니다.”
이렇게 많은 고난 가운데서도
바오로 사도의 복음 선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의 의지가 강하고
열성이 대단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까?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바오로 개인의 의지와 열성을 넘어서는
그 무엇도 멈추게 할 수 없는 주님의 의지와 복음 선포의 힘입니다.
이 주님의 뜻과 복음 선포의 힘은 바오로 사도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어느 한 시대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어느 한 장소에 국한될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의 마지막 말은 “바오로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로 끝납니다.
바오로 사도에게 아무 방해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로마에서도 분명 어떤 방해가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바오로 사도가 방해를 받지 않았던 것이고
그래서 그것이 방해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의 얘기는 끝이 없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