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카카오 택시 횡포 부도덕… 반드시 제재”
국민 60여명과 북카페서 민생회의
카카오 “택시 수수료체계 전면 개편”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 정부가 반드시 제재 등 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민생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 택시 기사가 “과도한 수수료 등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카카오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수수료 인하를 요청하자 윤 대통령이 이렇게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카페에서 주재한 ‘민생 타운홀’ 형식의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 버리고 또 계속 유입시켜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처음부터 아예 받을 돈을 제시하고 시장에 뛰어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유인을 다 시켜 놓고 가격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카카오 택시의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의 발언을 들은 뒤 “우리나라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다.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면서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 어떤 식으로든지 경쟁이 되게 만들고 이런 일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는 “어려운 서민들을 두툼하게 지원해 주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시키면 (반대 측에서) 아우성이다”라면서도 “재정을 더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죽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소상공인, 택시 기사, 무주택자, 청년, 주부, 장거리 통학자 등 각계각층 국민 60여 명을 만나 이들의 어려움을 듣고 답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타운홀 방식으로 가감 없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석자의 눈물에 울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 “대출 금리 뛰어 힘들다” 尹 “은행 독과점 갑질 안돼”
국민 60여명과 카페서 민생회의
尹, 청년전세자금 등 호소 직접 메모
“저와 정부 책임… 정책에 잘 반영”
“불요불급한 곳 예산 줄인다고 하자, 탄핵 얘기까지 나와… 하려면 하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소상공인과 택시운전사, 무주택자, 주부, 청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포에서 초심을 다시 새기고 비상한 각오로 민생을 챙길 것”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하나하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출을 많이 받다 보니까, 금리가 갑자기 껑충 뛰니까 굉장히 현실적으로 어려운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갑자기 왜 눈물이 나오는지….”(경기 김포시 수산물 제조업자 A 씨)
“우리나라 은행들은 독과점 체제로 갑질을 많이 합니다.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에요.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강하게 우리가 밀어붙여야 합니다.”(윤석열 대통령)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현장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택시기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60여 명이 모였다. 김포시에서 수산물 제조 가족회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여성 A 씨가 마이크를 잡고 호소를 이어가자 참석자들은 숙연해졌다. 윤 대통령은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해서는 안 된다”며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핵심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의견을 밝히는 방식인 ‘민생 타운홀’로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파란 사인펜으로 직접 메모하며 참석자들의 호소를 들었다.
● 울컥한 尹, 은행·카카오 독과점 정면 겨냥
부산의 한 개인택시 기사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카카오 택시의 횡포가 너무 심하다”며 “과도한 수수료를 대폭 낮춰서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수준인 1% 정도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 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인을 다 시켜놓고 나서 가격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이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 한다”며 “독과점의 부정적인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니 반드시 조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서울에서 전세 거주 중인 7년 차 직장인은 윤 대통령에게 “대출 연장을 할 때 일부 상환이 없으면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어 사회 초년생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에서 이 금리를 왜 올리나. 정책금융 상품의 금리를 다른 금리가 올라간다고 해서 올리는 것은 제가 보기에 안 맞는다”며 은행이 중간에서 부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지시했다.
● “따뜻한 손길 내미는 게 국가의 본질”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제 책임, 정부의 책임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고 말씀을 잘 경청해서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가수 변진섭 씨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떠올리며 “나라가 많은 돈을 못 주고 많은 힘이 안 되더라도 그야말로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게 국가의 본질 기능”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모두발언에선 “정부 재정 지출이 팍팍 늘어나면 물가가 오른다. 그래서 불요불급한 것을 좀 줄이고 정말 어려운 서민들이 절규하는 분야에 (예산을) 재배치해야 하는데 (반대 측에선)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막 나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며 건전 재정 기조 유지 의지를 밝혔다. 그는 “어떻게 보면 서민들이 오늘날과 같은 정치 과잉 시대의 희생자”라며 “어쨌든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모든 것은 제 책임이다. 제가 잘하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는 “어려운 분들에게 재정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복지라는 건 스스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예산’이라고 말했다. 저도 거기에 아주 십분 공감을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를 마포에서 연 데 대해 대선 경선 후보 시절을 떠올리며 “여기를 다시 와 보니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9월 생활고로 목숨을 끊은 마포 공덕역 인근 한 맥줏집 사장의 가게에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겼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택시 기사와 승객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개편하겠다”며 수수료 체계의 전면 개편 방침을 밝혔다.
이상헌 기자, 전주영 기자, 지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