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The Host>시나리오 분석 4932256 도미림
-각본, 감독 : 봉준호
1.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

2006년에 개봉한 영화 <괴물>에 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할 견해와 의견들이 많았다.
물론, 나도 처음에 한강에서 괴물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웬 저런 해괴한 이야기를 꺼내어 망하려고 하는 건가..... 하고 웃음만 나왔다. 이상하게도 헐리우드에서 제작한 괴수영화나 판타지 영화들은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에서 괴수영화를 찍는다면 호기심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흥행은 꿈도 못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한강에서? 웃기고 있네. 이제 별의 별 내용으로 황당하게 만드는 구나? 우리나라의 CG로 뭘하겠다는 건지..
그런 선입견으로 본 괴물은 나를 너무나 바보로 만들고 말았다. 왜냐면 우리가 자주 보던 거대하고 무시무시하고 균형잡힌(?) 괴물이 아닌 정말 말 그대로 괴물과 같은 해괴하고 징그러운 모습을 한.... 절대 멋지지 않은 생물체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그 자체가 볼거리라고 하면 이 영화는 아마 기도 못 펴고 망해 봉준호 감독은 빚더미에 올라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괴물은 매우 한국적이고 풍자적이였으며 한강에서 나와 사람들을 잡아먹는 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점점 리얼리티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리얼함을 만들어준 것에는 내용의 구성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일까? 그것은 단지 볼거리로 승부하려는 블록버스터에 대한 반발과도 같다. 괴물의 출현으로 인한 사회의 풍자적 요소의 등장과 우리나라의 현실, 그리고 가족의 정과 위기.... 이 모든 것을 영화 <괴물>에서는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여주며 현대 한국인에게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해주게끔 만들었다.
영화가 영화인 만큼 괴물 자체가 거짓임에 틀림없지만 이 영화의 현실성, 리얼함 때문에 지금은 정말 한강에 괴생명체가 어딘가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느껴보기도 한다. 물론, 봉준호 감독은 한강에서 본 이상한 물체를 보고 괴물의 시놉시스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감독의 이 영화 때문에 왠지 한강에 가보고 싶기도 하고 두려워지기도 하였다. 영화의 영향력이란....하고 웃기도 했다.
2.분석
★ 캐릭터
*강두 - 난 이렇게 못미더운 주인공은 처음 본다. 어떻게 이렇게나 멍청하고 바보같고 답답한 주인공이 있다는 말인가? 정말 말 그대로 “얜 뭐야?”하는 심정으로 바라보았었다. 어딘가 나사가 빠진듯 어리버리하고 모자란 듯한 인상에 노랑머리까지.. 내가 본 영화의 주인공 중에 제일 멍청하고 바보이며 그래서 정감가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가족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가족을 사랑했고, 딸을 무척이나 아꼈다. 그리고 의외로 용감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였고, 아버지로서의 책임감과 그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모습에서 나는, 이 시대의 무능력으로 인해 가족을 제대로 꾸리지 못하여 괴로워하는 많은 아버지들을 본 것 같다. 그래서 너무나 정감이 가는 것이 아닐까..
* 변희봉 - 좀 모자란 아들(강두)이 항상 신경쓰이는 아버지 희봉. 여기서 할머니나 어머니가 없다는 것이 가족의 흠이지만.. 그래도 이들은 매우 잘 살고 있었다. 매점을 운영하며 희봉은 항상 가족들을 챙겼고, 그로 인해 가족들의 정신적인 지주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희봉이 괴물에 의해 죽고 난 뒤엔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버린 것 같다. 그만큼이나 큰 존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남일 - 대학교도 나왔지만 변변히 취업을 못해 시위하는 청년. 더러운 세상에 대한 분풀이로 항상 술을 달고 살다가 현서의 행방을 찾기 위해 가족과 다시 뭉치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는 마치 우리내 대학생들의 억울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다. 지금도 대학교를 나와서 일자리를 못구하는 학생들이 수도 없이 많지 않은가.. 한국의 제도에 상당히 불만이 많은 사람이라 볼 수 있다.
* 남주 - 국가 대표 양궁 선수지만 결단력이 없어 동메달을 딴 고모, 남주. 그녀의 그런 점은 커다란 흠이 되어 그녀의 어깨 위에 있을 것이다. 활 시위를 당겼을 때의 징크스 때문에 항상 고민하다가 벼락같은 소식을 듣게 되고. 자신도 사랑하는 현서를 찾기 위해 활을 들고 한강을 누비게 된다. 감독은 남주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단지 괴물을 멀리서 멋지게 쏘아 궁지로 몰아붙일 인물이 했을까? 아니다. 남주는 현서에게 있어서 언니와도 같으며 어쩌면 어머니같이 친근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남주도 현서는 귀여운 동생이였으며 현서를 찾기위해 그렇게도 뛰어다닌 것이다.
* 현서 - 아버지와 달리 똑똑하고 착한 현서. 가난하고 보잘 것 없으며 부끄러운 가족이라고 할 지라도 현서에게는 행복한 나날이였다. 이해심도 넓고 어른스러워 가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였다. 괴물에게 잡혀가서도 침착한 성격으로 대처하였고, 빠져나갈 방안을 생각하는 등의 대처능력도 뛰어났다. 그 생지옥 같은 곳에서의 정신력은 어린 학생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그곳에 있음으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리운 것인지 알게 되는 계기를 가졌다.


