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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GE REVIEW [#07] ; 김정훈 블레이드 사용기
본 글은 티바 및 탁구닷컴의 스폰으로 작성되었으며, MIRAGE REVIEW는 티바스폰 미라쥬의 용품사용기입니다.
다소 주관적인 느낌과 감각에 대한 설명일 수도 있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번 김정훈 블레이드는 제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이 많이 비약되고 과장되어 있습니다.
먼저, 티바........
아마추어 스폰이라는 엄청난 행운을 맞이하고 나서 생겨난 고민은 다른 분들도 다들 비슷했겠지만 어떤 블레이드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사실 러버공화국이었던 티바라인업에 에볼루션이라는 최상급 러버가 출시되면서 더 이상 러버에 있어서만큼은 빈틈이 없을 정도의 탄탄한 스쿼드를 자랑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눈높이를 한층 끌어올려준 에볼루션이라는 정말로 한 단계 진화한 러버의 존재는 선택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준 셈이었습니다.
하지만 티바블레이드가 무척이나 생소했던 저에게 있어서 블레이드의 선택 문제는 크나큰 고민거리였습니다. 결국 방황을 거듭하다가 카본임에도 불구하고 때마침 출시되는 잉카를 선택했던 것은 넥시의 기술력과 진중함에 대한 일종의 믿음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밸런스 높은 합판블레이드의 감각에 오랜 기간동안 길들여진 저의 촉수는 자꾸만 다른 블레이드들에 손길을 뻗었습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잉카를 선택하고 난 얼마 뒤에 큐리어스-퓨리어스 신제품 7겹합판 형제가 새로 출시가 됩니다. 조금 더 단단할 것으로 예상되는 큐리어스를 선택하고 스폰 초기의 기간을 잉카와 큐리어스를 병행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10여종 정도의 티바 합판블레이드를 사용해본 결과로는 티바 합판 라인업 중에 슈퍼밸런싱 블레이드를 꼽으라면 단연 큐리어스를 1등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의 감각은 큐리어스보다 약간 단단한 감각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큐리어스의 높은 밸런스는 매우 인상적이며, 또 이러한 특성 때문에 동호인들의 다양한 감각적 기호를 일정치 이상 충족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스폰 이전의 제가 합판 블레이드의 감각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할 때 늘 기준점으로 삼았던 C100의 역할을 티바에서는 큐리어스가 담당을 한 것입니다.
높은 밸런스를 소유한 5겹의 감각이 강하게 느껴지는 7겹합판
티바 블레이드 중 대표적인 슈퍼밸런싱 블레이드인 큐리어스에 대한 한줄평가입니다.
큐리어스-퓨리어스가 출시되고 나서 들려왔던 소식은 김정훈 선수의 티바계약이었습니다. 스티가 스폰 당시에는 클리퍼CR WRB를 썼던 김정훈 선수가 과연 티바의 라인업에서 어떤 블레이드를 선택하게 될 지는 초미의 관심사였고, 스트라투스 파워우드를 잠깐 거쳐서 결국 김정훈 블레이드가 태어나게 되는데, 제 예상이지만 김정훈 블레이드가 넥시의 기술력으로 제작되기는 했지만 간접적으로는 큐리어스-퓨리어스 제작의 노하우에 관해 일부나마 넥시와 티바가 서로 공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먼저 출시된 7겹합판인 큐리어스의 감각이나 성능에 대해서도 김정훈 블레이드 설계나 제작 시에 약간은 고려가 되지 않았을까하고 억측해봅니다. 사실 그립모양이라든지 그립의 렌즈디자인이라든지 상당부분 그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넥시.........
피터팬이 처음 출시되고 테스트하고 사용해가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해지는 인상적인 감각은 다름아닌 밸런스였습니다. 스피어, 리썸, 칼릭스, 컬러 등 넥시 블레이드를 섭렵해오면서 저에게 각인된 넥시 블레이드의 인상은 영화의 장르로 표현해보고자 한다면 컬트영화의 그것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매우 깊이 안기며 폭발적인 힘으로 발사되는 스피어, 저에게 합판의 감각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해준 연속 드라이브머신 리썸, 처음 시타할 때 충격적인 (마치 영화 유주얼서스펙트의 반전과 같은) 감흥을 느끼게 해준 성배 칼릭스.
90년대 중후반 종로 2가 코아아트홀을 혼자 누비며 한창 컬트영화 장르에 심취해있던 그 시절에 걸출한 장르영화를 감상하고 나오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최소한 저에게 넥시의 정체성은 이것이었습니다.
티바 + 넥시 : 슈퍼밸런싱 블레이드의 진화
그런데, 피터팬을 시타하고 실전에서 사용하면서 등골이 서늘해졌던 것은, 드디어 넥시가 매니아지향적인 색채에서 대중지향적 색채로 한단계 진화했다는, 그런 일종의 카타르시스였습니다.
그만큼 피터팬은 넥시의 색채가 가득 느껴지면서도 다루기 쉽고 보다 다양한 스타일과 전형을 흡수할 수 있는 포텐셜이 느껴진 것입니다.
