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9월 1일 히틀러의 독일이 폴란드를 기습 공격하여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 때 나찌의 선전 장관 요셉 괴벨스의 아내는 16세기에 쓰여진 일련의 놀라운 예언을 주목하라고 남편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라는 프랑스의 의사가 16세기에 쓴 예언서는 히틀러의 출현을 예고한 것 같았고 독일의 지도자를 지칭함에 있어서도 '히스터'라고 씀으로써 이름마저 비슷하게 맞히고 있었다.
괴벨스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을 아무리 풀어봐도 독일 제3 제국의 승리를 예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가짜 예언을 조작하였다. 1940년 독일 공군은 독일이 승리할 것이며 프랑스의 남동부에는 전쟁의 피해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한 수천 장의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을 프랑스와 벨기에 상공에 비행기로 투하했다. 전쟁 피난민 때문에 독일군이 파리에 이르는 길과 영국 해협에 면한 항구에 이르는 길이 막힐까 우려하여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이었다.
이에 맞서 영국 정보부에서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만들었는데, 물론 이것은 연합국이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미셀 드 노스트르담은 1503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생 레미에서 태어났다. 그는 나중에 이름을 라틴어 식으로 노스트라다무스로 고쳤다. 그의 집안은 유태인 가문이었으나 카톨릭 교도로 개종했고 노스트라다무스도 카톨릭 교도로 양육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조부와 외조부에게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수학, 천문학, 점성술 등을 배웠고 몽펠리에(Montpellier)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그는 두뇌가 비상한 의학도였고 흑사병 환자를 잘 다루는 의사로 유명했다. 그는 다른 의사들과 달리 환자들의 피를 뽑기를 거부했는 데 이는 그 당시 의학 수준으로는 혁명적인 개념이었다. 그는 다른 분야에서도 선각자였는데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지동설을 주장하였다. 이는 갈릴레오의 지동설보다 100년 앞서는 것이었다.
그가 예언의 재능을 처음 보인 것은 세기(世紀, Les Siecles, The Centuries)라는 제목이 붙은 10권의 예언서 중 제 1권을 출간한 1555년이었다. 이 전집은 각 권마다 100개의 예언이 담겨 있으며 운문으로 쓰여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자신의 예지 능력의 원천을 밝히지 않았다. 보통 금속 삼각받침대 위에 물 한 그릇을 떠놓고 이를 들여다 보며 예언을 했다.때로는 예리한 섬광과 같이 떠오르는 직관에 의지하기도 했다. 청년 시절의 어느 날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그는 지나가는 수도승 펠리체 뻬레띠 앞에 무릎을 꿇었다.노스트라다무스는 그와 행인들이 놀랄만한 발언을 했다. '교황님 앞에 무릎 꿇나이다' 그 수도승은 1585년에 교황이 되었으니 바로 식스투스 5세이다.
프랑스 왕비 카트린느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가 그를 방문했을 때 왕비 수행원 중의 한 소년에게 나중에 프랑스 왕이 될 거라고 예언하였다. 그 소년은 앙리 드 나바르(Henrie de Navarre)로 후에 앙리 4세가 되었고 마리 드 메디치(Marie de Medici)와 재혼하였다.
한번은 프랑스의 한 귀족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능력을 시험해 보았다. 그는 집안에서 키우는 두 마리 돼지의 운명을 예언해 보라고 노스트라다무스에게 요구했다. 그는 검은 돼지는 귀족이 먹게 될 것이고 흰 돼지는 늑대가 먹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귀족은 즉시 흰 돼지를 잡아 저녁 식탁에 대령하라고 명령했다. 그날 밤 노스트라다무스와 함께 식사하던 귀족은 집안에서 기르고 있던 길들인 늑대가 흰 돼지의 고기를 물고 가는 바람에 검은 돼지를 잡아 식탁에 올렸다는 얘기를 듣고 크게 놀랐다.
◆ 예언은 적중했는가 ◆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너무나 상징적인 내용이라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고 예언 속의 연대와 날짜는 맞지 않고 어구를 묘하게 배치하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기호와 고대 프랑스어, 라틴어 등 여러 외국어를 써서 난해함을 더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은 사후에 꿰어 맞추어 해석해서 적중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종교재판소가 그를 마법사로 낙인 찍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그런 식으로 예언서를 쓴 것이라는 옹호론이 있다. 카톨릭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서를 금서로 지정하였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예언시 958편이 1970년대 후반에 각국어로 번역되어 많은 화제를 뿌렸다. 다음은 그의 예언이 적중한 사례라고 추종자들이 꼽는 것들이다.
◆ 프랑스의 앙리 2세 ◆
그 비극적인 사건이 나기 전에 프랑스 궁중에서는 국왕 앙리 2세(재위 1547~1559)가 어떻게 죽는지 기술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에 대해 아무도 발설하지 못했다.
