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닭은 꼬끼오. 영국 닭은 코카도오도울두우. 독일 닭은 키케리키이. 프랑스 닭은 코코리코. 일본 닭은 코케콕코오.
품종이 달라서일까? 나라마다 닭 울음소리가 다르다. 같은 닭이 울어도 우리나라 사람 귀에는 꼬끼오로 들리고, 프랑스 사람에게는 코코리코로 들린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각 나라 말에는 이런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가 있다. 모두 소리의 울림을 이용한 묘사의 일종이다.
예나 지금이나 닭 울음은 비슷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닭 울음을 자세히 들어보면 상황에 따라 제각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닭 울음을 ‘꼬끼오’ 하나로 통일하고 사용한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암탉이 울든 수탉이 울든 무조건 ‘꼬끼오’로 적는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상징성이다. 만약 닭 울음을 소리 나는 그대로 옮겼다면, ‘꼬끼오’ 외에도 수많은 표현이 나올 것이다.
의성어는 왜 써야만 할까? 예문을 보면서 자세히 살펴보자.
㉠ 현진이가 낙엽을 밟았다.
㉡ 가온이가 발을 옮길 때마다 낙엽 밟히는 소리가 났다.
㉢ 수인이가 발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났다.
모두 같은 뜻의 문장이다. 하지만, 예문 ㉠에서는 아무 느낌이 없다. 낙엽을 밟았다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예문 ㉡에서는 낙엽 밟는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예문 ㉢을 보면, 낙엽 밟는 장면과 소리까지 아주 생생하게 들린다. 다시 말해 ㉠, ㉡, ㉢은 모두 같은 뜻이지만, 표현 방법과 의성어의 유무에 따라 느낌의 차이가 크다.
소리를 표현할 때 의성어를 사용하면 문장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우리말에는 꽤 많은 의성어가 있다.(약 삼천 개 정도) 예문에 사용된 ‘바스락바스락’에서 보듯 의성어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형식이다. 그 결과 스스로 리듬을 가지게 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의성어는 문학 작품에서 빠질 수 없다. 특히, 동화와 동시 등 아이들 글쓰기에는 필수 요소이다. 이번 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의성어 찾기 놀이를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정종영 동화작가·영남아동문학회 회원 didicat@naver.com
[출처] 주간매일 2016년 03월 17일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