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예정은 무박으로 변산반도 산행이 예정되었느나, 곳곳의 물난리로 인해, 큰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보되는 영월 운교산 산행으로 바뀌었다. 토요일 새벽 새찬 비소리에 잠을 깼다. 2시30분이다. 지하철 가는 길에 이미 홀딱 젖겠다는 생각도 잠시 스르르 잠이든다. 알람시간에 깨어 나니 오늘도 시간이 빠듯하다. 이마 상처에 약 바르고 접합밴드 붙이고 나니 6시가 임박했다. 고맙게도 와이프가 선뜻 데려다 준단다. 사실 강변역까지는 욕심이었을까? 삼성역에 내려준다.
오지버스에 올라 영희언니와 다올님과 인사한다. 원더님은 다른 일로 오늘 못 오셨다고한다. 아마 비오는 산행이라 부담스러웠나보다라고 생각할때 원더님이 스윽 나타난다. 거짓말쟁이 다올님. 오지산행 5년이 넘어가면 다 능구렁이가 되는가 보다.
오지버스는 달려 오늘의 들머리에 다다른다. 이미 오전 9시에 근접했다. 계속 잠만자던 나는 차가 막혔는지 아니면 원래 먼 거리였는지 이유는 모른다. 에궁~~ 영월역에서 기다리는 상고대님을 픽업하지 않았다. 오지버스는 부랴 다시 왔던길 돌아간다.
오전 10시 즈음 들머리에 오른다. 4차선 도로 옆 편한길로 부터 시작한다. 얼마지나지 않아 쓰러지고 버려진? 듯한 민가 옆으로 오른다. 가능한 빨리 산으로 들어가기 위해 힘쓴다. 다행히 이슬비 정도로 부슬 부슬 내리는 비에, 적당히 젖고 적당히 시원하다. 여름산행 날씨로는 최고다. 먼저 올라 평평한 곳에서 쉬고 있으니, 저기 멀리서 웅성 웅성하는 소리가 들린다. 더덕이 있나보다. 왠걸 팀원 몇 명이 산삼을 캤다는 소식을 전한다. 놀라고 궁금하여 오는 사람들에게 보여 달라고 하니, 아무도 보여주지 않는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잠시 산삼 헤프닝이 끝나고, 같이 또는 같이 하는 팀 산행으로 이어진다. 빗줄기가 갑자기 굻어진다. 온몸이 이내 푸욱 젖는다. 어차피 젖을 각오하고 우비도 챙겨오지 않았다. 묵묵히 비 맞으며 오른다. 빗소리와 어우러지 자연의 소리에 심취한다. 빗속의 나뭇잎소리, 새소리, 멀리 바람소리.... 너무나 아름답다. 순간이기에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 25년 7월 19일 오전 11시 즈음, 여기 영월 운교산 오르는 능선길 어디에서 느끼는 찰나의 아름다운 순간.
지난주 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자리 편다. 센스쟁이 다올님이 준비해온 비닐타프 친다. 날이 날인만큼 오늘은 라면이다. 신가이버대장의 명품라면과 무불의 아무것도 넣지않는 기본라면이다. 다들 맛있게 먹어주니 장비챙기는 보람이 있다.
점심 후 비는 잦아들었지만, 이제는 내 몸의 땀으로 젖는다. 운교산 정상까지 1km 구간은 급한 오르막으로 힘들게 올라간다.
잔 부상으로 인해 오랜만에 나온 원더님이지만, 저력은 여전하다. 천천히 끈기 있게 오른다. 오지산행을 같이 하는 부부팀원들. 존경하고 부럽습니다.
늦게 시작한 산행에, 우중 산행에, 습기 산행에 그리고 넉넉한 수확산행 때문인지, 멀리 진행하지는 못할 것 같은 판단이다. 비비재에서 능선 잡는 하산길을 선택한다. 모두들 비비재를 향하여 고고씽
경사는 급하지는 않지만 왼쪽이 벼랑길이다.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 조심 한발 한발 내 딛는다. 다들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며 진행한다.
갈림길에서 후미팀을 꽤 너무 기다린나머지, 선두팀은 비비재로 진행하기로 한다. 후미팀은 사면을 가로질러 비비재로 내리는 능선에서 만나기로 한다. 급한 내리막을 조심 조심 한참을 내린다. 어느정도 내리니 환한 임도가 보인다. 오모님이 임도로 내릴 것을 안내하는 데 너무 급경사이다. 다들 옷버리고 엉덩이로 내린다.
팀원들 반이상이 어렵게 임도로 떨어졌는데, 제일 뒤 대간거사님이 다시 올라 오라고 하신다. 그길 아녀~~~. 충격적이다. 근데 오를 수가 없어 오지준비대장 다올님이 가지고 온 슬링걸어 올라온다. 원더는 다올이 슬링을 왜 사나 궁금했다는데, 오늘 이렇게 소중히 사용하게 될 줄을 몰랐더란다.
길지 않은 구간 비와 함께 내용 가득한 산행을 마치고, 하산한다. 비는 그치고 가끔 해도 내민다. 부디 다른 지방에 비피해 없기를 바라며 영월로 목욕하러간다.
오늘 즐겁고 아름다운 순간을 보내며. 오지를~~~
첫댓글 그 천종산삼이 상고대 님의 작품이었군요.
감축드립니다.
우중산행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도 우비를 가지고 갔으나
비를 맞고산행을 하고싶어서 입지않았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조망또한 너무 멋있었습니다.
어제도 건강해지는 즐거운
산행 이었습니다.
산행기 채미있게 읽었습니다 .^^.
산삼을?오지팀에게 이런일이~ 열심히 산에 다니라는 산신령님의 하사품이라 생각됩니다
장마철에는 우비가 소용이 없죠. 시원하게 내리는 비 또한 하늘의 선물입니다 수고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