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비만 관리, 어릴 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소아·청소년 비만이면 성인 비만 가능성 5배나 높아
"혼자만의 의지로 안돼…고도비만은 약물치료 고려"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매년 1~2월은 학교의 겨울방학과 봄방학이 이어져, 아이들의 규칙적인 생활방식이 흐트러지기 쉽다. 특히 추운 날씨 탓에 외부 활동이 줄거나 운동 부족으로 인해 자칫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대한비만학회에서 초등학생 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체중이나 비만 자녀를 둔 부모의 67.8%는 자녀의 체중을 자주 재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회를 만들어 자녀 건강을 함께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체질량 지수로 비만 정도 가늠…식습관·운동 부족이 큰 원인
소아·청소년 시기 비만은 성인이 돼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 체계적 문헌 고찰,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소아·청소년은 비만이 아닌 데 비해 성인일 때 비만 가능성이 5배 높았고 비만 청소년의 80%가 성인이 돼서도 비만일 것이라고 했다.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뿐만 아니라 관련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사춘기가 일찍 나타날 수 있으며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결과적으로 천천히 자라나는 아이들보다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가 작을 수도 있다.
몸무게를 지탱하느라 무릎관절이나 척추에 통증을 호소하는 한편, 인지적·정서적·사회적 발달이 이뤄지는 시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 그리고 관리가 요구된다.
비만의 정도는 체질량 지수(BMI)를 통해 평가하는데 체중에서 신장별 표준체중을 뺀 뒤 그 결과를 표준체중으로 나누고 곱하기 100%를 하면 나온다. 체질량 지수가 △85 이상~95 백분위수 미만이면 과체중 △95 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이다.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다. 특정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증후성 비만은 1%도 안 된다. 유전적 원인보다 달라진 식습관, 생활 습관, 비활동적인 가족 성향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급증하는 추세다.
◇올바른 식습관 확립…아이 혼자 아니라, 온 가족 함께 운동해야
비만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식습관을 확립해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아침 식사는 거르지 않고 저열량 식이요법을 하되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55~60%·단백질 7~20%·지방 15~30%'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
지방이 적고 섬유질 많은 음식을 먹되 저녁 7시 이후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군것질,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음료수 섭취는 절대 금하며 음료수 대신 물 마시기를 권한다.
식습관 이외에 매일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게 주 3회 최소 30분 이상, 유산소 및 근력운동을 유도하고 학습 목적이 아닌 TV 시청, 스마트폰 이용, PC 게임 등은 하루 총 2시간 미만으로 제한한다.
신체 활동이 생활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아주며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운동 종목 위주로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운동한다. 미국소아과학회(AAP)도 부모·보호자의 역할을 이같이 강조하며 가정환경의 변화 등을 요구했다.
다만 학회는 지난달 9일 소아·청소년 비만 관련 임상 진료 지침을 바꿨는데 기존의 적극적 감시를 넘어 조기 비만 치료까지 권장했다. 특히 필요하다면 보조요법으로 약물 치료와 비만 대사 수술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만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비만환자에게 보조요법으로 체중 감량 약물요법을 권장했으며 중증 비만이 있는 만 13세 이상의 청소년 비만 환자에게는 종합 비만 수술센터에서 비만 수술 평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비만학회도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해 2022년 비만 진료 지침을 통해 '집중적인 식사·운동·행동치료에도 지속적인 체중증가를 보이고 비만 동반 질환이 조절되지 않을 때' 경험 있는 전문의에 의한 약물치료 고려를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 "생활습관 개선한 뒤에도 난항 겪을 때 치료 고려"
전문가들은 비만이 복합적인 질환이라며 단계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서지영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른과 달리 성장을 계속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 교수는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위주로 섭취하면서 매일 꾸준히 운동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키가 크면서 자연히 비만이 해소될 수 있다"며 "일단 체중이 더 늘어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용희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의 발생 요인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고도 비만인 소아·청소년에게도 생활 습관 개선요법이 필수적"이라며 "이 요법의 부차적인 방법으로 선택되는 2차 치료법으로 약물요법이 있다. 이는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며 전문가와의 상의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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