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使의 옷은 바느질한 옷이 아니다' [天衣無縫] 이란 말
얼마전 '天衣無縫'이란 글씨를 받은 일이 있다. 이 카페에 들
어와서 내용을 열어보는 회원 정도 되면 이 四字 정도는 익히
잘 알고 있어 굳이 덛 말이 필요 없겠지만 혹시 간혹 낯설어
하는 분이 설명 좀 해달라고 하면 쉬운 말로 現代生活에서 어
떻게 설명해야 할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天衣란 하늘의
옷이니 人間이 만들 수 없는 최고의 아름다운 옷이라 할 것인
즉 하늘의 이야기 이니 그 이야기는 人間이 이야기 할 바 못
되고 현대 人間社會에 비추어 말한다면 무슨 비슷한 말로 설
명 해야 하나...
우선 떠오르는 것이 물이다. 사방에 눈에 띄는것이 음료수라
맛있는 음료수가 지천으로 깔려 입맛을 돋우어 많이들 마시지
만 맹물 만큼 많이 마시지는 않을 것이고 맹물이 싫증나서 안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 맛도 꾸며진 것이 없지만
평생을 마셔도 싫증이 안나니 이것이야 말로 최고의 맛이요
바로 이 맛이 하늘의 맛 아닌가? 그래서 예부터 내려오는 말
에 지극한 맛은 맛이 없는 것이란 말이 생겨난 것인가 (至味
無味)...
글을 읽을 때도 글 내용에 贅辭가 많으면 읽을 때는 재미 있
지만 읽은 후 별로 남는 것이 없다. 논어 첫머리에 나오는 '學
而時習之不亦說乎아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아 人不知己而不慍
不亦君子乎아'(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나를
알아 주지 않더라도 내 마음이 불편치 않으면 나는 또한 군자
가 아닌가) 윗 句節 인용을 맞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건
위의 글에서는 더할 것도 없고 뺄것도 없는 그저 淡淡한 내용
이다. 언제나 들어도 싫증 안난다.
杜甫의 詩를 보더라도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然 今春看又過 何
日是歸年'(강물이 푸르니 새가 더욱 희어 보이고, 산이 푸르니
꽃이 불타는 듯 하네, 금년봄도 지나간 듯 하니, 어느날이 고
향에 돌아갈 해인가) 간단한 四 句節 絶句 이지만 구태여 꾸
민것 없고 쓸것은 다썼네. 물론 명시라 그렇겠지만....
또한 金素月의 詩[山有花]에서도 '산에는 꽃피네, 꽃이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산에는 꽃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
네. 별로 특별한 詩語를 쓴것도 아니고 짧고 간단하지만 修辭
가 많은 어떤 詩보다도 느낌은 더 많네.
이러한 글들이 별 꾸밈이 없어 우리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인가
日常에서도 오랜만에 깊은 友情을 지닌 친구를 만나도 淡淡
히, '오랜만일세, 반갑네 몸은 건강한가? 막걸리나 한 잔 하세'
마시면서 利害나 感情을 떠난 그럴듯한 애기나하고 쓸데없는
얘기는 안하고 '한 잔 더 할라는가? 아니 醉氣 돌았으니 이만
끝내고 다음에 보세, 조심해 잘 가시게.' 이 정도면 '君子之交
는 淡若水'(군자의사귐은 물과같이 담담하다) 하다고 한 옛 선
비들의 사귐은 아니드라도 현대에서는 그래도 素朴한 사귐이
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 사귐은 오래 가겠지.
위에서 예를 든 몇가지 내용들이 現代의 日常生活 속에서 '天
衣無縫'을 世俗的으로 설명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본래의 뜻에서 너무 비켜 나간 해석인가? 홀로 생각해 본다
東溪 朴大遠
첫댓글 내가 산에서 야생화를 촬영하며 느낀 것이 바로 야생하에는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있어 나에게 더 친근감을
주는것이 아난가 생각 됩니다. 요즈음 도시 미화에 쓰이는 개량종 꽃은 화려 하고 오래가는 장점은 있으나
왠지 정이 않가요. 위의 시구절과 일맥상통하는것 같아서요 .
화장하지 않은 풋풋한 자연미가 더 좋지요.
東溪선생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東溪, 좋은 글 더 많이 부탁 드리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런 졈도 있겠죠. 그런데 영어로 찾아 보다니.. 과연 愚羊답네요...
이 댓글을 읽기 전까진 성형미인은 뭐라해야할까.. 고민중이었는데.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