피터팬에 관하여 장황하게 언급한 이유는 이 잠재력 풍부한 5겹합판인 피터팬과 더불어 마치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처럼 완벽한 대칭과 균형을 이루는 7겹합판의 존재가 바로 김정훈 블레이드이기 때문입니다.
즉, 슈퍼밸런싱 블레이드의 영역을 5겹합판 쪽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 피터팬, 7겹합판 쪽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 김정훈 블레이드입니다.
기존의 슈퍼밸런싱 블레이드들은 말 그대로 모든 수치가 90에 가까이 수렴하면서 특별히 단단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으며, 진동, 울림, 감싸안음, 튕김 등의 감각 등이 말 그대로 중간적인 그런 성격을 보여왔습니다. 대표적으로 C100, 하이브리드우드NCT 등을 꼽을 수가 있고 넥시에도 컬러라는 슈퍼밸런싱 블레이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칼릭스에서 그 정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칼릭스2, 카보드, 아리랑, 잉카 등 이후의 출시작 들에서 다양한 깊이로 변주되었던 가변반발력이라는 넥시만의 독창적 유전자가 3세대 블레이드인 피터팬과 김정훈에 스며들면서 이 슈퍼밸런싱과 가변반발력의 하이브리딩이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피터팬은 적절한 밸런스 감각에 5겹합판다운 부드러움과 리썸의 향수가 느껴지는 걸면 걸리는 회전능력이 부가되었고, 김정훈도 마찬가지로 뛰어난 균형감에 임펙트에 따라서 변화하는 감각이 덧붙여진 것입니다.
이것은 소위 슈퍼밸런싱 블레이드의 감각적 단점으로 흔히 지적되는 밋밋한 감각의 영역을 진일보한 기술력으로 확장시키는, 실로 대단한 감각적 스펙트럼의 확장입니다.
즉, 이러한 감각적 스펙트럼의 확장이라는 것은 피터팬이나 김정훈이 이루어낸, 슈퍼밸런싱 블레이드도 그 평균적인 감각과 특성이외의 그 무엇, +@를 구현할 수 있다는 새로운 영역을 열어젖히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티바와 넥시가 만나서 이루게 된 가장 큰 성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91-91-90-93-91 >C100 (아디다스)
91-91-89-93-91 >스트라이크우드V (아디다스)
92-92-90-93-91 >하이브리드우드 NCT (스티가)
86-87-89-93-95 >피터팬 (넥시)
90-90-90-91-92 >COLOR (넥시)
91-91-88-87-91 >큐리어스 (티바)
92-92-90-93(?)-91(?) >김정훈 (티바)
천차만별한 블레이드의 감각과 성격을 정량화해서 살펴볼 수 있는 고슴도치님의 수치는 정말 소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메이커별로도 각각의 특성치 비교표가 있지만, 그것은 철저하게 내부적 피드백만 가능한 데이터이므로 메이커와 메이커를 관통하여 비교해볼 수 있는 이 수치의 의미는 정말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슈퍼밸런싱 블레이드의 각각의 특성치를 비교해보면, 김정훈 블레이드는 C100이나 하이브리드우드 NCT와 수치상으로는 가장 가깝습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김정훈 블레이드의 수치에는 검지감각과 반발감각에 단서가 붙어있습니다. 제가 사용해본 결과로도 하나의 숫자로 결정짓기에는 김정훈 블레이드의 변화무쌍함과 능력치에 비하면 너무 가혹한 면이 있어보입니다.
무엇이 다른가
아디다스의 대표적인 슈퍼밸런스 블레이드인 C100과 스트라이크우드V는 생각외로 단단합니다. 특히나 C100의 리뉴얼 버전이라고 하는 스트라이크우드V는 약간 더 단단하고 튕기는 느낌이 더 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미세하게 전체감각 수치가 낮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스트라이크우드V가 살짝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이 아디다스의 두 블레이드와 김정훈 블레이드의 차이점은,
김정훈 블레이드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 혹은 유기체처럼 느껴집니다.
C100과 스트라이크우드V가 5겹합판의 전통적인 울림과 진동이 억제된 단단함으로 무장하여 마치 일종의 기계와 같이 매우 믿음직스럽기는 하지만 뭔가 아쉬운, 그런 느낌이라면 임펙트의 강도에 따라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을 드러내는 김정훈 블레이드는 마치 생물을 다루는 것과 같은 감각적 교감이 있습니다. 이 감각적 교감이라는 것이 결국 넥시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와 같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갈수록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김정훈 블레이드의 기계적 수치는 하이브리드우드의 그것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처음 이 수치가 나왔을 때 제가 환호를 했었던 이유도 하이브리드우드의 특성을 가벼운 개체로 만나볼 수 있겠다라는 기대감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정훈과 하이브리드우드는 너무도 다른 블레이드입니다. 이것은 감각적 특성이나 기대치의 성능이라는 두 측면 모두에서 그러합니다.
