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올바른 행동인지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삶의 모든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주는 편리한 도구가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요?
이것이 바로 18세기 영국 철학자 제러미 벤담이 쾌락 계산법(hedonic calculus)을 만들어
이루려고 했던 목표입니다.
벤담은 공리주의라고 알려진 규범적(즉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련된 윤리 이론의
아버지입니다. 공리주의에서 행동은 그에 따르는 결과에 기초해서 옳고 그름이 정해집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더 많은 이로움이나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행위는 선하고, 결과적으로 불행이나
고통을 생산하는 행위는 악하다는 뜻이죠. 벤담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옳고 그름을 재는 척도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다."
그러므로 벤담이 보기에 의적 로빈 후드는 도덕적이지만, 서부의 무법자 부치 캐시디
(Butch Cassidy)는 그렇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은 연합국 관점에서) 선하지만, 칭기즈칸은
아니고요. 열 명을 살리려고 한 명을 죽이는 행위는 올바르지만, 납치당한 공주를 구하려고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라는
거죠. 자기 행동의 결과를 살피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의문 하나가 남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기 행동의 결과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확신할 수 있을까요? 벤담의 답은 다름아닌 쾌락 계산법입니다!
벤담은 사람들이 일곱 가지 기준, 즉 강도, 지속성, 확실성, 근접성, 다산성(쾌락이 더 많은
쾌락을 낳는지), 순수성(쾌락에 고통이 뒤따르지는 않는지), 범위를 토대로 자신의 모든 행동에서
비롯한 즐거움과 고통을 합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각 기준을 더 명확히 이해하
고 자기 행동이 낳는 결과를 더 정확히 파악할수록 우리는 더 선해질 수 있다는 말이죠.
자, 이제 쾌락 계산법을 배웠으니 계산한 값을 쭉 적은 다음 합계를 내기만 하면... 짜잔! 당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참 쉽죠? 수학 시대에 걸맞은 도덕이자 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윤리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답니다!
단지 매번 그걸 다 계산하는 데 한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문제지만요.
- 조니 톰슨 저, 최다인 역, ‘필로소피 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