야전의 단 일격의 싸움에
젊은 사자는 늙은 사자를 압도하리라
황금 투구 안의 눈을 그가 찌르니
일격에 두 군데의 상처로 그는 비참하게 죽더라
이 예언은 4년 뒤인 1559년 7월에 현실이 되었다. 사자의 문장(紋章)을 가진 앙리 2세는 국왕 직속의 스코틀랜드 근위대 대장인 몽고메리 백작과 친선 마상(馬上) 창시합을 가졌다. 갑옷을 입어 안전할 줄 알았으나 몽고메리의 창은 금빛 투구를 관통하여 앙리 2세의 눈과 목을 찔렀다. 왕은 열흘이나 괴로워 신음하다 죽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적중한 것은 앙리 2세의 왕비 카트린느 드 메디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왕비는 노스트라다무스를 믿게 되었고 후견인이 되었다.
왕비의 후원에 대한 보답으로 노스트라다무스는 궁궐의 거울에 미래의 모든 프랑스 왕의 '환상'이 비치도록 했다. 왕비는 매우 감명을 받았고 그에 대한 신임은 더 커졌다. 아마도 옆방에 사람들을 배치해서 영상을 반사시키는 속임수를 쓴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시기에 노스트라다무스는 전 인류에 대한 웅장한 예언집을 내놓았다. 그는 카트린느 드 메디치의 세 아들이 어머니보다 먼저 죽는다는 것을 정확히 예언했다. 카트린느 드 메디치 왕비의 세 아들은 프랑스와 1세, 샤를르 9세, 앙리 3세로 차례로 프랑스 국왕이 되었으며 모두 어머니보다 일찍 죽었다.
◆ 루이 16세 ◆
1791년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Marie Antoinette)는 국외로 탈출하려다가 국경 부근의 바렌느에서 발각되어 잡혔다. 이를 노스트라다무스는 정확히 예언했다.
밤이 되자 렌느의 숲속에 이르러
도망길에 나선 두 사람은 헤매도다.
흰 보석으로 유명한 왕비와
바렌느에서 회색 사제복을 입은 왕
카페 왕가에서 선발된 그가 소란의 불
그리고 피비린내 나는 살륙의 원인이더라.
왕과 왕비는 밤이 되어 숲지대까지 이르렀으나 길을 잃었다. 흰 보석이라 함은 왕비의 평판을 악화시킨 다이어몬드 목걸이 사건을 지칭한 듯한데 실제로 왕비는 흰옷을 입기를 좋아했다. 사제복을 입은 왕이라는 것은 루이 16세가 한때 성불구였던 사실을 은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체포되었을 때 회색 옷을 입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왕에게는 카페 왕가의 혈연이 있었다.
◆ 나폴레옹 ◆
노스트라다무스는 나폴레옹의 출현을 예언했으며 그를 첫번째 적 그리스도(Anti- Christ)라고 했다. 제2의 인물은 히틀러이고 제3의 인물은 아직 출현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나폴레옹의 권력 장악과 그가 통치했던 시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써 있다.
이탈리아 부근에서 황제가 탄생하리라.
그는 제국에 대해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리라.
나폴레옹의 집권기에 프랑스는 인력면에서나 경제적으로나 값비싼 희생을 치루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나폴레옹의 운명도 예언했다.
대제국을 곧 작은 땅과
맞바꾸게 되겠지만
작은 땅은 곧 커지리라.
그 좁은 땅 한가운데에
그는 그의 왕관을 내려놓게 되리라.
나폴레옹은 엘바라는 작은 섬에 유배되지만 탈출하여 파리에 입성, 100일 동안 정권을 잡게 되며 그의 제국은 또 다시 커진다. 그러나 워털루 전투에 패하여 대서양의 세인트 헬레나라는 더 좁은 섬으로 유배되어 1821년 사망한다.
◆ 찰스 1세 ◆
노스트라다무스는 청교도 혁명으로 처형된 차알스 1세와 혁명의 주역 올리버 크롬웰에 대한 예언도 했다.
잉글랜드 왕국에서 무책임한 자는 쫓겨날 것이로되
고문관은 분노 때문에 화형에 처해지리라.
그의 신하들은 비겁하게 엎드려 굴복하리니
왕인 체하는 자가 왕위에 오를 뻔 하리라.
찰스(Charles) 1세가 왕위를 잃은 것은 그의 무책임한 성격 탓이 크다. 고문관이었던 로드 대주교는 1645년에 참수형(화형이 아님)을 당했다. 비겁하게 굴복한 신하들은 스코틀랜드 인을 뜻한다. 이들은 스코틀랜드로 피신한 찰스 1세를 크롬웰에게 팔아 넘겼다. '왕인 체하는 자'란 국왕을 처형하고 '호국경(Lord Protector)'으로 영국을 통치한 크롬웰을 지칭한다. 크롬웰은 왕이 될 수도 있었으나 그럴 겨우 그가 거느린 신형군(model army) 사령관 직위를 내놓아야 했기 때문에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찰스에 관한 가장 예리한 예언은 이렇다.
'런던의 의회는 그들의 국왕을 사형시킬 것이며... 그의 죽음은 의회의 머리를 깎은 무리들 때문이로다.'