만약에 블라인드테스트로 이 두 블레이드를 시타를 하게 된다면 이 두 개의 블레이드의 기계적 수치가 일치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습니다.
C100과 하이브리드우드도 수치가 거의 비슷한 편인데, 이 두 블레이드간에도 수치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상당히 먼 감각적 간극이 존재합니다만, 김정훈과 하이브리드우드는 이 간극보다 훨씬 더 깊고 깊은 간극과 차이가 존재합니다.
독보적인 유니크함
잉카의 경우는 티바 라인업 상 어느 블레이드도 차지하지 못했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로 독특한 블레이드로 자리매김하긴 했지만 넥시의 라인업에서도 비슷한 성향과 감각의 블레이드(예를 들면 칼릭스2와 같은)를 크게 어렵지 않게 골라낼 수 있는 반면에, 김정훈 블레이드는 티바의 라인업이나 넥시의 라인업에서나 양쪽의 영역에서도 비슷한 감각과 특성을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유니크함이 있다는 것이 김정훈 블레이드가 가지는 가장 큰 의미로 생각이 됩니다.
또한 위에서 다른 슈퍼밸런싱 블레이드와 비교를 하면서 언급했었던 마치 살아있는 생물이나 유기체와 감각적 교감을 하는 듯한 그런 느낌, 바로 이 충격적인 느낌이 바로 다른 블레이드가 넘볼 수 없는 김정훈만의 말 그대로 독보적인 유니크함이자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합니다.
블레이드와의 교감이라는 것
티바스폰이 마무리될 시점에 각성하게 된 이 블레이드와의 감각적 교감이라는 것은 김정훈블레이드가 제 감각의 시야를 넓혀준 일종의 신세계와 같습니다. 이전에는 라켓을 사용한다는 것이 단순한 물건을 사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이 교감이라는 것은 라켓이 단순히 손에 쥔 목판과 러버의 합일체가 아닌 마치 내 몸과 신경의 연장 혹은 연속체라는 그런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김정훈 블레이드의 반응은 즉각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통상적인 블레이드들에서 느껴지는 평범한 감각에 익숙하신 분들은 무척 이질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4주이상의 진한 합숙훈련을 마치고 난 후에 다시 김정훈 블레이드를 평가하게 된다면 제가 언급하는 이 엄청난 비밀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중요한 것은 블레이드와의 감각적 교감이며, 이것은 비유를 들자면 영화 “아바타”에서 판도라행성의 나비족 전사들이 이크란이라는 비행동물과 생체적 접속을 하고 서로간의 감각적 교감을 맺고 이크란막토(이크란을 조정하는 자)로 다시 태어나는 그런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현재로서 제가 김정훈블레이드에게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END.
*참고 블레이드
C100, 하이브리드우드NCT, 피터팬, 클리퍼CR WRB, 큐리어스, 잉카
*참고 러버
에볼루션 MX-P, EL-P, FX-P, 5Q, 5Q VIP, 블루파이어M2, 텐죤울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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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정훈막토가 되시길 바래요~^^
덕분에 그건 이미 되어있습니다. ^^;
~^^
글도 좋지만 중간중간의 사진들 역시
사용기를 읽어 가는데 큰 재미를 주네요
미라쥬님의 글은 언제봐도 참 보기 좋습니다
독보적인 러버커팅 기술을 소유하셨군요^^
늘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려한 글, 잘 읽었습니다.
5겹에는 피터팬, 7겹에는 김정훈이라는 말씀에 어서 김정훈을 코팅해놓아야겠습니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출시와 동시에 변함없는 칼릭스 막토^^로서 그 어떤 블레이드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결국엔 칼릭스로 돌아오는데.. 김정훈은 사실 상당히 끌려요.^^
제 능력범위로는 칼릭스는 도저히 소화불가더군요. 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5Q/EL-P로 시작했다가 현재는 5Q/5Q VIP로 이리저리 돌려쓰면서 시험중입니다.
느낌 아니깐~ ^^
꽤나 즐거운 블레이드지만, 이제 방황하지 않기로 마음 먹기 때문에요 ^^
그 느낌 잘 알지요. ^^ 저도 김정훈 주력으로 놓고 다른 애들은 가끔씩 즐거운 산책 정도로 놀려줄 생각입니다.
항상 부지런하시고~배려심 깊고~탁구를 정말 사랑하는 분 같아요~
탁구실력도 좋으시고~글도 참 잘 쓰시네요~
부담스럽게 칭찬을 많이 해주시네요. 이번주는 못 뵈서 아쉬워요. 다음주에 뵈요. ^^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정보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사용하면서도 사실 잘 몰랐던 것을 이런 글을 통해 다시 확인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칼릭스(1)를 2년 반정도 사용해오다 이번에 김정훈을 사용중인데,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참고로 현재 사용중인 러버는 양면 p7입니다.)
처음 쓸때는 김정훈의 변이가 좀 이상할 수도 있는데, 그것을 몸으로 받으들이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비로소 진가가 나오더군요. 정말 훌륭한 라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