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개봉된 일본영화 오싱(あしん)을 보았습니다.
전에 한번 대충 보고 넘어갔었는데,
어제는 하루종일 돌려보고 되돌려보고 하며 보았습니다.
내용은 우리나라에도 1950년대 쯤 있었을 법한 이야기지만
네이버 영화에 소개된 줄거리는
"엄마 품을 떠나 본 적 없는 7살의 천진난만한 어린 소녀 '오싱'.
친구들이랑 뛰어 놀고 학교에도 가고 싶은 ‘오싱’은
가난한 살림 때문에 일을 하러 가야만 한다.
엄마의 결혼식 옷을 줄여 만든 새 옷을 입고
가족에게 따뜻한 밥을 선물하기 위해 길을 나선 ‘오싱’은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버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가족을 위해 씩씩하게 일하던 그녀는,
어느 날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일하던 곳을 도망 나와
아득하게 펼쳐진 설원 위를 떠돌게 되는데..."
영상이 좋고,
그 대사 중 한 귀절이 좋아 옮겨봅니다.
"엄마란 말이다,
자기를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란다.
항상 가족들을 위해서 일하는 거야.
자기생각은 눈꼽만큼도 안 하지.
그게 바로 엄마란다."
요즘처럼 자기 아이를 학대하다 못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그런 엄마도 있는 세태에 엄마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귀절이었습니다.
신이 바빠 자신이 미처 가지 못하는 곳에 보낸게 엄마니까요.
이 영화를 보며 문득,
식모로 간 누님, 버스차장하던 누님,
청계천에서 한 층을 이층으로 나누어 만들어
허리 한 번 못 펴고 하루종일 재봉틀을 돌리며 먼지 마시던 누님,
한달 월급의 90%를 동생 학비를 위해 시골로 보내고
자신은 하루 한끼, 라면도 사치라며 국수로 때우던 누님.
그러다 참다 참다 못해 분신을 택한 전태일...
옛생각에 잠기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영화이긴 하지만,
가진 자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보여 주고,
끝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보여 주고...
갑질하는 졸부가 있고,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억지로 살찌우는 속물이 있고
난 뇌물은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다고 떳떳이 얘기하는 정치가가 있고...
우리는 왜 이런 영화라도 못만드는지.
TV켜면
온통 말도 안되게 낄낄대는 얘기와
배터지게 먹는 먹방이란 것과
침소봉대하여 남을 헐뜯기만 하는 시사토론이란 것.
그리고 그걸 보며 아무 생각없이
어느덧 부화뇌동하고 있는 나!!!
반성하고 다시 생각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말씀 100% 공감합니다. TV켜면 짜증 나는 연예인, 정치인들이 넘 많습니다. 정말 볼게 없습니다. 순간 핏대가 오를때가 많습니다. 다른 채널을 돌리다 보면 그저 똑 같은 느낌~ 요즈음은 '나는 자연인이다', '동물의 세계'정도가 제 맘을 위로하곤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