(괴물 초기 디자인 - 좌 , 최종디자인 - 우)
*괴물 - 이 괴물의 디자인과 컨셉 결정을 위해 감독이 무던히 애를 썼었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올라온 디자인은 연꽃처럼 벌어진 입과 기형으로 생긴 다리로 쩔뚝거리며 꼬리가 긴 생물체였다. 옆모습은 우리가 자주 볼수 있는 물고기인 베스와 닮았는데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대한 애정은 대단한 듯 해 보였다. 왜냐면 이 괴물의 프로필도 있기 때문이다.(큭큭) 요약하자면 괴물은 기형으로 태어난 만큼 보호체가 없었고 외로움을 타며 지능도 발달되어있는 편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제일 불쌍하고 제일 안타까운 캐릭터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 전체적인 분석
편집을 끝낸 영화롤 보고 시나리오를 보니 더 구체적이며 영화에서는 이해하지 못했던 장면들에 대한 설명이나 설득력이 표현되기도 했다. 시나리오에서는 프롤로그에서 괴물에 대한 복선의 예를 더욱 많이 보여준다. 예를 들면 웨딩포토를 찍는 남녀, 호프집에서의 괴생명체에 대한 목격 이야기 등.. 아마도 감독은 이 복선들 중 몇 개를 골라 편집하자는 의도였음에 분명하다. 그 외에도 이야기의 구조와 세세한 부분들을 짧게 자르거나 하는 등의 편집도 보였다. 끝부분의 긴장감을 더욱 조성하기 위한 씬도 많이 자르고 붙여 완성도를 높인 것 같았다. 특히 강두의 활약씬이 시나리오보다 줄어들기는 했으나 그것이 훨씬 극적이고 반전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시나리오에서는 약간의 억지스러움과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한 점이 있었는데 영상에서는 시간의 흐름도 이야기도 훨씬 매끄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편집의 힘과 감독의 아이디어가 정말 대단하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는 물론 우리의 정서와 아주 잘 맞았다. 그러나 가면 갈 수록 주인공들의 능력이나 활약이 조금 과하여 그런 이미지에서 점점 멀어지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 감독도 그런 점을 잘 파악했나보다. 주로 보는 멋진 영웅들의 면모가 아니며 아주 비참하면서도 필사적인 주인공들의 모습들은 우리의 가슴에 더욱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그러면서도 불행하게 태어난 괴물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한 이 감독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정말 당신은 한국적인 감독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괴물의 죽음과 함께 영화도 막을 내리게 되고, 마치 후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엔딩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만화가 ‘강풀‘에 의해서 괴물2가 제작되고 있다나 뭐래나...)


<영화 '괴물'스토리보드>
-영화<괴물>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보기 좋게 성공을 하였고, 한국영화에 있어서 새로운 획을 긋는 데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절대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배우의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감독이 전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훌륭히 담은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영화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하는 말 그대로 이 영화야 말로 정말 세계에 내다놓을 수 있을 만한 영화일 것이다.
삼류영화로 망할지도 모를 소재를 이렇게 살을 붙여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에 나는 한번 더 감탄하고 말았다. 언제 또 이런 영화가 나올 것인가...? 그것을 기대하여본다. 그리고 또한 더 이상 남녀가 사랑하지 않아도, 주인공들이 멋지고 잘생기지 않아도, 그저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영화가 다시 한 번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이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점이 아니라 해도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만약 외국인 친구가 나에게 가장 한국적인 영화를 소개해달라고 한다면 당당하게 영화<괴물>을 추천해주지 않을까...