노스트라다무스는 분명히 머리를 짧게 깎은 청교도의 원두당(圓頭黨)을 지칭하고 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또한 '공포에 질린 도시, 부서진 다리의 도시'에 대해서도 썼다. 그것은 다리를 뜻하는 라틴어 폰스(pons)와 '부서진'이라는 뜻인 라틴어 프락투스(fractus)에서 유래한 폰티프락트(Pontefract)란 도시를 지칭하는 듯 하다. 이 도시는 크롬웰 파가 두 번이나 점령했으나 시민들은 찰스 1세를 위해 저항했다.
◆ 페스트와 대화제 ◆
다음은 1665년 런던에 창궐한 흑사병에 대해 예언한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는 런던의 여론이 찰스 1세를 처형에 찬성했던 것에 대한 천벌이라고 시사했다.
그 항구 도시에 전염병이 휩쓸어
죽음으로 보복하기 전까지는 그치지 않으리라.
정의로운 자가 흘린 피 때문에
그리고 무고하게 처벌받은 자의 피 때문에
그리고 가짜 성인들이 유린한 고귀한 부인 때문에
그 다음 해인 1666년에 런던에는 대화재가 났다. 이로 인해 흑사병이 사라졌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정확한 날짜를 예언하지는 않는데 이 런던 화재의 경우는 연도를 명기했다.
20의 3배에 6을 더한 해에
런던은 불타 정의로운 자의 피를 요구하도다.
◆ 루이 파스퇴르 ◆
파스퇴르는 신과 같은 명성으로 축복받으리니
때는 달이 태음 주기를 끝냈을 때의 일이로다.
파스퇴르의 의학에 대한 공헌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파스퇴르 연구소는 1889년에 설립되어 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지구의 태음 주기는 19년이다. 1889년이 태음 주기가 완료되던 해이다.
◆ 에드워드 8세의 퇴위 ◆
노스트라다무스는 미국의 이혼녀 윌리스 심프슨 부인 때문에 에드워드 8세가 왕관을 버리라는 걸 내다보았다.
이혼녀와의 결혼을 동의할 수 없음이라.
나중에 부적격하다고 판가름날 것이기에
섬나라 왕은 쫓겨나야 할 운명이니
엉뚱한 자가 그 대신 옥좌를 차지하도다.
1936년 12월 10일 에드워드 8세는 왕좌에서 자진 퇴위했다. 심프슨 부인은 2번의 이혼 경력 때문에 대다수 영국 국민들은 왕비로 부적격하다고 간주했다. 이러한 국민 여론 때문에 왕은 결혼을 위해 퇴위했다. 형을 대신하여, 황태자로서의 수련도 없이 조지 6세가 왕좌에 올랐다.
◆ 프랑코 총통 ◆
스페인 내전(1936~1939)을 예언하면서 노스트라다무스는 파시스트 군부의 주요 지도자인 프리모 데 리베라와 프랑코 장군을 언급하였다.
카스띠야로부터 프랑코는 진군을 명하리라.
대사들은 동의하지 않고 분열될 것이며
리베라의 부하들은 민중으로 돌아가리
또한 위대한 자는 항만을 입항하는 게 거부되리라.
◆ 히틀러 ◆
노스트라다무스는 히틀러에 대해 몇가지 예언을 남겼다. 그의 죽음을 확인하지 못하리라는 점도 지적하였다.
라인 강변 오스트리아의 산중에서
한 인물이 이름없는 가정에서 태어나리라.
그는 폴란드와 헝가리를 지켜 주겠노라고 나설 것인즉
그의 최후는 아무도 알 수 없으리라.
또 다른 귀절에는 독일군이 뫼즈(Meuse) 강을 건너 프랑스로 노도처럼 진군해 들어가던 1940년의 상황이 그려져 있다.
굶주림으로 사나와진 맹수는 강을 건너리.
전장의 대부분은 히스터에 맞서 대항하리로다.
노스트라다무스는 '공중에서 소리나는 무기들'과 '비행하는 불의 기계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것은 항공기와 포격기 그리고 V -2 로켓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 원폭 투하 ◆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에는 원폭 투하를 예언한 것 같은 싯귀도 있다.
항구 근처의 두 도시에서는
지금껏 유례가 없던 참화가 두 번 일어나리.
히로시마와 나까사끼는 바다에 인접해 있다.
◆ 3차 대전에 대하여 ◆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에는 북반구에서 대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북극의 그들이 서로 뭉칠 때
동방에서는 엄청난 공포와 불안이 있으리라...
어느 날 두 위대한 지도자가 친구가 되고
신대륙은 그 힘이 최고조에 달하리라.
피의 사나이에게 그 숫자는 반복되리...
피의 사나이는 제3의 적 그리스도로 중국에서 출현할 것으로 해석한다. 예언집에서 신대륙은 언제나 미국을 뜻한다. 이 싯귀는 미국과 소련이 연합하여 중국과 전쟁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 시기는 '세기의 주기가 바뀔 때'라고 한다. 전쟁의 종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예언했다.
1999년 제 7월에
하늘로부터 공포의 대왕이 출현하리라...
그것을 전후하여 전쟁은 평정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